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방콕 그리고 파타야에서 7일

[탐구생활] 태국 여행 보고서

by 광화문덕
3년 만에 찾은 태국

참 오랜만이다. 사실 태국 하면 그리 좋은 기억이 없다. 현지 택시 기사의 바가지요금을 겪고 난 이후로 태국 여행을 해야 한다면 가장 겁나는 것이 바로 이동경로가 되어버렸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내게 가족 여행지로서 태국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3년 만에 다시 찾게 됐다.


사실 이번 여행 경로도 오롯이 아내가 다 짠 것이기에 난 육아와 사진을 찍어주고 짐을 들어주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다. 또한 아들과 아내 옆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분쟁에 대비한 보디가드(?)로서 임무를 잘 이행해보려고 했다.


달라진 택시비에 격세지감을 느끼다

돈므앙 국제공항(Don Mueang International Airpor). 3년 만에 와서 일까. 공항조차 낯설다. 공항 입국 수속을 밟고 나오니 택시 대기 공간이 실내에 마련되어 있었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면(그게 돈므앙 국제공항이 아닐 수도 있으나...) 3년 전 그날은 밤늦게 도착해 나오니 실외에 택시를 탈 수 있게 직원들이 안내하고 있었고, 대기순서에 따라 택시를 태워줬다. 공항 경찰분들이 관광객 피해를 막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택시를 잡아주고 바가지요금을 피하게 해주는 것이라 믿었던 순진했던 착각 속에 당시 공항에서 방콕 호텔까지 300바트면 가는 것을 900바트를 내고 갔다. 너무 바가지라서 기사에게 항의하니 기사는 경찰서에 가자며 으슥한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고, 결국 아내는 그냥 돈을 내고 호텔로 가서 쉬자고 불안에 떨며 말해 택시기사에게 돈을 주고 호텔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는 분께 당시 내가 겪은 것을 이야기하니, 운이 좋았다고 혀를 찼다. 자칫하면 택시기사가 앙갚음으로 새벽에 인적이 드문 곳에 우리 가족을 내려놓고 그냥 가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심장이 철컹했다.


암튼 그날 이후로 태국 여행에 대해 아내가 이야기하면 이동 수단에 대한 걱정부터 앞섰다. 그러다 이번에 응하게 된 것은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경험한 그랩(Grab)이 태국에도 서비스가 된다고 해서다. 바가지 택시 요금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태국 여행을 오랜만에 도전하게 됐다.


택시를 타기 전에 택시 요금이 얼마가 적정한지 알아보기 위해 Grab 앱을 깔아 인증하고 접속했다. 공항에서 방콕 시내(ibis 호텔)까지 Grab에서 책정한 택시 요금은 360~400바트 정도였다. 마침 택시 순번이 되어 택시 정류장으로 나갔다. 택시 요금을 많이 부르면 그냥 Grab 택시를 부를 생각으로 말이다.


우리들 앞에 세워져 있는 택시 조수석에는 'Grab'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적혀있었다. 택시 기사님과 간단히 목인사를 건네고, 미소를 살짝 띠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How much to Bangkok ibis riverside hotel?". 기사 아저씨는 다소 놀란 듯이 "Um... ***피프티"라고 했고 난 휴대폰 계산기를 꺼내 500을 누르고 보여줬다. 그랬더니 기사 아저씨는 쿨하게 'C'를 누른 뒤 350이란 숫자를 보여줬다. 함박 미소를 지으며 "Thank you"라고 말하며 열심히 짐을 트렁크에 넣었다.


다만 3년 전과는 다른 것이 있었다. 바로 톨게이트 비용이었다. 공항에서 방콕 시내로 들어가는데 두 번의 톨게이트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 첫 번째 톨게이트 70바트, 두 번째 빠져나올 때 50바트 총 120바트다.


그렇게 하여 공항에서 호텔까지 총 470바트가 들어간 셈이 됐다. 의심하진 않는다. 적정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수긍했다. Grab 앱을 통해 확인한 비용보다 적게 택시 아저씨는 택시 비용을 책정했으며 톨비 역시 호텔로 가는 최적의 거리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서다.


