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앉아
자세를 바로잡고 앉았다
깊게 숨을 한번 들이켰다. 손가락을 쥐락펴락해본다. 키보드에 양손을 얹고 통통통 튕기듯 자판을 눌러본다. '데이터3법'이란 단어가 검색창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엔터를 누르고 검색된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2020년 1월 9일 데이터3법이 통과됐다. 정확히는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제20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2018년 11월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경제 3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1년 만인 2019년 12월 4일 국회를 통과, 그리고 이번에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데이터3법이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말하는구나... 그렇다면 관련 부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가 되겠는걸’. 막연한 생각을 사실로 바로잡는 것 역시 중요하기에 정부부처 상에 관련 부처가 어디 어디인지 확인해봤다.
'앗!!! 방송통신위원회를 놓쳤었네...'
그랬다. 데이터3법 관련 부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라고 적혀있었다.
개념을 잡거나
자료를 모을 때
출처 확인은 반드시 해야 한다. 사실에 대한 확인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고자 하는 이에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내 경우 그 첫 시작은 정부부처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료다. 인터넷에 올라온 방대한 양을 통합검색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무수히 많긴 하지만, 출처 명기가 제대로 되어 있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을.
많은 자료들이 어디선가 자료를 긁어와서 그걸 조금 수정해서 복사해서 붙여넣은 수준에 그치는 정보가 의외로 꽤 많다. 최악의 경우에는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는 것이 좀 어색했는지 여기에 짧은 주관적인 견해, 해석 문구를 넣었는데.... 그 해석이 오역일 때다.
잘못 이해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양 올려놓는 곳들도 있어서 보고서나 공식 문서를 쓸 때에는 반드시 인용을 할 때 신중해야 한다.
책임질 수 없는 페이지라면 과감히 패스해야 한다. 내 경우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최고의 공신력 있는 자료집 1등은 우리나라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이었다.
그러한 일련의 작업을 거쳐 정리한
'데이터3법이 나온 배경'은 이랬다.
ㅁ 데이터 3법이란?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등 3가지 법률을 통칭한다.
데이터 이용에 관한 규제 혁신과 개인정보 보호 협치(거너번스) 체계 정비의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3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18.11.15)
법률 개정안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관으로 관계부처·시민단체·산업계·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해커톤’ 회의 합의결과(’18.2,’18.4)와 국회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의 특별 권고 사항(‘18.5)을 반영한 입법조치다. 시민단체, 산업계, 법조계, 학계 등의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마련됐다.
데이터 3법 개정안은 2020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략적인 데이터3법 제정 이유에 대해서는 알듯한데... 아직 너무 막연한 걸...'
새로운 정보를 습득해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건 인내와 의지란 걸 알기에 계속해서 읽어 내려갔다.
‘그렇지! 이제 데이터3법 개정안에 대한 본론이 나오는구나’
누리집에 나와있는 내용이 방대하기도 하였으나, 생소한 용어가 많아서 쉽사리 읽히지 않았다.
‘하...... 집중력이 떨어지는걸... 이제 하나하나 뜯어서 집중해서 살펴봐야겠다. 정리를 좀 해보자’
경고
혹시라도 아래 나오는 데이터 3법 개정사항을 정리한 내용만을 읽고 데이터 사업에 대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생겼다면 이만 하산해도 좋다. 이미 그대는 나보다 더 데이터 사업 전문가이니 말이다!
※ 데이터3법을 처음 듣는다면 환영한다. 그리고 당부말씀 드린다. 아래 박스 내용을 정독해서 읽지 않아도 된다. 내용을 몰라도 상관없다. 글을 읽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과감히 박스 내용은 과감히 스킵해도 좋다.
