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 그 누구보다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이가 있다. 요크셔 우니.
꼬리가 떨어져 나갈 듯 흔드는 것도 부족하다 생각하는지 몸을 낮추고 시동 걸듯 폴짝폴짝 점프하며 내게 자신의 반가움을 강력하게 호소한다.
그런 우니를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어느새 삶의 무게는 가벼워짐을 느낀다.
우니의 그런 마음이 고마워 산책을 나갔다. 이번에 새로 산 빨간 티셔츠를 입고 나도 빨간 재킷을 입었다.
우니는 평상시 메롱 하고 있다. 마치 애니메이션 캐릭터 '둘리'처럼. 내 짐작으로는... 어릴 적 자다가 일어나 우연히 메롱하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이 우니의 그런 모습을 너무도 예뻐라 해서 인지, 그럴 때마다 예쁘다고 해줘서인지, 이제는 본인만의 마스코트가 됐다.
우니는 요즘 마블 캐릭터 '블랙팬서'에 빠져있다. 원래는 아들이 사달라고 해서 사준 인형인데 우니가 너무도 달라고 조르니 아들이 큰 맘먹고 양보했다.
기상
오늘 아침 우니가 나를 깨운다. 주말이면 우니가 이방 저방을 돌아다니며 온 가족을 깨운다. 어젯밤에도 무척 반갑게 나를 맞았던 우니. 매일 보는 사이지만, 오늘 아침에도 우니는 나를 보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반가움을 드러낸다. 마치 정말 오랜만에 만난 사이처럼.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못 볼 사이처럼...
문득 우니의 행동을 보다 마음이 아려왔다. '나는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나?'라는 반성을 하게 돼서다.
우니처럼 사는 게 맞다고 본다. 실제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사랑을, 관심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열정적인 우니가 있기에 우리 가족은 힘든 삶 속에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이제 마흔이 되어 쉽게 피로를 느낀다 생각하고 있으며 나이 듦을 한탄할 때가 많았는데, 생각해보면 우니는 8살... 평균 13년을 산다고 하니 우니는 강아지들 세계에선 노년기에 접어든 시기. 그럼에도 이토록 열정적으로 살아가는데 나도 배워야겠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너를 보며 오늘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