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기억해야 할 조각들
11화
실행
신고
라이킷
13
댓글
1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광화문덕
Dec 29. 2023
감기가 원래 이래 독했었나...
오랜만에 함께하니 정신 차리지를 못하겠구나
2023년 12월 23일부터 황금연휴 기간
난 감기와 동침했다.
23일 오후부터 콧물에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24일부터는 조금씩 바이러스가 내 몸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했다.
24일 오후 아들의 공연이 마치고 교회 모임을 마무리하고 나서 집에 돌아오니 너무도 체력이
떨어졌다.
내 몸속 바이러스가 더욱 활개를
치며
내 정신까지 좀먹기 시작했다.
약국으로 향했다.
연휴기간에도 먹아야 하니
감기약 2통을 사 왔다.
약을 먹기 위해
배를
채우고 약을 두 알 먹고
겨울이불을 두 겹이나 덮고 잠을 청했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어느 것이 꿈이고 어느 것이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정신은 혼미해지고 온몸은 땀범벅이 되어있었다.
25일
새벽이
됐다.
이제 내 몸이 바이러스가 된 느낌이다. 약을 먹기 위해 간단히 배를 채웠다.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누워 눈을 감았다.
문을 뜨니
점심시간이
됐다.
약을 먹기 위해 다시 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이불속으로 몸을 뉘었다.
꿈을
계속 꾸었다. 꿈속에서
계속 생각했다.
'
이건 꿈일까 현실일까
'
눈을
떠졌다.
어둠이 내렸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다.
약을 먹기 위해 배를 채웠다.
그리고 다시 두툼한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2
6
일이 됐다.
조금씩
바이러스가 내가 이제 조금씩 지겨워지기 시작했는데 나를 놓아주는 느낌이다. 정신이 조금씩 또렷해지는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약을 먹기 위해 배를 채우고 잠이 들었다.
점심이 지나고 저녁이 됐다.
이제 무언가를 잠시 할 수 있을 정도 집중할 정도의 에너지가 생겼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일 출근을 위해 배를 채구고 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
27일
새벽.
다행히 일찍 일어나는 데 성공했다. 오늘은 프로필 촬영이 있는 날이라 꽃단장하고 나왔다.
출근하고 오후가 되니 이제 내 바이러스가 내게 결별통보를 한 것 같은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아직 나의 모지란 미련 때문에 바이러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지만 그래도 내가 나로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필 촬영도 덕분에 또렷한 정신으로 임할 수 있었다.
28일.
아들과 혜화역 NC소프트가 마련한 자기 주도형 체험관인 '프로젝토리'에 왔다. 코맹맹이 소리가 아직도 감기가 나와 함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29일 새벽 5시 반.
출근을 위해 일어났다. 회사 메일이 와있었다. 프로필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고 놀랐다.
내 얼굴이 원래 이렇게 너부대대했던 것인지 감기바이러스로 인해 부어서 그런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사진은 남들이 나를 보는 모습이라 생각해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다. 살이 좀 많이 찌긴 했다.
이제 코맹맹이에서 내 목소리도 곧 되찾을 거란 기대하며 출근길 이렇게 2023년 12월 23일부터의 내 단조로웠던 날들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 시각 2023년 12월 29일 오전 7시 40분이다.
문득 이번 감기를 겪으며 인생사란 무엇일까에 대해 꿈속에서 나와 대화를
나눴다
.
되도록
술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경계하며 또렷하게 사는 삶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앞으로 건강에도 더 신경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바이러스가 몸과 정신을 지배하는 삶을 살아보니 술이 내 몸과 정신을 지배했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내가 아니고 바이러스였을 뿐이었다.
정신을 내가 아닌 다른 것들에 빼앗기지 말자. 감기가 원래 이렇게 독했던 건지 아니면 오랜만에 겪어서 혹독하게 느껴지는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예방주사를 잘 맞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애써야겠다는 마음이다. 이제 그럴 나이가 됐다.
'
내년에는 더 애쓰며 더 부지런히 더 건강하게 살자'는 말로 올해를 마무리하며 내년을 다짐해 본다.
올해에도 제 브런치 글을 좋아해 주시고 구독해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 올립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하루하루 마음속 깨달음을 담아내도록 애쓰겠습니다.
모두 건강한 연말 보내시고요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바, 모두 이뤄내시는 한 해가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내년에도 제 글 많이 사랑해 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몸도 마음도요!
- 광화문덕 올림 -
keyword
감기
연말
인생
Brunch Book
기억해야 할 조각들
09
말이 곧 나다
10
조금 부족하면 어때
11
감기가 원래 이래 독했었나...
12
걸어서 20분보다 대중교통 2시간이 더 좋아
13
50대가 되어간다는 건...
기억해야 할 조각들
광화문덕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