< 데이터 3법 개정사항 정리>
ㅁ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
ㅇ 개인정보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위한 방법과 기준 등 정립
- 수집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개인정보의 추가적인 이용·제공 허용
- 개인정보 중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의 판단 기준 신설
- 시간·비용·기술 등 모든 수단을 합리적으로 고려할 때 다른 정보를 사용해도 더 이상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인 익명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함
ㅇ 가명 정보 도입 등을 통한 데이터 활용 제고
-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 정보 개념 도입하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개발, 산업 목적을 포함하는 과학연구, 시장조사, 상업 목적의 통계 작성, 공익 기록보존 등을 위해서 가명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
- 서로 다른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가명 정보를 보안시설을 갖춘 전문기관에서 결합할 수 있도록 함
* 비금융 데이터 간 결합은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 금융 데이터가 포함된 데이터 결합은 데이터 전문기관에서 수행
ㅇ 개인정보 보호체계 일원화
- 개인정보의 오·남용과 유출 등을 감독할 감독기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관련 법률의 유사·중복 규정은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일원화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무총리 소속의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
*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개인정보 보호 관련 기능 전부와 금융위원회의 일반 상거래 기업 조사·처분권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해 감독기구 일원화
*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중복 규제를 정비해 법체계를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일원화
-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법 위반 시 과징금 도입 등 처벌 강화
ㅁ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 개인정보 보호 관련 사항은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
- 온라인상 개인정보 보호 관련 규제와 감독 주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변경
-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을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
- 온라인상의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규제와 감독의 주체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변경
ㅁ 신용정보법 개정안
ㅇ 금융분야 빅데이터 분석ㆍ이용의 법적 근거 명확화
- ‘가명 정보’는 통계 작성(상업적 목적 포함), 연구(산업적 목적 포함),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으로 동의 없이 활용 가능
- 데이터 결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되, 국가지정 전문기관을 통한 데이터 결합만 허용
(비금융 데이터 간 결합은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 금융 데이터가 포함된 데이터 결합은 데이터 전문기관에서 수행)
- 가명 정보 활용과 결합에 대한 안전장치 및 사후통제 수단 마련
ㅇ 신용정보 관련 산업의 규제체계 선진화
- 신용조회업(CB:Credit Bureau)업을 개인CB, 개인사업자CB, 기업CB 등으로 구분 및 진입규제 요건의 합리적 완화
- 신용조회업자의 영리 목적 겸업 금지 규제 폐지에 따라 데이터 분석·가공, 컨설팅 등 다양한 겸영·부수 업무 가능
- 산업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영업행위 규제 신설, 개인CB·개인사업자CB에는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 도입
ㅇ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 정보주체의 권리행사에 따라 본인정보 통합조회, 신용·자산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 데이터(MyData) 산업 도입
- 서비스의 안전한 정보보호·보안체계 마련
ㅇ 금융분야 개인정보보호 강화
- 정보 활용 동의제도 개선, 정보활용등급제*도입 등 소비자가 “알고 하는 동의 관행” 정착
* 정보 활용 동의 시 정보제공에 따른 사생활 침해 위험, 소비자 혜택 등을 평가해 ‘정보 활용 동의 등급’ 산정·제공
- 기계화ㆍ자동화된 데이터 처리(Profiling)*에 대해 금융회사 등에게 설명 요구·이의 제기할 수 있는 프로파일링 대응권 도입
* 예 : 통계모형·머신러닝에 기초한 개인신용평가, AI를 활용한 온라인 보험료 산정 결과
- 본인 정보를 다른 금융회사 등으로 제공토록 요구 가능한 ‘개인신용정보 이동권’ 도입
- 금융권의 정보 활용ㆍ관리실태를 상시 평가하는 등 정보보호·보안 강화
- 금융회사 등 개인 신용정보 유출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금 강화(손해액의 3배에서 5배)
ㅇ EU GDPR*등 국제적 데이터 법제와의 정합성 제고로 전 세계 데이터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 마련
*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일반개인정보보호법)
ㅇ 데이터 3법 시행(2020.8.5.)
흠.......
글자는 글자인데....
하......
머릿속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졸음이 내린다 샬랄라샤라라라....'
환청까지 들려온다. 몸이 늘어진다. 힘이 빠진다... 눈에 힘을 주고 글자를 또박또박 읽어보려 하지만.... 난무하는 전문용어들로 인해 고비가 찾아왔다... 이럴 땐 아메리카노가 최고지!
'살려줘!!! 아메리카노!!!!'
지하 커피숍에 가서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서 잠시 바람을 쐬고 왔다. 나른할 때 커피 향만큼 정신을 맑게 해주는 것은 없다. 내겐 말이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아메리카노 향이 콧속을 자극한다. 따뜻하면서도 짙은 탄 맛이 입안 가득 번진다. 아메리카노의 향과 맛을 음미하니 집중력이 조금씩 살아나는 듯하다.
아메리카노 덕택에 누리집에 올라온 내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차근차근 돌다리 두드리듯 글자를 보며 나아가니 어렵지 않게 글자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정리한 내용을 보니 구성은 깔끔한 듯보이지만 읽으려고 하면 아직도 잘 읽히지 않는다.
