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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y 01. 2019

#59. 팀장이 사랑한 와인

탈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2017

내가 시켰어

팀장님으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가 왔다. 내가 잔업무 처리를 하다 보니 저녁 자리에 늦게 도착하게 됐고, 팀장님이 와인 리스트를 보고 주문한 와인이다.


처음 보는 와인이지만, 늘 그렇듯 호기심은 왕성했다. 도대체 이 놈은 어떤 맛과 향을 내게 선사해줄까.


한 모금, 또 한 모금.


이탈리아 와인이지만 산지오베제의 신맛보다는 덜하고, 적당히 단맛을 지녔다. 너무 가볍지 않아 좋다.


총평을 하자면, 애칭을 지어 넣자면, '팀장이 사랑한 와인'이라고 하고 싶다. 이 와인을 보면 팀장님의 해맑은 미소가 떠오를 것 같아서다. 귀에는 "난 이런 와인이 좋아"라고 말씀하시는 팀장님의 목소리가 들리는듯하다.

탈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Primotivo di Manduria)

자 이제 내게 가장 신나고 의미 있는 시간! 바로 '탈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에 대해 파헤쳐보는 시간이다.


과연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날에서는 탈로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해놨을지가 궁금해 찾아봤다.


이탈리아 풀리아(Puglia)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 품종은 프리미티보, 알코올 농도는 14도다. 참고로 레드와인의 알코올 농도는 보통 13.5도다. 그래서 그날 좀 취기가 올라왔었구나;;;

출처: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
이탈리아 풀리아(Puglia)

이제 하나하나 살펴보자. 늘 현장(?)을 그리워하지만 갈 수 없음에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구글 지도를 보면서 이탈리아 풀리아(Puglia)를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구글 지도에서 찾아낸 이탈리아 풀리아 지역은 그야말로 동경을 자아낸다.

출처 : 구글 지도

여행 사이트에 소개된 내용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아흑 ㅠ_ㅠ 너무도 멋진 풀리아 지방이다... ㅠ_ㅠ

조금은 조용하고 아직 때 묻지 않은 이탈리아를 찾는다면 남부의 풀리아 주가 제격이다.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해가 만나는 풀리아주는 접하고 있는 해안선의 길이만 800km에 달한다.

바다와 인접해 해산물이 풍부하고 질 좋은 올리브가 지천이니 음식도 입에 착착 붙는다. 건조한 기후와 석회암질의 토양이 보기에는 삭막한 듯하지만 풀리아는 이탈리아 제1의 올리브 생산지다. 이탈리아 올리브의 1/3이 풀리아에서 나온다. 포도도 유명해 맛 좋은 와인을 끼니마다 맛볼 수 있고 아몬드도 유명하다. 맛만 좋은가. 인심도 넉넉하다. 음식을 주문하면 2명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이 넉넉하다. 아직 관광객이 많지 않아 터무니없는 바가지 걱정도 적다. 당연히 다이어트 걱정은 잠시 접어 둬야 한다.

풀리아주 관광청 알프레도 데 리구오리Alfredo de Liguori 마케팅 매니저는 풀리아주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탈리아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곳이자 자연 그대로의 이탈리아로 들어가는 관문”이라고 자랑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풀리아에는 2개의 국립공원과 3개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있고 훌륭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카페와 특징 있는 소도시가 많이 있다.

▼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 참조

부츠 모양의 이탈리아에서
뒷굽에 해당하는 풀리아

사람들은 이탈리아 풀리아 지방을 설명할 때 "부츠 모양의 이탈리아에서 풀리아뒷굽에 해당한다"고 비유한다.  풀리아는 이탈리아 북서쪽의 포르토레 강에서 살렌티노 반도 끝에 있는 산타마리아디레우카 곶까지 뻗어 있고, 포자·바리·타란토·브린디시·레체 주들로 이루어져 있다.


풀리아는 고대 풀리아 지역과 고대 칼라브리아 지역의 일부로 이루어졌는데, 중세 초기에 고트족, 롬바르드족, 비잔틴 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호엔슈타우펜 왕가에 속하는 신성 로마 제국 황제들의 지배를 받을 때 가장 큰 영화를 누렸다.


특히 신성 로마 제국 황제인 프리드리히 2세는 풀리아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과 궁전들은 그 당시 누렸던 번영을 말해주는 유적이다. 그 후 오랜 쇠퇴기가 시작되었고, 1860년에 이탈리아 왕국에 포함되었단다.


풀리아는 대체로 농업지역이다. 풀리아 고원과 비교적 비옥한 다른 고원 지방에서는 밀과 귀리가 재배되고, 남부지방에서는 올리브·포도·아몬드·무화과·채소가 재배된다. 잎담배는 레체 평야의 특산품이다. 이탈리아 포도주 중에서 가장 알코올 도수가 높은 풀리아 포도주는 알코올 성분이 적은 음료들을 강화하는 데 쓴다.

풀리아 관관청

이탈리아어를 못해도 나에겐 구글 번역이 있어 다행이다. 풀리아 관광청엔 너무도 많은 풀리아에 대한 검증된 정보가 있으니 말이다.

▼ 풀리아 지역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 참조

와이너리
칸티네 산 마르자노
(Cantine San Marzano)

수입사에 따르면, 와이너리 칸티네 산 마르자노(Cantine San Marzano)는 1962년 19개의 포도 재배자들에 의해 조합 형태로 설립되었는데, 현재 1,200개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1,000헥타르에서 연간 90만 병의 와인을 생산하며 일본, 독일, 스위스, UK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포도 품종
프리미티보(Primitivo)

프리미티보는 이탈리아 풀리아(Puglia) 지방을 대표하는 레드 토착품종이다.


