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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r 25. 2024

예쁜 쓰레기가 돼도 좋아

일본 오사카 여행④ 캐릭터에 스토리를 입혔어도 고퀄이어야 한다

'여행하며 글쓰기'는 '광화문덕'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마음속 울림들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단순히 여행을 하면서 맛집을 소개하는 글은 지양한다. 그보다는 '광화문덕'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관찰 속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나누고자 한다. 이 기록들이 소상공인 및 기업 혁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디 나의 글이 이 글을 보는 독자분들의 마음속에 변화와 혁신의 씨앗이 되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광화문덕]


"너 무지 좋겠다"


친구가 내게 웃으며 농담하듯 소리친다. 그 이유는 바로 사무실에서 내 자리가 바뀌어서다. 업무도 바뀌었다 보니 내 자리에 있는 물품을 동료들이 최신 모델로 바꿔줬다. 그걸 본 동료가 시샘하듯 내게 건넨 말이다.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겉으로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데... 내게 주어진 미션과 그동안 내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온 것들을 그와 그 주변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내 자리에 바뀐 새 물품에만 의미를 둘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런 것들을 상세히 말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내가 하는 말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니 말이다. 오히려 내가 말을 많이 하면 그것이 내게 흠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난 그저 내 자리에서 묵묵히 앉아서 다시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 할 뿐이었다.


"위이이이이잉 위이이이잉"


갑자기 진동소리가 울렸다. 워치 알람인가 손목을 봤다.... 그렇게 사실상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여행 날이 밝았다.


오늘 새벽 일기 쓰기를 마치고, 아침 6시 정각에 알람을 설정해 놓았다. 주변에 피해가 될듯해 진동으로 해놓고 머리맡에 두고 잤다. 보통은 전자파로 해롭다고 해서 머리맡에 두고 자지는 않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벌써 6시구나'


오늘 유니버설스튜디오에 아침 일찍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찍 일어나 챙겨야 한다.


'헛 몇 시지?'


오전 6시에 울리는 알람을 끄고 잠시 눈을 감은 것 같았는데 시계를 보니 6시 50분이다. 계획은 7시 출발이었는데 아들도 아내도 피곤했는지 꿈나라다. 아내와 아들을 깨우고 출발준비를 시작했다.


기왕 만들 거라면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아침은 사발면이다. 아내는 일본 최고 인기라면인 니신라면을, 아들과 난 컵라면박물관에서 만든 라면을 먹기로 했다.


내가 컵라면박물관에서 만든 컵라면은 칠리토마토 분말스프에 귀요미 마스코트 삐약이를 듬뿍 넣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컵라면을 만들고 싶었고, 그것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사실 컵라면 제조 요청할 때 직원 분이 삐약이로 올인하는 것을 보시며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었는데, 실제로 맛을 보면 기가 막히게 맛있다!!!!! 나의 선택은 탁월했음을 맛으로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사실 컵라면박물관에서 제공해 준 칠리토마토 분말 가루만 들어가도 충분히 맛있다. 거기에 듬뿍 들어간 쫄깃쫄깃한 삐약이 고명이 식감을 더해주니 더욱 맛과 향, 여기에 식감이 더해져 즐거운 맛이 된 듯하다.


아내의 초이스도 탁월했다. 맛을 보니 면발이 무척 부드러웠고, 큼직한 건더기도 식감을 더해줬다. 니신라면 중에서도 이유 있는 1등 라면이라는 데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맛이었다. 맛있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이동했다. 오전 8시도 안 된 시간인데 이미 놀이기구 속 탑승객의 소리가 한가득하다.


입장 대기줄은 길었지만 생각보다 금세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아들!!! 아빠가 사 줄 테니 우리 모자 하나씩 사까?"


"좋지~"


아들과 난 입장하자마자 기념품 숍에 들어갔다. 거기에는 마리오와 쥬라기 공원, 해리포터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가격도 엄청났다. 그럼에도 모두가 즐거운 얼굴로 쇼핑하고 있었다. 가성비가 좋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곳은 그런 곳이니 말이다. 단 중요한 건 여기서만 살 수 있고 여기서만큼은 과하게 하고 다녀도 그것조차 센스로 보여진다. 그것이 이곳이 가진 마법이다.


아들은 슈퍼마리오 루이지 코스프레를 했다. 모자와 집업 자켓 그리고 장갑까지! 난 버섯모자가 너무도 쓰고 싶었다. 평소에는 쓰지 못하겠지만 너무도 마음에 들어 샀다. 나이가 들어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강렬히 원했다.