어려운 용어와 추상적 용어가
마구마구 섞여있다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글자들을 짜깁기하는 수준으로 정리했다 보니 정리한 나도 읽으면 졸릴 정도다.
'졸음이 내린다 샬랄라샤라라라라....'
아메리카노 약발이 떨어진 것일까. 눈동자가 다시 멍해져 옴을 느낀다. 온몸이 나른해져 온다. 이대로 엎드려 자고 싶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하나님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오.... 나의 하나님이시여... 어찌하여.... 저를 이런 데이터의 홍수로 빠져들게 하셨나이까... 컴퓨터공학도였지만 저는 기자생활을 10년가량하면서 공학도였던 저를 잊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오 하나님... 나의 하나님이시여.... 데이터가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나의 사랑 아메리카노
이젠 뜨거움이 사라지고 따뜻한 온기가 남은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입안으로 들이부었다.
내 영이 피곤해지고, 게을러지려고 할 때마다 나의 심장을 각성시켜주는 내 삶의 동반자 '아메리카노'가 내 마음과 영혼을 깨워주길 하는 바람에서 말이다.
옛날 개그 프로그램에서 '심장약 뚝딱이'를 외치던 개그맨 김경식 님의 환청이 들리는 듯하다... 내 마음이 깨어났는지 어릴 적 재미나게 보던 프로그램 속 유행어를 따라 부른다.
'심장이 약하십니까! 심장약 아메리콰노!'
내겐 아메리카노가 삶의 활력이자 내 삶의 외로움의 동반자다.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라떼, 카라멜마끼야또 그런 건 모른다. 오직 따뜻한 아메리카노다.
한 여름에도 예외는 없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현실에 안주하고 게을러지고 싶어 하는 내 영을 다독인다. 이렇게 살아서는 사는 게 의미가 없는 것이니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타이르면서 말이다.
푸념도 잠시...
커피가 더 필요했다.
다시 지하 커피숍으로 내려가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더 사 왔다. 뜨거움을 내 몸에 끼얹듯 입 안으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흘려 넣는다.
입안 가득 뜨거움이 나를 깨우고 내가 사랑하는 묵직한 커피의 탄맛과 커피 향이 내 미각과 후각을 각성시킨다. 그리고 내 마음에 대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이해해야 한다. 이해해야 한다... 난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있다.'
기지개를 한 번 켜고, 다시 자리에 앉아 눈에 힘을 주고 관련 자료를 본다. 집중해서 보고 또 보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드디어 찾아냈다. 핵심 면허(免許, license) 3가지 ‘마이데이터, 국가 지정 데이터 결합 업무 수행 기관, 신용조회업(CB)’를 말이다.
면허란,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는 독점적인 자격을 행정 기관이 허가하는 일을 말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면허증을 발급해 준다.
면허증이 있는 분야의 경우 면허증이 없는 사람은 법적으로 해당 업무를 할 수 없다. 국가기관이나 해당 업무 관련 단체에서 면허를 관리하며 해당 영역에 있어서 면허 사업자는 과점적 권리를 인정받는 셈이다.
면허를 받아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은
사업자에게는 기회다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적자를 감내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해야 하겠지만, 추후 시장이 활성화되면 해당 면허에 따른 일정 규모 이상의 수익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국가가 면허를 남발하지만 않는다면 면허의 가치에는 희소성이 더해져 회사의 가치도 분명 상승할 테니 투자 여력만 된다면 면허는 사업자에게 기회인 셈이다.
'오호라! 가만히 봐보자! 마이데이터, 국가 지정 데이터 결합 업무 수행 기관, 신용조회업(CB)이라... ’
'마이데이터는 또 뭐고, 데이터 결합은 뭐 뭣이고 신용조회업은 또 뭣이다냐...'
아 정말....
산너머 산이다
물론 아직 진입로에서 발을 막 내디뎠지만...... 그래도 갈길이 멀다는 것을 너무도 잘 짐작할 수 있기에...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그래야 이 험난한 데이터3법 여정을 따라잡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랴?'
카페인을 벗 삼아 데이터3법 관련하여 자료를 읽다 보니 머릿속이 뒤죽박죽 뒤엉켜버렸다.
아주 그야말로 엉킨 실타래 같다고 할까. 머릿속으로 들어온 자료들이 서로 뒤엉켜 붙으며 힘차게 묶여버렸다.