환율을 따져보니 지난 3년 사이 태국 물가가 많이 올랐다. 당시 1원에 30바트였는데 이번 여행을 위해 환전한 환율은 1원에 38.** 바트였다. 당시 방콕 시내 호텔에서 공항으로 갈 때 300바트 비용이 들었는데 톨비 포함해서 500바트 가까이 들었으니 이것이 그것을 방증하는 것 아닐까.

허기진 배를 채우고 본격적인 여행 시작

ibis 호텔 인근에 나름 맛집이 있다고 하여 찾아갔다. 가까운 거리다. 바로 통 파타이 레스토랑(Thong Fah Thi Restaurant). 여기는 한국인들도 많이 오는 곳임을 벽에 붙여진 메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할머니께서 능수능란하게 주문을 받으신다. 메뉴 추천도 해주시면서 긴장을 풀 수 있게 도와주신다.


한국으로 따지면 인정 많은 백반집 할머니 같다고 할까. 여기서 볶음밥에 팟타이에 똠양꿍을 시켜 먹었다. 무엇보다 내 생애 처음으로 똠양꿍 다 먹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먹고자 마음먹어서 일까. 먹을 만했다. 라임 잎 향 등이 코를 어지럽게 했으나 그럼에도 끝까지 다 먹었다. 이제는 똠양꿍이 무섭지 않다!!!

배를 채우고 거리 구경

배를 채웠으니 근처 세나페스트(SENA fest)란 건물을 찾아갔다. 이곳 1층에는 장을 볼 수 있는 마트가 있다. 또한 스타벅스와 KFC 등도 있으니 참고해도 좋다.

그렇게 첫째 날은 마무리됐다. 아들이 호텔 수영장 노래를 불렀으나 오후 7시에 문을 닫아 첫날은 여독을 풀 겸 호텔에 들어가 일찍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태국 여행이기도 했고, 택시요금 바가지에 대한 걱정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어 더욱 피곤했다.

둘째 날의 시작은 수영장에서

새벽 6시에 눈이 떠졌다. 어제 일찍 잠에 든 탓이리라. 그래 봤자 한국 시간으로 10시쯤 잠이 든 것이니 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면 이른 기상도 아니다. 아직 몸은 한국 시간에 맞춰져 있으니 한국시간보다 2시간 빠른 태국에서는 새벽 기상이지만, 평상시 출근 패턴으로 보면 굉장히 늦게까지 잔셈이다. 참고로 난 새벽 6시쯤 기상한다. 평상시에...

호텔 조식 장소

사실 조식은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베이컨 대신 돼지고기 및 치킨 소시지가 있다. 스크램블과 볶음밥 또는 일반 흰 찐 밥, 여기에 오렌지, 구아바 등 주스와 수박 등 과일, 토스트 빵과 햄 치즈, 딸기잼과 오렌지 쨈 등이 있다.


하지만 가성비 측면에서 보면 매우 훌륭한 호텔이라 생각된다. 어차피 조식보다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 장소로 훌륭한 수영장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아들은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영장에서 놀았다. 그리고도 전혀 힘든 게 없어 보였다.

시내 구경

ibis 호텔에서 1km 반경 내에는 큰 쇼핑몰이 있다. 바로 아이콘 시암(ICONSIAM)이다.

아이콘 시암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아이쇼핑을 즐겼고, 저녁은 짠내 투어에 나왔다는 식당에 찾아가 밥을 먹었다. 마침 공룡뼈를 찾아내는(?) 공룡 탐험가 체험이 120바트에 할 수 있어서 아들을 맡기고 잠시 쉴 수 있었다.

그렇게 둘째 날도 저물어 갔다. 아쉬움을 달래러 아내와 난 모처럼 야경을 보며 맥주 한잔을 마셨다.

야경이 잘 보이는 바에 앉아 맥주와 간단한 닭튀김 안주를 기다리는 사이 아들은 녹다운이 되어 잠이 들었다. 오전에 수영장에서 보낸 시간 덕택에 아들의 에너지가 방전이 날 수 있었음이리라. 물론 그 덕택에 난 아들을 등에 업고 1km를 걸어야 했다.


