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는 파이썬 이야기를, 수요일에는 좀 말랑말랑한 여행과 맛집 등에 대한 이야기를, 금요일에는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말이다.
지난달 초 호주 여행 기간 동안 잠을 줄여가며 작성한 초안을 한국으로 돌아와 열심히 정성껏 다듬어 발행한 호주 여행기는 7화를 마지막으로 종결됐다.
이제 앞으로 다가오는 수요일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또 다른 여행 이야기를 써보려고 고민 중이다. 아내와 아들과 어디로 갈지, 어디를 가야 우리 가족이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한 번 더 웃을지 고민하고 있다.작품소재 고민에 대한 고뇌랄까. ㅎㅎㅎㅎㅎ
요즘 글을 열심히 쓰려고 애쓰다 보니, 장비 욕심이 생겼다.
쇼핑이 나의 주특기라고 했던가...
이제 다시 주기적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나니, 글쓰기를 도와줄, 장비에 대한 욕망이, 물욕이 마구마구 솟구쳐 올라오기 시작했다.
주변에 키보드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많은 분들이 '기계식 키보드'를 추천해 줬다. 기계식 키보드가 주는 경쾌함에 빠져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 괜찮은 것을 사려면 기본이 20만 원 이상이었다.
가격이 있다 보니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나도 비싼 키보드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과 굳이 키보드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다.
그런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블루투스 키보드란 키워드로 인터넷 세상을 누비며 며칠 동안 정보를 수집했다.
'쇼핑할 때 기쁨은 구매하기 전까지의 물건탐색아니겠는가!!!'
그러다 타자기 모양의 레트로 디자인의 키보드를 보게 됐고, 나는 홀라당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너무나도 갖고 싶은 열망이 끓어올랐다
하지만 신중해야 했다. 가격이 꽤 있고, 타건감은 좋을지 몰라도 키보드 자판 배열에 따른 오타가 발생하면 아무리 보기 좋아도 빛 좋은 개살구란 걸 오랜 쇼핑 실패로 경험해서다.
차근차근 신중하게 면밀하게 탐색해 나가기 시작했다. 타자기 디자인의 레트로 키보드의 가격대는 다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가격대는 천차만별이었다.
일단, 사용자 리뷰를 열심히 찾아봤다. 우선 단순히 상품을 제공받아 쓴 '무조건 좋아요' 후기와 '상품소개만 해놓은' 후기는 묻지도 따지지 않고 걸러냈다. 그들이 올려놓은 정보는 어차피 해당 제조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는 뻔한 정보여서다.
난 실제로 사용해 본 결과를 가감 없이 써 놓은 소중한 후기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봤다. 그리고 하나씩 제하다 보니 타자기 레트로 블루투스 키보드가 한 개가 남았다. 바로 '페나 키보드'였다.
그래서 질렀다. '페나 키보드'. 페나 키보드를 받자마자 든 생각은 단 하나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서 타이핑하며 글을 쓰면 그 어떤 피아노선율보다 아름다운 소리로 들릴 것 같다
지금도 이렇게 키보드 한 자 한 자를 누르면서 느껴지는 그 쫀득쫀득한 촉감에 글 쓰는 것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쓰고 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내 감성을 글로 적으면 이렇다.
눈을 감고 내 마음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키보드 자판을 누르면 마치 마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평온함이 찾아오는 것 같다.
너무도 매력적인 키보드다
(C) 광화문덕
기계식 키보드가 주는 감성, 청축이 주는 감성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내게 페나 키보드는 청축 그 이상의 것이다.
페나 키보드는 기계식 청축 키보드가 주는 타건감과 타닥타닥하는 경쾌함에, 시각적인 레트로 감성까지 더해지니 내겐 그 어떤 키보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키보드다.
글 쓰는 로망이 있는 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내 마음속 이야기, 내 삶을 조용히 기록하며 여생을 보내고 픈 그러한 욕망 말이다.
페나 키보드가 나의 남은 여생에 동반자가 되어 나의 그러한 감성을 채워줄 것이란 설렘이 든다.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타닥타닥하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쫀득쫀득한 타건감을 느끼고 있노라면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글을 쓰는 자체가 힐링이 된다는 것 자체가 글쓰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큰 행복이라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페나 키보드 실제 사용 후기
페나 키보드를 일주일 정도 사용하면서 열심히 키보드를 쳤지만, 키판이 너무 작아서 손가락이 자꾸 이상한 곳을 찍어서 나는 오류는 없었다. 동그란 키캡으로 인해 오타 걱정을 할 수도 있는데 내 경우에는 그런 스트레스는 없다.
다만 잠시 대기모드로 들어가거나, 모바일에서 컴퓨터로 연결을 바꾸거나 할 때에는 약간의 딜레이가 있지만 그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큰 이슈는 아니다. 몇 초도 안 걸리는 부분인데 마음이 급해서 키보드 탓을 한다면 그런 것까지 어찌 다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에서다.
확실한 것은 몇 초 딜레이 되거나, 페어링이 잠시 끊겼다가 붙는 과정에서 키가 정상적으로 입력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키보드를 칠 때마다 느껴지는 쫀득쫀득함과 함께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러한 딜레이는 얼마든지 인내하며 참을 수 있는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페나 키보드를 사용하기 전 내 생에 최고의 키보드는 구형 레노버 X200에 탑재된 쫀득쫀득한 내장 키보드였다. 레노버를 수집하는 이유도 오래된 구형 레노버 키보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만의 감성이 있어서였다.
그런데 페나 키보드를 사용하고 나서 X200 키보드를 사용해 보니 뭔가 싱거운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난 페나 키보드에 길들여져 버린 것이다. 비싼 만큼 만족도가 크다. 부디 고장 나지 않고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역지사지를 생각해 본다
일단 이 글을 읽을 독자분들을 예상해 보면, 페나 키보드 또는 타자기 레트로 키보드를 찾아보다가 유입되었을 수 있다. 아니면 전반적인 예쁜 블루투스 키보드를 검색하다가 이 글을 보셨을 수 있다.
이 글을 찾아오신 목적에 대한 답도 해드려야 하겠기에 내가 블루투스 키보드를 고를 때 고려했던 사항들에 대해서 설명해 보면 이렇다.
1. 블루투스 연결이 2개 이상 가능한가
2. 타자기 레트로 디자인인가
3. 블루투스 연결하고 타이핑을 할 때 두 번 눌려지거나 하는 등의 기능적 오류가 없는가
4. 고급지고 타건감이 좋았으면 좋겠다
5. 희소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위의 5가지였다
여담으로 3번의 경우 정말 할 말이 많다. 저가 블루투스 키보드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서 돈만 버린 적이 너무도 많아서다.
판매한 곳에서는 환불은 안된다고 하고 결국 해당 사무실에 전화해 보니 택배로 보내거나 직접 찾아와야 살펴본 뒤에 고쳐준다고 하는데 사실 2~3만 원짜리 제품인데 택배비 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 또는 직접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서 그냥 집에 쌓아둔 블루투스 키보드가 많기도 했다.
내가 구매했던 키보드 종류가 궁금하다면 아래 블루투스 키보드 리뷰 편을 참고해 주길 바란다. 10만 원 이하 저가형 블루투스 키보드는 거의 모든 제품을 다 써봤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