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by GONDW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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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는 무엇일까에 대한 논란은 이 작품이 발표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베케트도 거기에 대해 속시원한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도는 '희망의 실현'이라고 생각되어지는듯하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희망이 실현되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지만 결코 그 희망이 실현되는 일은 없으며 그 희망이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그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다리는 일외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으며 더 이상 고도를 기다리지 않는다면 버드나무 가지에 목을 맬일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어서 세상의 모든 죄악이 뛰쳐나오는 와중에 상자 밑바닥에 남은것은 희망이었던 것처럼 희망은 우리가 세상과 작별하는 그 순간까지 남아있는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곳으로 떠날수는 없는 것일까? 고도를 기다리지도 않고 버드나무에 목을 매지도 않는 것 말이다. 그것은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이고 세상과 유리되는것이다. 혹자에게는 그것이 버드나무에 목을 매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 된다. 희망을 가지지 않고 사람들은 살아갈 수 있을까? 매일 매일이 의미없는 것이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 끊임없이 대사작용을 하는 아메바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결코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하고 고도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고도가 반드시 온다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오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는것은 부조리하기 때문이고 그 부조리함을 확인할때마다 가벼운 한숨을 내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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