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내 삶에 살 날보다 산 날이 많아졌구나...
시간이 흐른다....
아니.... 내 삶이 사라져 간다...
귓가에 노래가 흐른다...
윤하님이 부르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니 마음이 아려온다...
눈을 감고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숨어 있는 어린 날 나를 찾아본다
스무 살의 꿈 많던 아이
서른 살의 꿈꾸던 아이
그들이 이제 마흔셋이 된 내게 묻는다...
나는 잘 살고 있느냐고...
쉰 살의 나는 잘 살고 있을 거냐고...
가슴이 시려온다...
눈시울이 붉어져온다...
나는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오늘은 살았는가...
시간이 흐른다...
아니.... 나의 40대가 사라져 간다...
마흔셋이 된 나의 한해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간절한 마음이 내 온몸을, 내 마음속 감정을 뒤덮는다...
마흔셋의 절반이 사라지지 못하게 울며불며 붙들고 싶다...
지금 이 글자를 쓰고 있는 이 순간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속상하다...
애석하다...
너무도 너무도.... 서럽다....
난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데....
시간은 냉정하게 흘러가기만 한다...
창 밖으로 매몰차게 내리치는 빗방물처럼...
10대의 나... 20대의 나... 30대의 나... 40대 지금의 나...
나의 눈에 비치는 빗방울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내 눈에만 보이지 않는 나의 육체는 시간이 사라지듯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
꿈꾸던 아이의 마음은 허공에 떠돌고 마음을 감싸던 것들은 한 줌의 흙이 되겠지...
시간이 흐른다...
아니 내 삶이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