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짓기] 부르디외
신자유주의의 본질 : 실현 과정에 있는, 무한 착취의 유토피아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 그것은 시장의 완전한 논리에 방해가 될 소지가 있는 집단적 구조물들을 파괴하는 프로그램이다
- 피에르 부르디외
부르디외는 신자유주의 비판의 선구자이다. 부르디외는 신자유주의는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추상화 같은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경제 관계자들의 전문적인 논리가 상징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모두를 위한 타당하고 적합한 이론으로 오인되고 있으며 언론과 교육을 통해 신자유주의가 바람직한 것으로 사람들에게 주입되어 '신자유주의적 인간'이 만들어지며 그때부터는 지배계급의 노력없이도 피지배 집단들의 오인과 공모에 의해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지배논리가 관철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전 세계의 지식인들이 연대해서 이러한 신자유주의에 대해 대항해 싸울 것을 호소한다. 그는 콜레주 드 프랑스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각종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부르디외는 사회문화현상을 지배-권력관계에서 파악하고 각 계급은 사회내에서 자신의 지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는 권력투쟁을 한다고 보았다. 권력투쟁의 수단은 ‘상징폭력’이다. ‘상징폭력’은 학교와 언론이 큰 역할을 수행한다. 지배계급의 문화를 교육과 광고, 픽션의 형태로 은연중에 주입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교육과 미디어의 영향과 자신의 부를 바탕으로 자신의 계급을 부지불식간에 특징지우기 시작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고 선택하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바로 부르디외의 대표적이고 독창적 주제인 ‘아비투스’가 나온 것이다.
아비투스(habitus)란 어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우리의 판단이나 행동을 만들어내는 내재된 계급의식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 사회적 계급, 재산의 정도, 교육수준 등에 의해 쌓이고 축적된 생활양식이 어떤 사안에 있어서 우리의 선택이나 행동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교육과 계급이 사람들의 문화적인 생활양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조적, 기능적으로 검증하였다. 그리고 실제적인 데이터로써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내재화된 조건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선택을 강요받는다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인간이 이룬 사회적 구조에 의해 인간의 아비투스는 내재화 되고 그런 내재화 된 아비투스에 의해 우리는 선택과 행동을 통해 다시 사회 구조로 외화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점점 더 계급화 되고 구별되어진다.
이것은 자연과학으로 치면 리처드 도킨스의 '유전자에 의해 우리는 조종당하며 생명현상이라는 것은 유전자의 숙주역할을 할 뿐이다'라는 주장만큼 충격적인 것이다. 지배계급의 의도에 따라서 ‘상징폭력’이 가해진다면 우리의 기호나 이데올로기가 조종당할 수 있다는 말인 것이다.
이러한 부르디외의 사회, 문화적 문제로의 구조적 접근방식은 그동안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하는 경제적, 정치적 잣대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사회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차원의 분석법을 제공하였다.
클래식과 지나간 올드팝을 즐겨 들으면서 특정 상표의 맥주에 집착하고, 프로야구 중계에 열광하면서도 선거 때는 진보정당에 표를 던지고, 환경과 진보적 사상에 대한 독서를 하면서도 패스트 푸드나 라면으로 간간히 끼니를 때우는 나의 모든 행동들이 나의 의지에 의한 선택이 아닌 내가 살아온 환경과 사회적 계급에 의해 내재화된 아비투스의 발현이었던 것이다.
결국 인간의 행동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유전자의 랜덤한 염기배열 순서에 의해 조종되듯이 사회학적으로는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물질적, 사회적 환경과 인간을 지배하고자 하는 계급의 교묘한 ‘상징폭력’, 거기에 의식적으로 저항하는 인간의 ‘상징투쟁’으로 점철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