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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Jul 31. 2019

미서부개척의 역사를 뒤집으면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디 브라운



미서부개척의 역사를 뒤집으면 인디언학살의 역사가 된다. 콜롬부스가 미대륙을 발견하고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동부해안에 처음 오게 되었을때 실질적인 아메리카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은 백인들을 위해 많은 것을 도와주었다. 옥수수심는법을 가르쳐주고 그들이 정착해서 살아가는데 아무런 방해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몇 백년이 지나고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유럽각국들은 늘어나기만하는 실업자들에 골머리를 앓다가 아메리카 이주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게 된다. 그래서 급속도로 불어나기 시작한 아메리카의 인구는 기존의 동부연안의 땅만으로는 부족하게 된다. 게다가 서부에서 잇달아 발견된 금광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엊는 역할을 했다. 일확천금을 찾아 너도나도 서부로 몰려들었고 순식간에 철도와 도로가 뚫리고 마을이 세워지고 정착지가 개간되었다.  



인디언들은 자고 일어나면 구름떼 같이 몰려드는 백인들의 물결에 자신들이 수천년간 누려왔던 생활의 터전들을 잠식당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광활한 중서부의 땅을 백인 정착민들에게 어느 정도 떼어주어도 인디언들이 살아가는데 큰 무리가 없었지만 얼마가지 않아 인디언들이 생활하는 땅 거의 전부를 내놓으라는 협박이 이어졌다. 인디언들이 응하지 않자 백인들은 군대를 동원해서 협박을 가했고 인디언들과 군대의 충돌의 결과는 무기에서 엄청난 우세를 보이는 미군들의 승리였다. 인디언들이 가진 무기라고는 백인들로 부터 탈취한 얼마안되는 소총과 사냥도구인 활이나 몽둥이 정도가 전부였으므로 대포로 무장한 백인들과의 전투는 처음부터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인들은 인디언 여자나 어린아이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학살하였고 전투에 패배하여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만신창이가 된 인디언 부족의 추장은 어쩔 수 없이 백인들이 내미는 조약문서에 서명을 하고 불모지로 쫓겨나는 것이었다. 미대륙의 수많은 모든 인디언부족들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탐욕스런 백인들에게 자신의 터전을 내어주고 절멸하거나 사막으로 강제이주를 당했다. 사막에는 사냥할 들소도 없고 농작물마저 잘자라지 않았다. 게다가 백인들이 약속한 구호물자는 제대로 약속이 지켜지질 않아서 이런 가혹한 환경은 인디언들의 숫자를 더욱 더 줄여 놓았다.


 

백인들은 인디언들이 백인들의 생활방식을 배우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상 그것은 땅을 빼앗기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조상대대로 내려온 생활방식을 바꾸는데에는 적어도 몇세대에 걸친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지만 당장 눈앞의 비옥한 땅을 빼앗는게 급선무였던 백인들은 인디언을 쓸모없는 땅으로 쫓아보내는 일에만 골몰했던 것이다. 백인들과 좋은 관계를 가져나가길 원했던 인디언들조차 당장 자신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저항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백인들은 인디언과 맺었던 수많은 조약을 단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50-60년 남짓한 기간동안 아메리카의 인디언은 거의 절멸했다. 백인들은 애당초 인디언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디언이 원래 주인이었던 땅에 백인들은 세계 최강대국을 건설했다. 그것은 인디언들의 뼈와 아프리카에서 잡아온 흑인노예들의 땀과 세계도처에 널린 그들의 식민지로부터 거둬들인 살과 피로 이루어진 것이다. 아메리카의 백인들이 이야기하는 프론티어정신의 내용이 실제로는 기만과 학살로 점철된 것이라는 것을 자각하고도 그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질런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이 인류역사를 주도해온 백인들의 철학, 종교, 세계관으로부터 비롯한 것이라면 앞으로도 그것은 인류를 크나큰 비극에 빠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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