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에의 유혹

[에로티즘의 역사] 조르주 바타이유

by GONDWANA
akt.jpg



사회적 금기는 개개인의 욕망을 짓눌러 무의식에 응축된다. 근친상간에 대한 금기가 아니더라도 오랜 역사동안 성행위에 대해서는 유독 많은 금기가 있었다. 성행위에 대한 금기는 가장 기본적인 근친상간의 금기부터 시작해서 옷차림에 대한 금기, 대화와 예절에 대한 금기같은 사회적인 도덕률들을 파생시켰고 많은 사회적인 윤리의 근저에는 바로 인간의 성행위에 대한 금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프로이드를 비롯한 많은 심리학자들이 발견해내었다.


금기에 대한 호기심의 원천은 공포이다. 인간은 공포에 떨기도 하지만 그 공포에 맞서기도 하며 그 공포 자체에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많은 자연으로의 도전이나 탐험, 죽음을 무릅 쓴 모험은 인류역사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가장 본질적인 공포이다. 모든 것과 절연되는 죽음앞에서는 어떠한 사회적인 체제나 가치관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사회적인 금기를 깨는 공포는 죽음의 공포에 한발 다가서는 간접적인 공포이다. 에로티즘은 이러한 금기를 깨는 공포에서 기인한다. 에로티즘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공포 때문인 것이다.


에로티즘은 반사회적이다. 사회는 인간에게 법과 규칙을 지킬것을 명령하고 열심히 일할것을 종용한다. 하지만 미끈한 이성의 나체를 보는 순간 사회가 자신에게 부여하는 도덕률로 눌려진 욕망의 무의식에서 관념적 전투가 벌어진다. 그것은 종족유지를 목적으로하는 동물적 본능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무의식에서 벌어지는 금기를 넘어서는 충돌은 인간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이다. 이것이 생식의 본능과는 다른 증거는 적나라한 나체를 보는 것보다 옷을 입은 상태에서라도 어떤 특수한 낯선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에로틱한 분위기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명백하다.


사람들은 일상을 벗어날때, 통념을 깰때 비로소 에로틱해진다. 평소에 눌려져있는 사람들의 욕망이 본의 아니게 자극받을때 사람들은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 순간이 매우 짧고, 지나고 나면 공허해지는 것이고, 사회적으로 비생산적인 것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그 에로틱한 순간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리바이어던들이 어슬렁거리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