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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Sep 20. 2023

글이 쓰고 싶어지는 키보드...'페나 키보드'

[리뷰]시끄러운 스타벅스에서 '나'와 '글'을 이어줄 감성포텐

요즘 브런치스토리에 주 3회씩 글을 연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파이썬 이야기를, 수요일에는 좀 말랑말랑한 여행과 맛집 등에 대한 이야기를, 금요일에는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말이다.


지난달 초 호주 여행 기간 동안 잠을 줄여가며 작성한 초안을 한국으로 돌아와 열심히 정성껏 다듬어 발행한 호주 여행기는 7화를 마지막으로 종결됐다.


이제 앞으로 다가오는 수요일에 가족과 함께하는 또 다른 여행 이야기를 써보려고 고민 중이다. 아내와 아들과 어디로 갈지, 어디를 가야 우리 가족이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한 번 더 웃을지 고민하고 있다. 작품소재 고민에 대한 고뇌랄까. ㅎㅎㅎㅎㅎ


요즘 글을 열심히 쓰려고 애쓰다 보니, 장비 욕심이 생겼다.




쇼핑이 나의 주특기라고 했던가...


이제 다시 주기적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나니, 글쓰기를 도와줄, 장비에 대한 욕망이, 물욕이 마구마구 솟구쳐 올라오기 시작했다.


주변에 키보드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많은 분들이 '기계식 키보드'를 추천해 줬다. 기계식 키보드가 주는 경쾌함에 빠져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 괜찮은 것을 사려면 기본이 20만 원 이상이었다.


가격이 있다 보니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나도 비싼 키보드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과 굳이 키보드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다.


그런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블루투스 키보드란 키워드로 인터넷 세상을 누비며 며칠 동안 정보를 수집했다.


'쇼핑할 때 기쁨은 구매하기 전까지의 물건 탐색 아니겠는가!!!'


그러다 타자기 모양의 레트로 디자인의 키보드를 보게 됐고, 나는 홀라당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너무나도 갖고 싶은 열망이 끓어올랐다


하지만 신중해야 했다. 가격이 꽤 있고, 타건감은 좋을지 몰라도 키보드 자판 배열에 따른 오타가 발생하면 아무리 보기 좋아도 빛 좋은 개살구란 걸 오랜 쇼핑 실패로 경험해서다.


차근차근 신중하게 면밀하게 탐색해 나가기 시작했다. 타자기 디자인의 레트로 키보드의 가격대는 다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가격대는 천차만별이었다.


일단, 사용자 리뷰를 열심히 찾아봤다. 우선 단순히 상품을 제공받아 쓴 '무조건 좋아요' 후기와 '상품소개만 해놓은' 후기는 묻지도 따지지 않고 걸러냈다. 그들이 올려놓은 정보는 어차피 해당 제조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는 뻔한 정보여서다. 


실제로 사용해 본 결과를 가감 없이  놓은 소중한 후기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봤다. 그리고 하나씩 제하다 보니 타자기 레트로 블루투스 키보드가 한 개가 남았다. 바로 '페나 키보드'다.


그래서 질렀다. '페나 키보드'. 페나 키보드를 받자마자 든 생각은 단 하나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서 타이핑하며 글을 쓰면 그 어떤 피아노선율보다 아름다운 소리로 들릴 것 같다


지금도 이렇게 키보드 한 자 한 자를 누르면서 느껴지는 그 쫀득쫀득한 촉감에 글 쓰는 것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글을 쓰고 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내 감성을 글로 적으면 이렇다.


눈을 감고 내 마음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키보드 자판을 누르면 마치 마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평온함이 찾아오는 것 같다.


너무도 매력적인 키보드다


(C) 광화문덕


기계식 키보드가 주는 감성, 청축이 주는 감성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내게 페나 키보드는 청축 그 이상의 것이다. 


페나 키보드는 기계식 청축 키보드가 주는 타건감과 타닥타닥하는 경쾌함에, 시각적인 레트로 감성까지 더해지니 내겐 그 어떤 키보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키보.


