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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Aug 26. 2019

스타벅스에는 문화가 들어있다?

[문화와 소비] 매크래켄



문화생활과 소비생활은 서로 다른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먼저 필요할 것 같다. 문화는 인간이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수반되는 특정한 양식이다. 인간이 누리는 거의 모든 항목에 문화적인 요소가 개입되어있다. 인간은 어떤 양식이나 방법을 취사선택할 수 있고 나름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를 가지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라는 개념은 물질문명, 자본주의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한다. 특정한 재화의 생산과 소비는 큰 테두리내에서 문화적인 특성이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굳이 소비를 문제삼은 이유는 생산이란 결국 소비를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에 생산도 소비를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근대를 거치면서 소비는 개인의 기호를 반영하는 차원이 되었다. 사물에는 그 용도를 넘어서 어떤 이미지가 덧씌워지기 시작했고 그 이미지란 것은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한 것이다. 소비행위 자체에 문화적인 함의가 포함되게 된 것이다. 나아가서 현재에는 소비 그 자체가 문화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 되었다. 유행이란 것은 문화적인 현상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가장 적절한 예가 아닌가 싶다. 꼭 유행이 아니라 하더라도 부르디외가 '구별짓기'에서 주장했듯이 현대인들은 자신의 소비패턴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소비패턴으로 그 사람의 사회적인 계층이나 기호를 구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 사람이 사회를 향해 자신을 규정화하는 수단은 바로 자신의 소비에 대한 기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상류층의 고급문화를 선망한다. 이것은 결국 소비의 패턴으로 욕망이 분출된다. 따라서 문화적 트리클다운현상의 매개체는 바로 소비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소비에 대해 일련의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소비에는 어떤 인류학적인 의미마저 내포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보드리야르는 사람들의 삶이 소비하기 위한 삶이며 결국 이 사회는 소비를 위한 사회가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의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면서 살아가야 하느냐의 문제가 된 것이다.



예전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오세훈이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가 "스타벅스에는 문화가 들어있다"라는 말을 해서 인터넷이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오세훈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이 말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바쁜 도시인들이 그윽한 원두커피를 재빠르게 마실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몇 년사이에 도처에 널리게 된 커피전문점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매장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노트북,모바일족을 위한 배려는 바쁘고 번잡한 도시공간내의 쾌적한 휴게시설이라는 도시인들의 핵심적 요구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의 이 말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순전히 돈을 버는게 목적인 다국적 기업이 마치 문화사업이라도 하는 것처럼 묘사했다고 하겠지만 꼭 공익적인 것만이 문화는 아니다. 문화와 소비행위를 나란히 두고 이야기 한다는 자체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마뜩찮게 보이겠지만 현대를 살아가면서 소비행위를 동반하지 않은 문화생활은 상상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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