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 매드슨
좀비의 원전은 로메로감독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으로 보통 알려져 있지만 어찌보면 매드슨의 이 책에 나오는 변종인류가 미디어에 등장하는 좀비의 시작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윌스미스가 주연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지만 근래 좀비영화가 홍수처럼 나와있는 마당에 차별화가 어려웠다.
어찌보면 단순한 공포소설이지만 매드슨은 참으로 많은 장치들을 배치해내는데 성공했다. 2차대전 말미부터 씌여지기 시작한 화학무기의 위력을 간파해내었을 뿐만 아니라 십자가와 마늘에 의존하던 고전적인 흡혈귀 방어체계를 벗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경로를 알아내서 대응하려는 과학적인 역학조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것이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인류문명을 살짝 비틀어서 형이상학적 사고를 하는 실존적인 좀비들의 모습을 최초로 조명해낸건 단순한 공포소설을 넘어 현재 인류문명에 대한 모종의 경고를 한것이다. 우물에서 나온 사다코의 공포이야기가 나중엔 뜬금없이 우주와 차원의 문제, 실존적인 문제로 넘어가게 된것도 매드슨의 이 작품의 영향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화학무기로 인해 촉발된 변종바이러스가 전 지구에 퍼지고 감염된 인류는 좀비가 되는 와중에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고 남은 주인공 네빌은 좀비가 된 이웃들로부터 자신을 지키며 바이러스에 퇴치에 대한 연구를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절망적이 된다. 혼자서 아무리 좀비들을 때려잡아봐야 중과부적인 상황이고 바이러스에 대한 해결책은 발견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그 와중에 좀비들이 새로운 지구의 주인공이 되는 사회적 시스템이 출현하려하고 있었고 좀비들은 자신들과 다른 네빌을 무서워한다. 좀비들이 네빌을 무서워 할만하기도 한게 네빌은 무수한 좀비를 잡아죽였던 것이다. 심장에 말뚝을 박아죽이고, 기관총으로 죽이고, 좀비들이 두려워하는 십자가와 마늘을 잔뜩 쌓아둔채 혼자 칩거하는 네빌은 선량한(?) 좀비들 입장에서 보기에 괴물에 다름아니었다. 결국 좀비들은 함정을 파서 네빌을 붙잡는데 성공하고 네빌을 사형시킨다. 좀비에 완강하게 저항하던 최후의 인류는 그렇게 전설로 남게 되는 것이다. 지구를 지배하는 새로운 종으로써의 좀비들은 그들만의 새로운 개념의 문명을 지구상에 발전 시키게 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