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방법] 가다머
근대이후 진리를 찾는 방법론은 논리실증주의의 귀납법이나 과학철학의 연역법같은 논리로만 가능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 사이에 형이상학적인 것이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진리를 찾을 마땅한 방법론이 없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인간은 분명히 정신세계의 작용으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가다머는 이 정신세계에서 어떤 진리를 뽑아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였고 정신세계의 진리를 논리적 방법 대신에 인간의 정신적 경험을 물증으로한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진리에 이르고자 하였다.
가다머에 의하면 인류가 그동안 경험했던 모든 것은 학문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인간은 현상을 교양, 공동감각, 취미, 판단력을 통하여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으며 그 해석들 사이에서 서로 끊임없는 문답이 변증법적으로 지속된다. 언어는 이러한 경험에 대한 해석을 서로 소통하게하는 주요한 매개이다. 사람들은 같은 언어를 가진 사람들 속에서 마치 놀이에 참여하는 것처럼 어떤 규칙을 가지고 대화에 참여한다. 놀이에 참여하는 것과 같다는 것은 존재론의 중요한 실마리이다. 예술도 인간의 놀이에서 비롯되었으며 역사성을 가진다. 예술에 나타난 것으로써 우리는 고대의 인류와 소통할 수 있다. 예술이란 것은 이런 소통의 측면에서 언어와 유사한 점이 있는 것이다.
정신과학에서는 자연과학에서처럼 참이다 거짓이다를 이야기 할 수 없다. 하지만 진리라는 단어속에는 참과 거짓을 판별한다는 개념이 들어가 있지 않냐라고 다들 반문하겠지만 그것은 주체가 모든 대상을 너무나도 객체화 시키는데서 나오는 부작용이다. 주체가 해석한 진리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다. 따라서 진리라는 단어속에 들어가 있는 참과 거짓을 판별한다는 개념은 소통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모든 경험 = 학문 = 진리가 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는 결국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은 것과 같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다머가 이야기한 진리는 손에 잡히는 것이 아니다. 코기토로는 자신의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 외에 어떠한 진리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데카르트가 이미 이야기하지 않았나? 진리를 찾기 위해 무엇이 진리인지 옆사람과 미주알고주알 따져도 도무지 알 수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진리는 그 사람이 코기토로부터 벗어나서 대화가 통하는 객체와 소통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미 존재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