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인간

[음악의 의미와 정서] 마이어

by GONDWANA



음악을 본격적으로 배운 적이 없고 중학교때까지 배운 오선지에 나타나 있는 음표와 기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기억도 아련한 지금, 책 속의 여러가지 예시로 나와있는 음악기호를 봐서는 어떤 멜로디와 화음을 썼는지 알 수 없었지만 마이어가 의도하고자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 하였다. 마이어가 이 책에서 쓴 것은 음악이라기 보다는 인지심리학에 더 가까운 것이었다.


음악애호가라면 음악을 듣다가 황홀경에 빠진 일이 종종 있을 것이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듣다가 울어버린 사람, 헨델의 메시아를 듣다가 벌떡 일어난 사람, 심지어 Ini Kamoze의 Here Comes The Hotstepper같은 레게팝을 듣다가 감격의 눈물을 폭풍같이 흘리는 사람도 보았다. 음악은 분명히 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음에 틀림없다. 차분하게 시작해서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킨 다음에 클라이맥스에서 탁 터지는 경우가 있고, 평범하게 흘러나가는 중에 사소한 불협화음이나 일탈이 우리의 신경을 짜릿하게 자극하는 경우도 있고, 평소에는 별 감흥 없이 들었는데 청자의 기분에 따라 어느 날 갑자기 감정에 부합하여 새삼스러운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마이어는 음악의 형태와 사람의 뇌신경 또는 정서 사이에는 특정 부분에서 공진을 하는 패턴이 있다고 보고 그것을 연구하였다.


병의 치료나 태교를 위해 클래식을 틀고,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 도살장의 소들에게 모짜르트를 들려주고, 심지어 식물의 생육을 위해 음악을 들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음악이 가지는 진동수와 생물이 가지는 진동수에는 어떤 관계가 있음에 틀림없다. 공학적으로 보면 모든 물체에는 고유진동수가 있으며 특히 생물에는 감정의 변화에 따른 별도의 특정 진동수가 있을것이다. 음악은 기본적으로 공기를 울리는 파동이다. 그 파동은 박자라는 기본 베이스에 멜로디라는 감정라인 그리고 여러가지 부수적인 음색들이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심장의 박동이 있으며 음악을 듣기전에 깔려잇는 기분이 있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거기에 따라가는 정서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음악과 합치될때 다시 고개를 까딱거리거나 발을 살짝 구르는 행동, 때로는 격렬한 춤까지 재생산되는 것이다.


음악에 의해 정서의 공진이 일어날때 사람의 분위기는 고양된다. 이것은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이고 생애를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건강에 좋을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서먹한 분위기가 공간을 흐르는 음악 하나로 풍요로워지고 따뜻해지는 것이 음악이 가진 힘이다. 이디오피아에서 기아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위해 부른 We are the World는 전세계적으로 3천만불이 넘는 기금이 모이게 했고, 팀버튼은 자신의 영화에서 지구를 침공한 화성인을 음악으로 격퇴한다. 인간은 모두가 함께 해야하는 중요한 순간에 음악을 중심에 둔다. 이것은 특정한 음악의 진동수에 모두의 정서를 일치시키는 행위이다. 흐르는 음악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는것은 누가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며 인간의 고유한 생리적 특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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