미국에서 인기가 매우 높은 진판델(Zinfandel)과 같은 품종이다. 블랙체리 잼같이 고도로 농축된 강하고 진한 검은 과일과 후추, 허브 등의 스파이시한 풍미. 보통 레드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13∼15% 정도이지만 프리미티보는 17∼18%로 매우 높고 20%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프리미티보는 4주 만에 익으면서 당도가 굉장히 빨리 축적된다. 효모는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데 보통 일반적인 효모는 알코올 도수가 16도 정도가 되면 죽어버리지만, 풀리아 지역의 효모는 알코올에 내성이 강해 16도 이상에서도 잘 견뎌 높은 알코올 도수가 만들어진단다.


▼  프리미티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내용 참조

※ 진판델(Zinfandel)과 프리미티보(Primitivo)에 대하여

진판델은 한 세기 동안이나 캘리포니아 토착품종으로 알려졌으나, 이탈리아 풀리아 지방의 프리미티보 품종이 건너온 것으로 그 내력이 밝혀졌다. 이후 다시 수년간의 DNA 검사를 통해 2002년 1월 프리미티보 품종 또한 수도승들에 의해 이탈리아로 전해진 크로아티아의 플라바 말리(Plavac Mali)라는 품종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진판델의 최초 근원은 재조정되었다.

진판델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특화 품종으로 자리 잡으며, 까베르네 쇼비농(Cabernet Sauvignon)과 거의 맞먹는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진판델은 적지 않은 타닌 감에 블루베리, 블랙체리 등의 과일과 감초, 후추 향이 느껴지는데, 레드 와인, 로제 와인 등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어떤 와인은 묵직한 타닌에 진하고 원숙한 풍미를 가지며 여기에 스파이시와 스모키 한 느낌까지 곁들여지는 데 비해, 어떤 것은 아주 가볍고 과일 풍미가 도드라진다.

기본적으로 시큼 달콤한 느낌에 좀 꼬리 하고 특이한(foxy) 맛까지 느껴져 한국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있진 않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진판델 품종 와인을 ‘Fun Party Wine Summer Wine’이라고 표현합니다. 친한 친구들과 즐거운 파티를 할 때 어울리는 와인이라는 뜻이지요. 이렇듯 진판델 와인은 미국인들에게 ‘everyday drinking wine’으로 사랑받고 있다.

진판델 품종으로 만든 로제 와인을 〈White Zinfandel〉 와인이라 부른다. 다른 로제 와인들처럼 적포도 껍질을 포도즙에 반나절 정도 짧게 접하게 하고 빼냄으로써 예쁜 핑크빛 와인이 만들어지는데, 뮈스까(Musca)나 리슬링(Riesling)의 향이 보태지기도 한다. 살짝 달콤 향긋한 맛과 10~11도의 알맞은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판매되는 와인 10병 중 2병이 〈White Zinfandel〉일 정도로 식전주 등으로 인기가 높다.

미국에서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로제 와인을 ‘블러쉬 와인(Blush Wine)’이라고 부른다.

▼ 캘리포니아의 포도 품종에 대한 상세 설명 참조


탈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의 프리미엄 와인

찾아보니 탈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같은 브랜드인데 2019년 기해년을 맞아 황금 돼지 로고를 넣은 탈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는 시가 14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등급은 내가 마신 와인과 같은 'DOC'다. 황금돼지 특별 에디션인 건지 알 수 없지만... 암튼 이것도 참고.

이탈리아 와인 등급
'DOC'

이탈리아 역시 와인 법규를 가지고 있다. 생산통제법에 따라 관리되는 와인인 DOC등급 중에서 정부가 보증하는 와인이라는 표시로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Grantita)라는 등급을 준다. DOCG에서 G(Garantita)는 이탈리아어로 보증이란 뜻이다. DOCG는 프랑스의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와 같다. 와인의 품질 유지와 향상을 위해 법으로 제정한 '원산지통제명칭'이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 : 로버트파커 온라인 웹페이지

-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생산통제법에 따라 관리·보장되고 이탈리아 정부에서 보증하는 와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맛과 향 같은 품질이 좋다는 것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이 '끼안티 클라시코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했고, 포도재배, 양조방법, 숙성에 관한 규칙을 준수했다는 것을 보증한다는 표식이다. 한마디로, 정부가 정한 품질인증 검사를 거쳐 병입 된 와인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는 표시인 것이다.


-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이 역시도 생산통제법에 따라 관리되는 와인이다. D.O.C 원산지 통제 표시 와인 품질을 결정하는 위원회의 주기적인 점검을 받아야 하는 등 많은 규제 속에서 생산된다. 다만 여기에 G가 붙지 않는 이유는 정부가 정한 와인 병입 절차나 품질 인증의 단계를 거치지 않았거나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생산지를 표시한 와인에 이 표식이 붙는다. 이탈리아의 토속 품종을 기반으로 한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D.O.C 법규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는데, 이탈리아 정부가 이에 대한 목소리를 고심 끝에 수용하게 되어 만들어진 등급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이 되려면  산지오베제를 80%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까베르네 쇼비뇽이나 멀롯(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시라 등을 함께 블랜딩 하거나 이들 외래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게 되면 I.G.T 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I.G.T 등급은 한 지방의 일상적인 서민 수준에서부터 국제적인 수준의 와인까지 다양한 레벨의 와인 품질을 보유하고 있지만, D.O.C.G나 D.O.C에 사용되는 지방이나 지역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


- VdT(Vino da Tabla): 프랑스의 뱅드따블(Vin-de-Table)과 같이 저렴해서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을 말한다.


▼ 다양한 나라의 원산지통제명칭에 대한 설명은 아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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