글 쓰는 로망이 있는 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내 마음속 이야기, 내 삶을 조용히 기록하며 여생을 보내고 픈 그러한 욕망 말이다.


페나 키보드가 나의 남은 여생에 동반자가 되어 나의 그러한 감성을 채워줄 것이란 설렘이 든다.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타닥타닥하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쫀득쫀득한 타건감을 느끼고 있노라면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글을 쓰는 자체가 힐링이 된다는 것 자체가 글쓰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큰 행복이라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페나 키보드 실제 사용 후기


페나 키보드를 일주일 정도 사용하면서 열심히 키보드를 쳤지만, 키판이 너무 작아서 손가락이 자꾸 이상한 곳을 찍어서 나는 오류는 없었다. 동그란 키캡으로 인해 오타 걱정을 할 수도 있는데 내 경우에는 그런 스트레스는 없다.


다만 잠시 대기모드로 들어가거나, 모바일에서 컴퓨터로 연결을 바꾸거나 할 때에는 약간의 딜레이가 있지만 그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큰 이슈는 아니다. 몇 초도 안 걸리는 부분인데 마음이 급해서 키보드 탓을 한다면 그런 것까지 어찌 다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에서다.


확실한 것은 몇 초 딜레이 되거나, 페어링이 잠시 끊겼다가 붙는 과정에서 키가 정상적으로 입력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키보드를 칠 때마다 느껴지는 쫀득쫀득함과 함께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러한 딜레이는 얼마든지 인내하며 참을 수 있는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페나 키보드를 사용하기 전 내 생에 최고의 키보드는 구형 레노버 X200에 탑재된 쫀득쫀득한 내장 키보드였다. 레노버를 수집하는 이유도 오래된 구형 레노버 키보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만의 감성이 있어서였다.


그런데 페나 키보드를 사용하고 나서 X200 키보드를 사용해 보니 뭔가 싱거운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난 페나 키보드에 길들여져 버린 것이다. 비싼 만큼 만족도가 크다. 부디 고장 나지 않고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역지사지를 생각해 본다


일단 이 글을 읽을 독자분들을 예상해 보면, 페나 키보드 또는 타자기 레트로 키보드를 찾아보다가 유입되었을 수 있다. 아니면 전반적인 예쁜 블루투스 키보드를 검색하다가 이 글을 보셨을 수 있다.


이 글을 찾아오신 목적에 대한 답도 해드려야 하겠기에 내가 블루투스 키보드를 고를 때 고려했던 사항들에 대해서 설명해 보면 이렇다.



1. 블루투스 연결이 2개 이상 가능한가

2. 타자기 레트로 디자인인가

3. 블루투스 연결하고 타이핑을 할 때 두 번 눌려지거나 하는 등의 기능적 오류가 없는가

4. 고급지고 타건감이 좋았으면 좋겠다

5. 희소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위의 5가지였다


여담으로 3번의 경우 정말 할 말이 많다. 저가 블루투스 키보드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서 돈만 버린 적이 너무도 많아서다.


판매한 곳에서는 환불은 안된다고 하고 결국 해당 사무실에 전화해 보니 택배로 보내거나 직접 찾아와야 살펴본 뒤에 고쳐준다고 하는데 사실 2~3만 원짜리 제품인데 택배비 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 또는 직접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서 그냥 집에 쌓아둔 블루투스 키보드가 많기도 했다. 


내가 구매했던 키보드 종류가 궁금하다면 아래 블루투스 키보드 리뷰 편을 참고해 주길 바란다. 10만 원 이하 저가형 블루투스 키보드는 거의 모든 제품을 다 써봤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주말 아들과
월계 이마트 일렉트로마트로 향했다


월계 이마트에 있는 일렉트로마트에 가서 각종 키보드를 시연하고 왔다. 오늘 일렉트로마트에 간 것도 아들용 기계식 키보드를 살펴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로지텍부터 제닉스, 액토까지 수많은 종류의 게임 전용 기계식 키보드가 전시돼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제닉스 키보드였다. 가성비도 훌륭했으며 청축 키보드의 경쾌함과 타닥타닥 치는 타건감이 내 스타일이었다.