아내가 마사지를 받고 싶다는 이야기에 호텔 맞은편 'Tonphai 마사지 가게'에서 발마사지를 받았다. 가격은 어딜 가나 동일했다. 1시간에 200바트. 타이마사지도 가격은 같다.


셋째 날
가자!!! 태국 요리 배우러

셋째 날에는 아내가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배우게 해 주겠다며 일정을 짰다고 했다. 하나투어를 통해 예약한 것인데 태국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굳이 여행 와서 요리를 배울 게 있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아내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되니 군소리하지 않고 따랐다. 그래야 가정의 평화가 지켜진다.


물론 이날도 오전은 호텔 수영장에서 보냈다. '아들을 위한, 아들에 의한, 아들의' 여행이 되어야 하니 말이다. 부모로서 책임.... 이거 참 어렵다.... 암튼...


수영장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 2시쯤 점심을 먹으러 호텔 셔틀을 타고 인근 지하철까지 나왔다. 3년 전에도 찾았던 맛집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여긴 올 때마다 아늑하다. 음식 맛도 훌륭하다. 단짠의 조화가 감탄을 자아낸다. 게다가 사장님이 한국어를 꽤 하셔서 아들과 대화를 시도하시는 모습에 친근함마저 든다. 영화 '카모메 식당'의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이곳도 그런 아늑함이 있다. 마치 이곳에 앉아 있으면 이곳이 태국인지 유럽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점심때가 지났음에도 가게는 꽉 찼다. 자리가 없어 허탕 치고 돌아가는 외국인 가족도 2팀이나 있었다. 하지만 가게 직원 그 누구도 안에서 식사하고 있는 이들에게 눈치를 준다거나 빨리 먹기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좋았다.

똠양꿍, 팟타이 만들기 도저~~~~언!!!!!

그토록 이름만 들어도 괴로워했던 똠양꿍을 첫날 맛보고 이제는 직접 만들기에 도전하러 왔다. 뭔가 감회가 새롭다. 내일은 요리왕을 꿈꾸는 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여기는 뷰도 참 좋다. 탁 트인 공간에 쿠킹클래스 여행객을 위해 전 공간이 비어있다.

똠양꿍 만들기 전 재료 세팅

똠양꿍의 좌, 우, 그리고 맨 우측의 샐러드가 이날 쿠킹클래스에서 배운 요리다. 우리 가족이 직접 만든 것이기도 하다. 이제 만들 수 있다................. ㅋㅋㅋㅋㅋ 믿거나 말거나....


셰프님이 정성껏 요리 재료도 준비해주셨고 가르쳐주셨으니 가게 홍보는 해 드려야 할 듯하여... 내 돈 주고 배운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ㅎㅎㅎ 근데 한 번쯤 배워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이런 걸 왜 배워 그랬으나 은근히 재미있었다. 태국 요리는 사실 어렵지 않았다. 굴소스와 피시소스, 칠리 가루, 설탕 이것이 핵심이었다.

쿠킹클래스를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었다. 택시를 타거나 수상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난 당연히 수상버스를 택했다. 택시는 아직도 내게 부담스럽다. Grab도 있지만 그 역시도 심적 부담이 커서다. 하지만 수상버스는 정찰가이고 그냥 타면 된다. 그러니 바가지 쓸 걱정도 없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 탄 배는 고급배였다. 1인당 60바트... 수상버스 타고 올 때 가족 3명이 45바트였는데, 여기서 아이콘 시암까지 가는 배는 미취학 아동은 공짜였음에도 총 120바트였다. 하지만 배를 보곤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수상버스보다 컸으며 자리도 많았다. 편안하게 숙소가 있는 아이콘 시암으로 올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탄 여객선

아이콘 시암에 오니 이제 집이 근처라 긴장이 풀린다. 그리고 어느덧 밤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날은 'Tonphai 마사지 가게'에서 타이 마사지를 받았다. 굉장히 시원하고 좋았다. 한국 타이 마사지 가게에서 받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시원함이랄까. 근육 하나하나를 뜯어가며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덕택에 이날도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넷째 날
파타야로 떠나자

이제 방콕에서의 일정은 끝나고 파타야로 넘어가야 한다. 역시 이번에도 아내가 모든 예약을 다 끝마쳐주셨다. 감사함을 이 글을 통해 거듭거듭 밝힌다.