차분해져야 한다. 더 냉철하게 내용을 읽으며 소화해내야 한다.
개념을 정확히 잡지 않으면 신사업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을 알기에 개념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다.
신 차장
보고서 정리는 잘 되어가고 있어?
"저.... 그게....."
"내가 신 차장한테 너무 부담을 줬나 본데? 데이터3법이 간단한 이슈가 아니긴 해. 그럼 일단 마이데이터에 대해서 1페이지로 보고서를 만들어봐"
"넵 팀장님! 감사합니다"
역시 나의 구세주 팀장님이 개념 정리에 애를 먹고 있는 발견 하시고는 짐작이라도 하셨다는 듯 범위를 좁혀 주셨다.
'자!!! 이제!!! 해볼 만한 거잖아'
나 스스로를 다독였다. 난 답답할 때면 내게 말을 걸곤 한다. 혼잣말을 하게 된 계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마음이 아팠던 때가 있었다
30대까지만 해도 내 마음은 유연했다. 상처를 받아도 금방 치유됐다. 하지만 40대가 되니 마음이 점점 굳어가고 있음을 마음이 아프고 나서야 깨달았다.
기자 시절에는 몰랐다. 내가 이토록 예민한 사람인지... 기업인이 되어 알게 됐다. 내가 무척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사람들이 내게 무심코 던지는 말과 행동에 너무도 쉽게 상처받고 있었다. 어쩌면 기자 시절 세상을 너무 쉽게 살아온 것일 수도 있다. 나를 만난 사람들이 내가 기자라고 내게 상처 주지 않으려 애쓰고 오히려 그들이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알게 됐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거나 상처를 받게 되면 마음에 상처가 새겨진다는 것을. 그리고 깨달았다. 마음에 난 상처도 곪는다는 것을.
마음에 상처가 나면 치료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후시딘 등 연고를 바르고 아물 때까지 케어해주듯이. 마음에 난 상처도 보듬어 줘야 하고 그 상처가 잘 아물 때까지 잘 보듬어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상처 난 마음을 방치하고 마음에 상처가 겹겹이 생기게 되면, 마음이 병든다. 마음이 병들면 현실 생활이 어려워진다. 분노조절 장애가 오고 공황장애, 불면증 등을 앞세워 마음은 현실 생활을 거부한다.
마음이 아픈 이후 난 살기 위해 내 마음과 자주 대화하곤 한다. 그리곤 이제 마음이 내게 말을 건넨다. 지금 좀 아프다고, 미세한 상처지만 그 상처가 곪지 않게 다독여달라고 말이다.
직장 생활을 한다는 것은
월급을 받기 위해서다
더 많은 월급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을 유지하려면 증명해야 한다. 내가 조직에 쓸모 있는 존재임을. 조직에서 내가 나를 발령낼 수 없다. 조직의 논리대로 나는 발령이 날 뿐이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희박하다. 나는 그저 월급을 받는 조직의 한 구성원일 뿐이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조직에 발령 나더라도 빨리 적응해서 내가 이 조직에서 쓸모 있는 존재가 되도록 분투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은 상승세와 하락세의 반복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이다. 모든 것이 내 뜻대로 이뤄지고 있는 상승세에 올라 탄 시기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내 뜻대로 잘 안 되는 날들이 이어지는 내리막길 시기라면 버텨야 한다.
인생의 대부분은
고통의 날들이다
다만 가끔 아주 가끔 느끼는 행복함 때문에 인생은 살만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인생에 대한 환상은 없다. 그저 오늘은 건강하게 나를 자책하지 않고 그 누구를 미워하지 않고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한 것이다.
또한 지금 내가 새로운 도전의 순간과 맞닥뜨리게 되었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마주하게 된 하나의 순간일 뿐이다. 역경이 아니라, 그냥 그 또한 내 삶의 과정일 뿐이다.
난 항상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생각한다
나에게 말한다.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내 삶의 또 하나의 점을 찍기 위해서일 것이다'라고. '지금은 이해할 수 없고, 힘든 날들이 이어질 수 있겠으나, 지나고 보면 알게 돌 것이다'라고. 지금 내가 여기 서 있는 이유를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이 있었기에 나는 지금 이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날 덕택에 나는 데이터 실무자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당시 난 전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내 발이 디디게 될 곳이 늪인지 돌밭인지, 흝밭인지, 잔디밭인지 꽃밭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