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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현상] 샤르댕

by GONDWANA



이 책이 발표된 것이 1937년이고 샤르댕은 독실한 크리스찬이지만 진화론을 폭넓게 끌어안는다. 샤르댕은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써 물질론자와 무신론자의 편에 서지도 않지만 기존의 기독교 교리를 따라가지도 않는다. 그 결과로 기독교 원리주의자들로부터는 이단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논리실증주의자들로 부터는 범신론자라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이 책은 정신세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픈 독실한 크리스찬 과학자가 인간에게 부여된 신의 소명을 현재까지 밝혀진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 것이다.


샤르댕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모든 물질은 물질마다의 '얼'이 있고 그것은 진화과정에서 모이게 된다. 그래서 인간에 이르면 드디어 그 '얼'이 어떤 임계점을 넘어 새로운 차원을 창조할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정신세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인간은 진화를 거듭하게 되며 진화의 종착역은 물질과 정신이 비로소 하나가 된다는 오메가포인트라는 것이다.


즉 진화론적으로 물질세계과 정신세계를 이어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 인간이며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된 것은 인간만이 반성할 줄 아는 정신세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물질과 정신은 따로가 아닌 동전의 양면이 되는 것이다.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이같은 샤르댕의 주장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많겠지만 형이상학적인 정신세계를 논증할 방법이 전혀 없으므로 반박할 수가 없다. 반박이 불가능하므로 샤르댕의 주장 또한 과학의 범주가 아니게 된다. 과학자들이 샤르댕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은 정확하게 '당신이 어떤 주장을 하든 과학으로 포장하지는 마라" 정도가 될 것이다. 기독교쪽에서는 사르댕에 대해 좀 더 격렬한 반응을 보일 것 같다. 샤르댕이 이야기한 것들이 기독교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과학으로는 정신세계를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고, 형이상학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신학에서는 교리만 강조하다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하지만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진화론을 매개로 하여 신학과 과학을 결합한 샤르댕의 방법은 참으로 신선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를 연구하고 정신세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려한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화 되어서 정신세계를 입증할 수 있게 될때가 샤르댕이 말한 물질과 정신이 하나라는게 증명되는 오메가포인트의 순간이 될 것이다. 그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과 연결이 되는 것인지는 신앙차원의 문제이므로 그때가서도 신앙은 더 높은 곳에 있을 수도, 종교가 소멸하는 지경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전에 일부 교과서가 교회쪽의 항의를 받고 진화론의 증거로 교과서에 채택된 시조새와 말발굽의 변천과정을 삭제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진화론학회에서는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반발했고 외국의 언론도 21세기의 첨단IT국가에서 일어난 18세기적 황당사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화론의 연결고리가 하나 안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통째로 진화론을 부정하는 증거가 될 수 없다. 어쩌다가 하얀까마귀가 한마리 나왔다고 해서 까마귀는 검지않다고 이야기 되는것은 아니다. 수억년된 지층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화석과, 세포 발생학, DNA차원의 유전자 연구로 진화론은 과학의 정설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러한 무수한 증거들을 모른척하고 지엽적인 문제를 트집잡는다고해서 그것이 기독교식 창조론의 증거가 될수는 더우기 없다.


이런점에서 이 책에 간혹 황당한 논리적인 비약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샤르댕의 진실된 용기와 신앙의 힘으로 이 책을 고전의 자리에 올려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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