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데이터기본법 등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선포 "모든 데이터여 내게로 오라"

by 광화문덕
신 차장, 신 차장!!!

팀장님이 부르신다. 다급해보이시는 목소리가 왠지 불안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배포한 ‘데이터 기본법’ 시행령 자료 봤어?"


"네???? '데이터 기본법 시행령'이요???"


"아이 이 사람... 그래 오늘 오전에 과기부에서 자료를 배포했더라고! 홈페이지가서 확인해보고, 오늘 중으로 한 페이지로 요약서 보고해줘"


"넵!"


언젠가부터 데이터 관련 법령을 정리하는 것에는 자신감이 붙었기에, 이번에도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오잉? 데이터 기본법 시행령?’

과학기술정통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도자료를 확인했다.


'여깄구나!!! 2022년 3월 12일자 보도자료!!! 자 어떤 내용인지 한 번 열어봐볼까?'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더블 클릭했다. 보도자료 속에는 놀라운 내용이 담겨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정하는 신규 면허가 3개나 등장했다. 데이터거래사, 데이터가치평가 기관, 데이터협회가 그것이다. 또 데이터기본법에는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도 설립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내용은 정말 놀랄만한 이슈였다. 기존 데이터 관련 정책에 있어 열세(?)를 보였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제는 자신의 데이터 관할 부처이고, 앞으로 데이터 관련한 모든 이슈를 컨트롤 하겠다는 야심(?)이 보여서다.


데이터3법 주도권 확보

딱 이 한단어가 떠올랐다.


‘사실상 지금까지 데이터3법의 승자는 금융위원회였는데 이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데이터 기본법이란 이름으로 새 시대의 가치를 이끌어가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는걸...'


데이터 기본법대로라면 데이터3법이 만들어 낸 비즈니스의 중심에 이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뚝 서게 될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겠지만...


아마도 다른 부처들도 데이터 기본법 시행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한 부처별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했다. 부처의 확장 및 축소를 넘어 존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상 현재 데이터 결합 시장은
금융데이터가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결합시장에서는 금융데이터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보니 돈이 되는, 다시 말해 결합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면허를 갖고 싶어한다. 금융데이터가 단 하나라도 포함되어 있으면 데이터전문기관 면허가 있어야 결합할 수 있어서다.


이는 이번 금융위원회 지정 ‘데이터전문기관’에 수많은 사업자들이 목숨걸고 달려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는 세상에 모든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데이터전문기관' 면허가 만능이라는 인식이 만들어 낸 결과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데이터 기본법 시행령이 시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하고 믿었다. 데이터 결합 시장에서의 모든 헤게모니는 금융위원회가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금융위가 결국 데이터3법을 지배하는 왕관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데이터3법이 만들어 낸 새로운 비즈니스의 중심축이 금융위원회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데이터기본법 시행령을 정리하면서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데이터라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부산물이고, 이는 첨단과학기술의 주무부처인 우리가 앞으로 데이터 주도권은 우리가 장악해나갈 것이야"라고 만천하에 공표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다.


'이제 이해한 내용을 차근차근 정리해봐야겠구나'

데이터거래는 거래사에게
데이터 가치 평가는 평가기관에게

'정말 기가막힌 신의 한수구나'


내용을 정리하면서 감탄사가 나왔다. 이렇게 한 수가 두어지니 전체 판이 흔들릴 수밖에! 정리하면서 대단하다는 생각뿐이었다.