"그래 오늘만큼은 사자! 귀여운 쓰레기라도 좋다. 오늘을 충분히 즐기면 된다!"


아들 루이지 세트와 내 모자 해서 약 15만 원 정도다. 아들이 루이지 옷을 입고 슈퍼마리오 게임 속 주인공처럼 팔을 들고뛴다. 내 머리에 얹어진 버섯을 버프 챙기듯 툭툭 친다.


기분이 그다지 유쾌하진 않았지만 아들이 즐거워하니 썩소를 날려줬다.


해리포터존은 아이디어의 결정체!
아이템 결제자만 즐길 수 있는 공간


해리포터존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해리포터 영화 오프닝 곡이 흐른다. 해리포터 망토와 스웨터, 머플러, 안경 등 액세서리까지 이 모든 것이 주변과 어우러져 실제 해리포터 영화 속에 온듯한 착각을 준다. 그 덕에 기념품 숍에는 코스프레하려는 인파들로 인산인해다.


해리포터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마법지팡이 판매 샵도 그 모습 그대로다. 판매직원들도 영화 주인공이 된 듯 오며 가며 인사를 권한다. 다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 해리포터 영화 주인공이다.


또한 유니버설스튜디오의 모든 직원들은 아이템 구매자들에게 "귀엽다", "잘 어울린다", "정말 멋지다" 등의 감탄사를 아낌없이 쏟아내며 구매자로 하여금 구매한 것에 대한 심리적 보상도 더해주고 있었다.


해리포터 존 곳곳에는 마법자팡이로 마법을 연마할 수 있는 존들이 다양한 콘셉트로 설정돼 있다. 이곳은 마법지팡이가 있어야만 체험할 수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설정인가. 모션카메라와 이와 연동한 효과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즐거워한다.


루이지로 변신한 아들도 마법지팡이를 들고 열심히 주문을 외우며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른다. 마법사가 된 것처럼 말이다.


마법지팡이를 구매한 이들이 마법실패로 인해 좌절하지 않도록 마법 연마를 하는 장소마다 직원분들이 상주하며 마법지팡이 구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마법지팡이를 휘두른다고 무조건 모션카메라가 작동되는 것은 아니었다. 정확한 동작을 해야 하고, 마법지팡이를 휘두를 때 너무 크게 해서도 안되고 너무 작게 그려도 안 되는 것 같았다. 일정한 룰이 있어 보였다. 그렇다 보니 도움을 주는 직원이 없으면 마법지팡이 구매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게 되고, 이는 곧 추후 부정적 후기로 이어져 사람들이 마법지팡이 구매에 소극적이 되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우려가 생긴다.


이러한 악순환 고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많은 이들이 마법지팡이를 사서 멋진 마법성공을 하도록 직원들은 도와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마법지팡이가 있어 해리포터존이 더욱 즐거웠다는(높은 구매 만족도) 후기, 거기에 마법지팡이를 꼭 구매해서 마법시연에 동참하라는 추천(구매 권유) 후기 등으로 관광객의 자발적인 긍정적 참여에 따른 선순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들의 모습은 정말 해리포터 영화에서 본 이들의 표정연기까지 마스터한 듯 보였다. 말투와 톤해리포터 영화 주인공처럼 하도록 훈련을 받은 듯 보였다. 마법지팡이를 들고 마법시연장 앞에 서 있는 순간만큼은, 정말 해리포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도록 말이다.


캐릭터가 확실하면 공포를 팔지 않아도 꿈과 희망의 공간이 된다. 예쁜 쓰레기라도 모두가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도 오히려 즐거워한다. 오늘도 엄청난 영감을 얻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사이다+콜라로 맥주색을 만들고
버터크림을 얹으니 시그니처가 됐다


해리포터 존에서 버터비어를 맛봤다. 이 역시도 엄청난 대기줄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지만 모두가 얼굴표정이 밝다.


버터비어는 맛보니 사이다에 콜라를 넣어 맥주색을 만들고 거기에 버터크림을 얹어놓은 느낌이다.


많이 먹으면 속이 엄청 느끼하다. 난 두 모금 먹고 그쳤다. 버터크림은 연인들에게 인기가 많아 보였다.


버터비어를 한 모금 마시면 윗입술에 거품이 예쁘게 묻게 되고 연인들은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애정행각을 벌였다. 그 거품을 그들 입술로 닦아주며 애정 과시했다.


