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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Jun 22. 2020

술을 끊겠다

오늘부터 내 삶의 변화의 첫 시작

와인을 즐겨하던 내가 술을 끊기로 다짐했다. 와인을 좋아했던 것은 역사 이야기이지 와인 속 알코올은 아니었으니...

술과의 첫 만남이 기억난다

대학교 합격 통지서와 함께 날아온 신입생 환영회 참석 통보. 생 간으로 무장했던 나를 기습한 선배의 소주 세례... 그날 난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았고 대학교 입학 후 3월 한 달 내내 난 술자리를 전전긍긍하며 살았다.


캠퍼스의 잔디를 밟으며 낭만을 논할 것이란 기대는 무참히 깨졌고 내겐 매일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숙취만이 있었다.


이건 내가 꿈꾼 대학생활이 아니라는 허무함에 3월 말 술이 덜 깬 상태로 병무청을 찾아가 지원 입대했다.


간이 부어버린 날

복학생이 되어 돌아온 학교엔 동기들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군대에 있었다. 하긴 내가 1학년 1학기 마치고 바로 군 입대했으니 동기들이 군대 있는 건 당연했다.


그러다 맡게 된 학회 회장 자리. 무언가 내 나름의 가치관으로 꾸려가고 싶다는 욕심에 이것저것 했고 나름 의미도 있었다. 그렇게 1년을 고생했다고 선후배들이 마련해 준 저녁 쫑파티...


이날 난 객기를 부리며 소맥을 부어마셨다.

다음날 일어나니 기숙사. 숙취로 고통스러웠다. 손으로 갈비뼈 근처를 누르니 고통스러웠다. 학교 의무실에 가니 선생님이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셨다.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니 "간이 부어서 손으로 만져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때 부은 간이 지금 내 삶을 간덩이가 부은 놈으로 만든 것 같기도 하다...


직장 생활은 알코올과의 전쟁

서른 살에 직업을 구하고 10년을 거의 미친 듯이 술과 사투를 벌이듯 마셔댔다. 술로 인해 내 인생이 좋은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술이 내 삶의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어느덧 마흔이 넘었음에도 난 아직도 실수투성이가 됐으니...


그렇게 술과의 20년 인연을 오늘을 계기로 끊어보려 한다. 아니 끊겠다.

이제 남은 인생을 좀 더 냉철하고 완벽하게 살고 싶어서다. 더 이상 후회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서다.


사람들과의 자리는 술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있어서 즐거운 자리로 만들 것이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나와 함께하는 자리가 그들을 함께하고 싶도록 해볼 테다.


지금부터 시작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속담이 있다. 이제 더 이상 위태로움에 날 내몰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만 마실 때도 됐다. 그동안 마신 술을 합하면 평생 마실 술을 다 마신 듯하다.


혹시 제 글을 보셨다면 부탁드려요. 점심이든 저녁이든 티타임 다 좋지만 술 먹자고 만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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