□ 과기부 추진 ‘데이터기본법 시행령(「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안」)’ 오는 20일부터 시행

ㅇ 민간과 공공이 함께하는 국가 데이터 정책 콘트롤 타워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설립하고, 데이터 정책 심의 및 조정 역할 수행
* 위원장 : 국무총리, 간사 : 과기정통부 장관 및 행안부 장관

ㅇ 수요자와 공급자 간 데이터 거래 중개 ‘데이터 거래사’ 및 ‘데이터 가치 평가 기관’ 지정
- 데이터 거래사, 개인정보보호·저작권 및 데이터 사업화 등 관련 전문지식 바탕으로 안전한 데이터 거래 지원
* 데이터 관련 분야 5년 이상 재직, 변호사·변리사 등은 3년 이상 재직(종사) 등
- 데이터 가치평가 기관, 데이터 거래 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 가치 기준 제공하여 데이터 유통·활용 여건 조성 기여
* 가치평가에 필요한 전문인력, 설비·조직, 가치평가 모델·기법, 정보통신망 등

ㅇ 데이터 산업 육성 위한 ‘전문기관’ 지정
- 향후 기본계획 수립 지원 및 가치평가 기법 및 체계 마련 등 역할 수행
* 과기부 장관이 인정하는 기관 또는 단체로 추후 지정(시행령 28조)

ㅇ 과기부 인가 ‘데이터 협회’ 설립 가능...데이터 거래사 교육 등 업무 위탁 수행으로 민간 중심 데이터 산업 성장 촉진
- 과기부 소속 중앙전파관리소에서 협회 설립인가 업무 수행 예정
- 데이터 협회는 데이터사업자 신고의 접수, 데이터 거래사 교육·등록접수, 중소기업자 컨설팅 지원 등


신 차장 정리다 됐다면
요점만 간단히 설명해줄 수 있어?

팀장님께 정리한 보고서를 드렸고, 팀장님은 내게 간단히 설명해주길 요청하셨다.


"넵 팀장님 총 3가지 면허가 신규 발급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국가 데이터 정책 콘트롤타워가 신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오호... 3개의 신규면허라니... 흥미로운 걸! 데이터 정책 컨트롤타워라면 정부부처 간 조정도 불가피해 보이는 걸"


"넵 제 생각에도 데이터 기본법이 가져올 후폭풍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그래 신 차장 정리하느라 고생했어. 차근차근 읽어볼게"


"넵!"


팀장님께 인사를 하고 내 자리로 돌아와 정리한 보고서를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기 시작했다.

데이터기본법의 핵심!
데이터협회, 전문기관,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3가지를 숙지해야 한다. 3가지...'


첫번째 ‘데이터 협회 지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배를 받는 산하기관 같은 개념이다. 형태는 협회이고. 이미 그 밑그림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협회는 데이터사업자 신고를 받고, 데이터 거래사를 육성하고, 중소기업자 컨설팅을 지원한다. 수익모델도 이미 완벽하게 갖춰놓았으니 이제 발족만 하면 된다.


두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전문기관’을 지정한다'


이건 '결합전문기관'과 다른 면허다. '전문기관'에서는 데이터 산업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원한다. 결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리나라 데이터에 대한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해나갈 것이란 선포라고 나는 해석했다.


'전문기관'은 가치평가 기법 및 체계 마련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데이터의 가치는 곧 데이터거래의 핵심인데 이 가치를 매기는 것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기관이 되는 것이다!!!

지금은 금융 데이터가 돈이 된다고 하더라도 금융데이터는 휘발성 성격이 강하고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단정해 의도적으로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면... 반대로 통신사의 위치정보 등과 같은 비금융 데이터가 민감하고 고급 데이터로서 데이터를 가공할 때 효용성이 높다고 평가해버린다면....


데이터 시장 속 데이터의 가치 기준 자체가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는 '민간과 공공이 함께하는 국가 데이터 정책 콘트롤 타워인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설립'


위원장은 국무총리이고 간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이제 데이터에 대한 모든 것은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총괄하는 셈이다. 곧 각 부처별로 찢어지고 산재되어있던 데이터 관련 권한을 이곳으로 모으는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결국 데이터를 관장하는 곳이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로 정리되겠구나....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움직이는 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되겠구나....

실로 엄청난 수다....

데이터 기본법 시행령이 판을 크게 흔들 것이다....

앞으로 데이터 시장은 어떻게 진화하게 될까....

정말 궁금하다.... 아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