Grab 앱에서 파타야까지 가는데 책정된 비용은 2540바트 정도다. 하지만 아내는 알고 있었다. 더 저렴하게 갈 수 있는 꿀팁을 말이다.


태국에서는 마이크 택시란 것이 있다. 포털에서 '마이크 택시'(http://www.mikepattayataxi.com/)를 검색하면 나온다. 내 경우 방콕 ibis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카오 키여우 오픈 주(Khao Kheow Open Zoo)'를 경유해서 파타야 머큐어 호텔까지 가는 비용으로 1700바트가 들었다.


영어에 능통한 아내님께서 마이크 택시 라인 계정을 직접 추가하신 뒤에 비용 협의를 마치신 덕택임을 거듭 밝힌다. 감사합니다. 아내님!!!


다만 마이크 택시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Grab의 경우 앱에 응급상황에 누르는 버튼이 있긴 하지만 마이크 택시는 오로지 라인 계정에 의지해서 예약하고 처리하는 방식이다. 마이크 택시를 한번 이용한 뒤에 기사의 연락처를 얻게 될 수도 있는데 이경우에는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도움을 받기 어려우니 조심하라는 인터넷 글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한국이면 몰라도 외국이니 조심 또 조심은 기본이다.


어쨌든 도착한
'카오 키여우 오픈 주'
카트를 타고 누비는 동물원 여행

동물원이 매우 넓다. 날씨도 무지 덥다. 방법은 있다 4인승 카트를 타고 동물원을 돌아다닐 수 있다. 현지인들은 차를 타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차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카트를 타고 동물원을 누비며 구경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나는 일인듯했다. 물론 내게도 그랬다.

동물원 입구에서 사람들이 50바트와 100바트 짜리 종이봉투를 흔들어댄다. 뭔가 했는데 바로 동물원에 들어가서 동물들 줄 바나나와 채소가 담겨있는 것이었다. 난 내가 먹으려고 바나나를 들었는데 너무 비주얼이 이상해서 아내님께 물어보니 명쾌하게 답해주셨다. 무지한 저를 일깨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참 많아서 좋았다. 나도 설렜으니 말이다. 코뿔소도 신기했고 멋진 사슴(?)을 보며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광활한 자연이 펼쳐져 있으니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잠시 카트를 세워두고 코끼리가 물놀이하는 것을 보고 나오니 야생 원숭이가 카트를 점령하고 있었다. 난 다행히 바나나가 담긴 종이봉투를 들고 갔는데, 옆에 카트에는 종이봉투가 카트에 그대로 놓여 있었고 당연히 야생 원숭이의 습격을 받아 만신창이가 되었다.


무엇보다 야생 원숭이의 부류는 두 가지였는데, 감자칩 등 간식을 좋아하는 부류와 바나나를 좋아하는 부류였다. 카트를 운전하고 이동해야 해서 의자에 앉으려고 하니 이놈의 야생 원숭이가 으르렁거리며 나를 치려고 했다. 다행히 오래 있지 않고 카트를 내게 넘겨줬다.

내가 본 동물 중에서 최고는 코알라였다. 너무도 자는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을 넋 놓고 볼 수밖에 없었다. 정말 신기했다. 너무 곤히 자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파타야로 넘어와

동물원 구경을 마치고 파타야로 넘어와 호텔에 짐을 놓고 굶주린 배를 채우러 '터미널 21' 쇼핑몰로 왔다. 아르노스 가게가 유명하다고 하여 티본스테이크와 베스트셀러 햄버거를 주문했다. 가격은 꽤 나간다. 파타야 물가는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햄버거도 좋았으며 티본스테이크도 굉장히 부드럽고 좋았다. 고기 굽기에 평소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나도 수긍할 수 있는 훌륭한 맛이었다. 돈이 아깝지 않았다.

