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준 자연놀이공원

신나게 썰매를 타고 눈사람도 만들고 놀아요

by 광화문덕
눈이 오네
오늘은 운전하면 안 되겠다

눈이 이렇게 쌓인 건 올해 처음이라 생각된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엔 그렇다. 이미 첫눈을 봤었을 수도 있으나... 내 기억엔.... 올해 첫 쌓인 눈이다.


오늘은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 날이다. 백신을 맞았고 증상이 없어 나는 수동 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국내 예방접종 완료자 관리지침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는 접촉자 분류 뒤와 접촉일 6∼7일 뒤 등 두 차례에 걸쳐 받아야 한다. 오늘이 접촉일로부터 7일째 되는 날이다. 드디어 오늘 음성이 나오면 나는 이 지긋지긋한 가족과의 자체 격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지난주 사내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이번 주는 아들과 전혀 놀아주지 못했다. 확진자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코로나 검사를 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백신이 맞지 않은 아들에게 혹여라도 바이러스가 옮아갈까 해서다.
‘수동 감시 대상자 생활수칙’에는 △14일 동안 건강상태 모니터링 △증상이 있는 경우 검사받기 △외출 및 다중이용시설 등 방문 자제 △방역수칙(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 두기 등) 준수 등이 포함되는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자가격리로 전환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족과 지인을 위해!


일주일 동안 놀아주지 못하니 아들에게 많이 미안해졌다. 독박 육아를 해야 했던 아내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보니 빨리 검사 결과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서 검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삼육대학교 선별 진료소다. 일요일에 검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오전에 검사하면 오후 5시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어 음성 결과만 확인되면 오늘 저녁엔 가족과 같이 마주 앉아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다.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는 길이니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눈이 많이 쌓인 것을 보니 덜컥 겁부터 났다.

잠시....
이클이에 스노타이어를
신겨주지 못한 사연은 이렇다

이클이가 지금 신고 있는 타이어는 여름용 타이어라서 겨울용 스노타이어를 구하려고 했지만.... 너무 늦어서.... 구할 수가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


딜러님께 여쭤보니 겨울용 스노타이어가 대기가 많아 올해 장착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고, 아시는 곳에 지금 예약 넣어도 대기가 1~2개월이라고 하셨다.


'헛.... 2월에나 가능하다면..... 하.... 어쩌지.... 내년에 좀 일찍 주문해서 사둬야겠구나....'


그래도 이클이 오너들이 주로 구매하는 스노타이어 브랜드를 알아놔야겠기에 딜러님께 여쭈니 "벤츠 취급 타이어는 피렐리, 미쉐린, 콘티넨탈, 한국타이어"라고 답해주셨다. 이 중에서 그래도 국내 브랜드가 가성비가 좋겠지란 생각에 T스테이션과 타이어뱅크 또는 타이어프로에서 검색했는데....... 역시나 구하기가 어렵다....


혹시 한국타이어에 문의하면 되려나 싶어.... 검색해보니.....


'아...... 파업 중이셨구나.... 그냥 내년에 사야겠다....'

이클이는 차고에 두고
사계절 타이어를 신고 있는
서브 카 캠리를 타고

도로에 눈은 녹았다고 하지만, 아직 길목 눈은 쌓여있는 오전이다. 이클이를 주차장에 두고 가기로 했다. 괜히 끌고 나갔다가 마음고생하고 싶지 않아서다. 뭐든 예방이 중요하니 말이다.


오늘은 대신 사계절 타이어를 신고 있는 캠리와 함께 하기로 했다. 잔고장 한 번 없이 우리 가족과 4년 넘게 함께 해준 고마운 자동차이기도 하다.

캠리를 산 이유는 단순했다. 당시에는 가성비 좋은 차가 필요했다. 실용적인 차 말이다. 캠리의 제원은 그랜저와 같다. 게다가 풀옵션이다. 내가 당시 딜러 할인을 통해 산 가격은 모두 다해서 3300만 원 정도다. 당시 그랜저와 제네시스 G70을 같이 구매 검토했었는데, 그랜저는 풀옵션으로 하면 4천만 원 초반이었고, 제네시스 G70은 옵션 조금 더하면 4천만 원 후반대로 넘어갔다. 1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나니 도요타 캠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가성비를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난 현대기아차를 한 번도 탄 적이 없고 앞으로도 절대 타지 않을 것 같다. 조금만 공부해보면 알게 된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전혀 구매 메리트가 없다는 것을.


아무튼...

