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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Apr 18. 2020

버텨야 산다

포기하고 죽을 게 아니라면 살려고 노력해야지

여운이 깊다
2시간 24분이 길지 않았다

다큐멘터리처럼 지루할 것이란 내 예상은 무참히 깨졌다. 그야말로 흥미진진했다. 감동적이었으며 위트도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인생이 있었다.

어느 순간
모든 게 틀어지고
'끝이구나'하는 순간이 온다
'이렇게 끝나는구나'라고 생각될 때
포기하고 죽을 게 아니라면
살려고 노력해야지

오늘 '마션(The Martian, 2015)' 영화를 보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다. 영화 마지막 엔딩 속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대사다.


마흔한 살을 지나고 있는 현재, 내 과거를 돌이켜보면......


모든 게 틀어지고 '아...... 이제 정말 끝인 건가...'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 내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감정은 바로 '도망치고 싶은 강렬함'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쳐 사라지고 싶다'


잠시 나를 이 세상과 떨어뜨리려고 하는 감정과 외로이 마주하게 되면, 어느 순간 떠오르는 이들이 있다. 나를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는 가족, 그리고 나락에 떨어져 있음에도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이들...


여기까지 버텨내면 '이 세상으로부터 사라지고 싶다'는 감정, 내 모든 생각과 마음을 온통 시커멓게 만들었던 어둠들이 조금씩 걷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난 도망치지 않고 버텨낸 것이다.


그랬던 적이 있었기에 마지막 맷 데이먼의 대사가 내 가슴속 깊이 파고들었다. 그래서 기록하고 싶었다. 마치 내가 간직하고만 있던 복잡했던 내 감정들을 한마디로 정리해주는 것 같아서다.

어느 순간 모든 게 틀어지고, '끝이구나'하는 순간이 온다. '이렇게 끝나는구나'라고 생각될 때 포기하고 죽을 게 아니라면 살려고 노력해야지.
NASA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영화

오늘 본 '마션(The Martian, 2015)'을 본 건 지난주 아들과 함께 본 '퍼스트 맨'에 대한 연장선이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여행에서 실제 우주선 장비 등을 보고 온 아들이 우주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됐고 관련 영상을 보고 싶다고 하기에, 최초의 달 착륙을 이뤄낸 닐 암스트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함께 봤다.


아들은 '퍼스트 맨'이란 영화를 통해 우주공학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번 주에는 화성을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 영화인 '마션'을 보게 된 것이다.

'퍼스트 맨' 영화 속 제미니 8호와 아폴로 11호가 우주 공간에 있을 때 보이는 것들은 전부 NASA가 제공해 준 영상을 편집한 것이다.
출처 :  NASA(Restored Apollo 11 Moonwalk - Original NASA EVA Mission Video - Walking on the Moon)
*** 달 표면에 발자국을 찍는 닐 암스트롱

I'm, ah... at the foot of the ladder. The LM footpads are only, ah... ah... depressed in the surface about, ah.... 1 or 2 inches, although the surface appears to be, ah... very, very fine grained, as you get close to it. It's almost like a powder. (The) ground mass, ah... is very fine.
(지금 착륙선의 다리 위에 서 있다. 다리는 달 표면에 1 인치나 2 인치 정도 가라앉고 있지만, 달의 표면은 가까이서 보면 꽤…, 꽤 매끈하다. 거의 가루와 같이 보인다. 달표면은 분명히 보이고 있다.)

I'm going to step off the LM now.
(지금부터 착륙선으로부터 다리를 밟고 내려간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출처: NASA(Apollo 11 45th Anniversary Resource Reel)

'퍼스트 맨'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고, '마션'은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는 하더라도 '상상'에 근거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함께 화성 탐사를 떠난다는 것은 인류의 지향점일 수 있겠으나 현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속이었지만 전 인류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지구인으로서 우주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는 것은 분명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일 것이다. 게다가 화성에 남겨진 지구인을 구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친다는 것, 이상적이지만 아름다운 협력인 것은 분명하다.


여담으로 좀 더 소개하자면, '마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장비와 소품에 'NASA' 마크로 도배될 수 있었던 것은 'NASA'로부터 철저한 검증을 받았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영화에 'NASA'란 공식 로고를 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까다롭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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