쇼핑은 안 되겠네

여러 매장이 있었으나 오히려 아디다스, 나이키 매장의 가격은 환율을 적용하면 한국의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쌌다. 그래서 쇼핑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아....... 쇼.... 핑..... ㅠ_ㅠ

그렇게 파타야에서의 하루도 지나갔다. 파타야에서의 일정은 이틀밖에 되지 않기에 이대로 잠들기엔 아쉬워 거리로 나섰다. 바로 센트럴 머리나(central marina).


이곳에는 야시장 같기도 하고 푸드코트도 있고 마트도 있고 그냥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작은 번화가 정도로 하면 될듯하다. 센트럴 머리나 입구 앞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다. 푸드트럭이 대기하고 있고 상인들이 장신구 등을 내놓고 팔고 있다.

이날도 고된 하루는 맥주 한 병으로 달래고 잠이 들었다.

여섯째 날
파타야에서의 마지막 날
후회 없는 하루를 위하여

파타야 머큐어 호텔에는 수영장이 1층과 5층에 각각 마련돼 있다. 1층은 그야말로 아들에게 판타지였다. 절벽처럼 마련된 곳에서 다이빙을 연신 해댔고, 나름 고난도의 슬라이드가 마련되어 있어 쉼 없이 탈 수 있었다.

1564705866841.jpg

대략 조감도를 보면 아래와 같다.

출처 : 구글 지도

이날도 아들은 아침 개장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쯤까지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았다. 마치 수영장이 자신이고 자신이 수영장인 듯 물아일체가 되었다. 쉼없이 다이빙을 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망설임없이 뛰어내렸다.

아들에게 물었다. "무섭지 않아?"라고. 아들의 대답은 쿨했다. "아니 전혀! 뛰어내릴때 엄청 시원해. 정말 신나!"


그렇게 아들을 한참 신나게 놀게 한 뒤 우린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했다.


하지만 이번 장소는 걸어가기에는 꽤 멀었다. 차를 타고 10분 거리였다. 물론 도보로는 더 지름길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사실 수영장에서 실컷 뛰논 아들이 걷기엔 먼 거리였다. 이번에는 Grab을 사용했다. 비용은 190바트. Grab은 늘 사용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처럼 택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거부감이 있는 이에게는 좋은 서비스다. Grab을 이용하면 택시비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적어도 바가지 쓸 염려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비용은 책정되어 있고 난 그 가격에 이용하겠다고 콜을 부른 것이니 억울할 게 없지 않은가.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글라스 하우스 실버'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여긴 인스타 맛집이었다. 그야말로 찍는 것 자체가 작품이 되는 공간이었다. 잠시 작품 감상을 해보시길 권한다. 아래 이미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음을 거듭 강조합니다. 불펌 금지!!!!

음식 맛도 좋았고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것도 좋았다. 가족이 함께 있음에 행복한 하루였다. 이 글 역시 이날을 기억하고 싶어 기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파타야에서의 마지막 날을 떠나보냈다.

일곱째 날
다시 공항으로

돈므앙 국제공항으로 오는 길에도 마이크 택시를 이용했다. Grab은 2500바트가 넘어서 도저히 엄두가 안 났지만 마이크 택시는 1400바트면 됐다.


아침 일찍 짐 정리를 하고 마지막으로 아들은 수영장에서 1시간 여 동안 놀고 공항으로 향했다. 아내가 아이콘 시암에서 먹은 코코넛 요구르트를 다시 먹고 싶다고 하여 공항 푸드코트를 누볐고 결국 찾았다. 다음에 태국에 온다면 가장 먼저 코코넛 요구르트를 먹을 것이다. 그만큼 맛있었고 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해서다.

그렇게 나의 2019년 여름 가족 휴가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긴 여정을 꼼꼼하게 예약해주고 체크해준 제 아내님께 다음 여행도 잘 준비해달라고 응원 댓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히 전달하겠습니다. ^^

여행은 두려우면서도 도전하면 늘 나를 성장하게 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해 준다. 가족을 위해 짐꾼이 되어도 좋고 비록 찍은 사진 속에 내가 없어도 좋다. 내 눈에 비친 그대들의 모습만으로도 난 그날을 기억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글을 쓸 수 있게 힘든 일과를 마치고 여행 일정을 준비해준 아내님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 올립니다.


아내님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올해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내 가슴속에 새겨두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 2019.07.31 신동진 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