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NDWANA Aug 19. 2019

직관적인 과학

[신과학 산책] 김재희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의 발견으로 세상은 '예측가능한 세상'에서 '예측 불가능한 세상'으로 변했다. 인간을 둘러싼 자연이야 그대로 있었던 것이지만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게 된 것이다. 물론 뉴턴과 데카르트로부터 시작된 논리실증주의를 바탕한 결정론적 세계관이 여전히 대세이긴 하지만 최신과학의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었고 쿤이 이야기한 과학혁명의 양파껍질을 한번 벗기려면 새로운 과학적 방법론에 부합하는 일반적인 이론이 나와야 할 것이다.


 

새로운 과학은 확률에 기반하며 모든 요소들이 서로 연관을 맺고 있고 어떤 장(field)의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생명현상이 영향받는다는 것이 이 책의 대체적인 요지이다. 더 이상 물리적인 요소들을 따로 떼어내서 계산하거나 예측할 수 없고 인간의 감각이 개입하는 순간에 그 결과는 즉시 영향받게 되므로 여러가지 물리량을 동시에 포착해낼 수 없으며 우주의 역사는 모든 사건들이 접혀져서 차후에 오게 될 어떤 사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간은 우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되었지만 생명의 순환구조나 물질의 순환구조를 바탕으로 다차원우주나 시공을 초월하는 여러가지 상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인간의 정신활동의 근원을 탐구함으로써 죽음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어떤 과학적인 결론을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게하였다.


 

하지만 가만보니 그 신과학의 내용이란게 수천년전에 명상을 통한 직관론적인 세계관을 설파했던 신비주의나 음양오행론, 불가지론파, 그노시스파들이 주장했던 것과 비슷해보인다. 종교의 그늘에 천년을 허덕이다 다시 그리스로마 시대의 문예로 돌아갔던 르네상스처럼 인간의 과학은 돌고돌아 다시 고대의 직관적인 과학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물질문명을 이룩한 과학의 방법론이 고대시대로 돌아간다는데서 매우 많은 사람들이 강력한 거부반응을 보이겠지만 20세기 이후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는 과학의 증거들은 뉴턴식 동역학을 기반으로한 우주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명나고 말았으므로 기존의 과학으로 파생된 세계관은 결국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직관적인 방법으로 도출한 이론으로는 어떤 믿음이나 형이상학적인 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어도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의 객관적인 응용은 불가능해진다. 논리실증주의에 길들여진 우리는 명쾌한 공식이나 실험의 유의미한 결과를 요구한다. 그것을 위해 이 시간에도 수 많은 학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과학으로 가는 그 비밀의 키를 풀어내게 되어서 사람들의 세계관의 크나큰 변혁이 오게될 수도 있겠지만 인류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현재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관점을 애당초 획득하지 못할 운명일수도 있다.

작가의 이전글 선과 악의 문제는 인간의 문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