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Jun 30. 2022

카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해주면서도 지워지지 않는 그런 존재랄까

아빠!!!
엄마가 카레 먹고 싶대

아내는 카레를 좋아한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집에는 카레가 자주 등장하곤 했다. 나는 무엇을 먹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 많지 않아 아내가 해주는 요리를 묵묵하게 먹곤 한다.


'어찌 감히 간도 크게 아내님이 해 주시는 요리를 감사하게 먹어야지... 정성스럽게 해주시는 한 끼 식사를 감사해하지 않고 밥투정을 하겠는가...'


오늘은 오랜만에 아내와 아들을 위해 요리를 해보려고 마음먹었다. 감자와 당근, 양파, 양배추,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내가 즐겨 사용하는 궁중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쏟아 넣는다. 그리고 양배추가 숨이 죽을 때까지 볶아준다.


그리고 강황이 듬뿍 들어간 카레가루를 뜨거운 물과 함께 풀어놓았다가 궁중팬에 부어준다. 그리고 감자, 당근이 잘 익을 때까지 약불로 줄여 잘 저어준다. 그러면 끝이다.

카레는 참 손쉬운 요리이면서
건강한 음식이다

특히 카레에 들어있는 강황가루가 몸에 좋다는 기사는 쉽게 접하곤 했기에 카레를 먹으면 몸에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카레는 건강하다는 무의식이랄까.


강황의 효능은 다양하다. 강황은 관절염이나 속 쓰림, 위장 문제, 설사 치료에 효과가 있다. 강황에 있는 커큐민은 항상화제로 염증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어 강황을 많이 먹으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도움 된다. 또한 커큐민은 정상적인 세포에는 전혀 독성이 없으면서 암세포만 스스로 죽도록 유도해 암의 발생도 막아준다
▲강황은 생리 활성이 강한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커큐민은 항산화 성분이다 ▲항염,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절과 간, 심장을 보호한다 ▲치매예방, 관절염 및 우울증 치료 도움이 될 수 있다 ▲두뇌 건강을 증진한다 ▲소화를 돕는다 ▲항바이러스 특성을 보일 수 있다  ▲지방 연소를 도울 수 있다.
애써 깨끗하게 닦아보려 해도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카레를 맛있게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할 시간이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카레가 담겼던 그릇, 그리고 카레가 잠시 머물렀던 식기들에는 어느덧 노란색이 배어있다.


수세미로 아무리 깨끗하게 지워보려 애써도 노란색의 은은함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 카레의 존재감을 보면서 마음속 울림이 찾아들었다.


'나도 카레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먹는 이에게 기분 좋은 포만감을 주고, 먹으면서 건강해진다는 기분 좋은 행복감을 주면서도 이렇게 그릇에 은은한 자신의 존재감마저 남기고 가니 말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권력을 잡은 이들은 이전에 남겼던 이들의 업적을 지우려고 애쓰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은 분들이 계신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가 있다면 그분도 당신에게는 그런 존재를 남긴 카레 같은 분이실 테니 말이다.


나도 카레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그런 존재가 되어 세상에 내가 존재했고, 살았음을 남기고 싶다. 내가 늘 고민하는 것이었고 요즘 들어 더욱더 바라고 원하는 삶이 '가치 있게 사는 삶'이라 그런지 카레가 담긴 그릇을 보며 카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


10대 때에는 정의의 사도가 되고 싶었고, 20대에는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다. 30대에는 역사에 기록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40대 초반인 지금 나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았던 광화문덕'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오늘은 이 생각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침 커피야! 고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