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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Aug 01. 2019

결국 중요한 것은 정치다

[탈산업사회의 도래] 다니엘 벨



다니엘 벨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사회현상을 다룬 20세기 저작 중 베스트3 안에 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80년대를 휩쓴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나, 90년대 리프킨의 명저 '노동의 종말'의 원전격에 해당한다. 벨은 1970년대초에 산업구조가 점차 지식기반의 산업으로 이행할 것을 예언했고 그 대안까지 명료하게 내놓았다. 40년된 이 책의 독서가 아직도 필요한 이유는 벨이 예언한 산업구조의 변화는 이루어졌으나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 제조업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공공부문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꼭 기업에 취업을 해서 급료를 받는 직업만이 제대로 된 직업이라는 사고방식은 뿌리깊은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제조업은 점점 인건비가 싼 개도국으로 옮겨가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결국 새로운 일자리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많은 서비스직종은 자본이 취약하고 경쟁이 치열한 형편이다.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업률 해소를 위해 국가적으로 무언가 특단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각 기업에 억지로 사람들을 취업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무궁무진하다. 지역 문화 사업을 한다거나, 소외된 경제적 약자를 돌본다거나 하는 일들은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필요한 일들이지만 제조업중심의 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일자리로 취급 받지 못했다. 하지만 탈산업사회에서는 이런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산업구조가 변화되면서 사람들은 좀 더 많은 여가, 좀 더 깨끗한 공기와 물, 쾌적한 환경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런 공공적인 부분은 결국 국가가 나서서 해야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의 정치인들로 부터 나오는 공약사항은 보육, 노후대책, 주거환경개선 등등 대체로 복지와 관련된 것들이다. 왕년의 몇퍼센트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느니 국민소득 몇만불을 달성하겠다느니 하는 공약은 이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고 말았다. 이제 효율보다는 삶의 질을 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시점에 그동안 시장을 지배해왔던 경제논리에서 과감하게 탈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개념의 경제정책과 기업에 대한 요구를 하고 있다. 이미 지역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태동하고 있으며 그 기업들은 이윤의 극대화보다 공익적 차원의 기여에 더 비중을 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기업은 이제 막 싹을 틔웠다. 기존의 기업들과의 경쟁력에서 한참 뒤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 구조를 안고 있다. 여기에서 정치가 필요하다. 벨이 이 위대한 저작의 결론으로 내세운 것도 바로 그것이다. 탈산업사회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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