캠리를 타고 삼육서울병원 선별 진료소에 잘 도착해 안전하게 주차를 마치고 주위를 좀 헤맸다. 장례식장은 몇 번 올 일이 있었는데 병원엔 처음이다 보니 워낙 큰 규모여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좀 헤맸지만....


일단 정리해서 설명하면, 삼육서울병원은 소아청소년과/성인/해외출국용 이렇게 3곳으로 나누어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 입구 뒤편으로 돌아가면 첫 번째로 선별 진료소라고 쓰여있는 팻말은 소아청소년과를 위한 문진표 작성하는 곳이고, 조금 더 아래로 내려오면 거기가 바로 성인/해외출국용 선별 진료소 줄이다.


문진표 작성하고 주말엔 1만 2000원 결제하고 작성한 뒤에 기다렸다가 검사를 받으면 된다.

오전 9시 30분쯤 도착해 검사를 받고 나오기까지 약 1시간쯤 걸렸다. 놀라운 것은 검사받은 시각이 정확히 오전 10시 33분이었는데 3시간 11분 뒤인 오후 1시 44분에 검사 결과가 문자로 통보됐다. 현장에서는 분명 오후 5시와 저녁 9시에 나온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엄청나게 빠른 속도라서 감사하다.
집에 돌아오는 길

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주유소에 들렀다. 캠리에 기름이 거의 바닥 이어서다. 이대로 주차해두면 내일 아내가 출근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 주 자체 자가격리로 인해 독박 육아를 한 아내에게 마음의 선물로 기름이라도 가득 넣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날이 너무 추워 히터를 세게 틀고 집에 도착하고 연비를 보니 엉망이었다.


'하.... 분명 유튜브에서 히터는 연비랑 상관없다고 했었는데.... 당했구나... 히터를 세게 틀고 운전하면 기름이 팍팍 줄어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꼭 명심하시길... 내비게이션 상 거리로 5km 거리를 오는데 기름은 13km가량 소모됐다.... 이런...'


눈이 오니 신난 아들
자연놀이공원에서 신나는 하루

아들은 눈이 오자 아들은 집 앞 놀이터 겸 공원으로 썰매를 끌고 향했고, 아내와 신나게 놀고 온 모습이었다.


하늘이 만들어 준 자연놀이공원에서 눈사람도 만들고 경사진 비탈길을 따라 썰매를 타며 까르르까르르 웃으며 보내니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간 듯 보였다.


아들은 무척 신나 보였다. 스키바지 엉덩이는 다 뜯어졌고, 털장갑과 운동화는 눈 범벅이 됐다. 손은 추위에 놀란 듯 빨갛게 상기돼 있었고, 귀에는 얼마 전 아내가 사준 귀여운 털 귀마개가 쓰여있었다.


'눈이 오면 나는 덜컥 겁부터 났는데... 아들에게 눈은 무척 반가운 존재였구나...'


나이가 들었음이 실감 나며 왠지 모를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털어버렸다.


"아들, 아빠가 오늘 검사 나오면 열심히 놀아줄게~! 알았지? 이번 주 아빠가 못 놀아줘서 많이 미안해"


사실 그랬다. 이번 주에 내가 육아에 도움을 주지 못하니 아내는 많이 힘에 부친 듯보였다. 아들은 기특하게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엄마를 이해했다는 듯이 많은 시간을 책을 읽으며 아내에게 쉴 시간을 줬다.

집앞에 아파트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귀여운 눈사람들
이제 눈이 오면
나도 신나야지
Just Enjoy the Show!!!

이 글을 쓰는 동안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음성이다. 이제 아들과 나가서 신나게 썰매를 타야겠다.


내가 너무 걱정이 많았다. 눈이 오면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면 된다. 차는 쉬게 두면 된다. 스노타이어를 구하지 못했다면 올해 겨울은 차량을 좀 덜 타면 된다. 차를 계약할 때 스스로에게 약속했었던 거다.


'눈이 많이 오면 차 안 타면 되지'라고.


쓸데없이 걱정을 만들어서 하는 이들을 보며 답답하다고 생각하곤 했었는데, 내가 지금 그런 모습이었다. 내 자신을 다독였다.


'눈이 오면 신나야 하는 거야. 네 기억 속에 올해 첫눈이 쌓였어. 아들과 눈싸움을 하며 추억도 쌓아야지. 아들이 좀 더 크면 네가 놀아달라고 해도 안 놀아줄걸~ 지금을 즐겨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그리고 기억해 나중 일은 나중에 고민하면 돼. 올 겨울 눈이 많이 온다면 그건 그때 고민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