제닉스 홈페이지에 가서 보니 품절이 날만하다고 생각했다. 경쾌한 타건감에 가격까지 착하니 말이다.


아들이 마음에 들어 한 것은 내가 사용하는 페나 키보드와 같은 레트로 스타일인 '액토 레트로 키보드'였다.


액토 레트로 키보드를 직접 사용해 보니 가성비가 무지 좋았다. 3만~4만 원대임에도 훌륭한 타건감을 보여줬다. 페나 키보드처럼 쫀득쫀득한 타건감을 선사해주지는 못했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타건감이었다. 가성비 갑인 것만은 확실했다.


액토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2만 7900원 할인행사를 하고 있었다. 1만 9천 원짜리도 궁금하긴 하다


청축으로 사길 잘했다


아들과 일렉트로마트에서 30여 분간 기계식 키보드를 체험하면 할수록 확신이 들었다. 청축과 갈축, 적축 모두 사용해 봤는데, 적축과 갈축은 저소음이라는 장점은 있었지만 기계식 키보드가 주는 타건감과 경쾌함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레트로마트에 전시돼 있는 수많은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내 스타일을 확실히 알게 됐다. 나는 무조건 '시끄럽더라도 청축!'이다.


기계식 키보드를 사기 전에 꼭 내 스타일이 청축인지 갈축인지 적축인지 경험해 보고 사길 권한다. 조용한데 타건감을 느끼고 싶다면 갈축과 적축을 선택하면 된다.


취향은 저마다 다를 테니 여기서 옳고 그름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게 맞는 스타일은 청축이었음을 알게 됐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니, 오해 없으시길!


일렉트로마트에서 주변에서 최고라고 추천받은 커세어 키보드는 체험해보지 못했다. 혹시나 하여 이 부분도 기록해 놓는다.


페나 키보드의 핫 아이템
'페나 전용 파우치'


특히 이번 페나 키보드에서 더욱 만족스러움을 준 아이템은 바로 '페나 키보드 전용 가죽 가방'이다. 정식 명칭은 '페나 전용 파우치'다. 가죽이 정말 고급스러워서 대만족이다. 품 가방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퀄리티다. 한 땀 한 땀 잘 만든 제품이라 추천한다.


요즘 서류가방을 하나 따로 사고 싶다는 지름신이 강림했었는데, 이걸 보는 순간 싹 사라졌다. 이걸 잘 사용하면 굳이 별도로 서류가방을 하나 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다.


설명서를 보니 마우스와 펜, 패드와 이어폰을 넣어서 다닐 수 있다고 나와있었다.


(C) 광화문덕


겉 표면에는 페나 각인이 되어있고, 안쪽에는 멋진 페나 로고가 새겨져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마지막으로
페나 키보드를 사용하며
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거치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너무도 정직하게 되어있다. 조금 각도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제조사가 이렇게 정직하게 세울 수 있도록 해놓은 것도 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믿기로 했다.


이 부분은 내가 익숙해지고 적응하면 되는 이슈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런 단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만큼 키보드를 치는 느낌이 좋고 경쾌한 소리는 내 마음을 너무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오그라들도록 페나 키보드 용비어천가를 쓴다면, 내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경쾌한 소리와 타건감을 선사해 주는 키보드다.



페나 키보드에서는 단축키도 지원한다


요건 나를 위한 메모이기도 하다. 아래 단축키를 사용할 것 같진 않지만, 일단 언젠가는 궁금해할 수도 있으니 이렇게 메모를 남겨놓는다.



좌측에 매크로바는 반복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일 때 유용했다. 잘 사용한다면 말이다.


페나 키보드를 사고 글이 더 쓰고 싶어졌다. 조금 무겁지만, 많이 시끄럽지만 그럼에도 내 삶의 글쓰기를 응원해 주는 하나의 멋진 장비를 장착한 기분이다.


시끄러운 스타벅스 카페에 앉아 갤럭시 버즈라이브를 귀에 꽂고 클래식을 들으며 나만의 글을 쓰면 딱 좋을 것 같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서 사용하면 민폐가 될 듯하여...


시끄러운 스타벅스에 앉아 이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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