'ㅎㅎㅎ 그럴 때가 있었지 ㅎㅎㅎ'


해리포터에서 캐릭터를 가져와
아카펠라를 입히니 시그니처가 됐다


아카펠라 공연도 했다. 마법두꺼비란 존재를 이끌어낸 기획이 빛난 공연이었다. 해리포터 스토리와 맥락도 이어지고 멋진 라이브 공연을 만들어냈다.


결국 뻔할 수 있는 공연일지라도 어떤 스토리를 입히고, 어떤 아이디어로 연계성을 갖도록 하느냐가 관건인 듯했다.


단 치밀해야 한다. 연계성이 엉성하면 안 하니만 못하다. 관광객은 바보가 아니다. 그리고 놀이기구를 타러 갈 시간에 흔하고 뻔한 공연을 봐줄 시간이 많은 한가한 이들도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간단히 배를 채우기 위해 조스 앞에 마련된 스낵코너로 갔다. 피자와 음료를 먹었다. 피자 역시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스타일이었는데 꽤 맛있었다.


기존 프랜차이즈를 입점하기보다 이런 스낵류는 자체개발해서 계열사로 운영하는 게 더 경영관점에서는 낫다고 생각한다. 디저트류는 입점을 허용해도 되지만 메인 스낵류는 차체개발해서 상품화하는 게 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측면에서도 오늘 맛본 피자는 훌륭했다. 여기에 와야 맛볼 수 있으니 더 가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아들은 조스를 체험하러 가고 난 잠시 의자에 앉아 쉬었다. 오늘 첫 쉼이다.


스토리 없는 공포보다
스토리가 있는 공포가 더 낫다


주라기공원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익룡 캐릭터를 가져와 공포를 더했다. 익룡의 자유롭게 회전하는 모습에 놀이기구의 공포를 증폭시켰다. 보는 이마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모두가 그런 놀이기구 아래에 서서 넋을 놓고 쳐다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들이 '더 플라잉 다이너소어'를 타러 가겠다고 했다. 뭔가 해서 봤더니 옛날말로 88 열차의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내게는 거꾸로 타는 모습만 봐도 공포스러웠다.


익룡을 타고 하늘을 누빈다는 콘셉트인데 익룡이 정말 익살맞은 비행을 한다. 앉아서 타지만 기본적으로 하늘에 매달려 타다가 360도 회전하고 하고 회전하고 또 회전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것 같은 느낌이다... 내게는 그랬다...


"아빠 심박수가 52까지 떨어졌어"


타고 나온 아들의 소감이다. 아들이 대기하는 동안 갤럭시워치 4 심박수 측정 기능을 사용했던 것 같다.


"소리도 질렀어?"


"응!"


아들은 웬만한 놀이기구에서는 웃으며 타는데 '더 플라잉 다이너소어'는 무섭긴 무서웠나 보다.


벌써 1시 반이 됐다. 아들은 오늘을 마음껏 즐기는 중이다.


고퀄리티 퍼레이드면 섭섭하지
다 함께 춤추는 댄싱타임정돈 있어야지


우리는 퍼레이드 공연을 보기 위해 '할리우드존'으로 이동했다. 날이 참 좋다. 아들의 루이지 초록색과 파란색이 화사하게 빛난다.


아들이 착용한 루이지 아이템에 대한 아들 만족도는 구매한 비용 그 이상이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다니는 동안 정말 루이지가 된 것처럼 방방 뛰어다니며 이곳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들 사진이 워낙 멋지게 잘 나와 셀카를 찍어보고 놀랐다. 파마하고 있는 아저씨 같아서다. 버섯모자를 쓴 내 모습은 파마 중엔 아저씨일 뿐이다. 상상 속은 귀여움이 조금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걸 상상과 현실 속 괴리라고 부르는 거겠지...'


그럼에도 버섯모자를 산 내 만족도도 최고였다. 여기서 아니면 언제 쓰고 다닐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정말 써보고 싶은 아이템이었다. 버섯모자가 내 나이와 나의 생김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좋았다. 마치 10대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서 동심이 활짝 피어나는 느낌이었다.


굴뚝 통로를 타고 들어가니
게임 속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네


퍼레이드가 끝나고 우린 '슈퍼닌텐도월드존'으로 이동했다.


슈퍼닌텐도월드 공간 설계를 기가 막히게 해 놨다. 슈퍼마리오의 아이덴티티인 공간 이동 때 사용하는 통로를 그대로 접목시켜 입구를 지나 '슈퍼닌텐도월드'에 들어섰을 때 드라마틱한 광경을 보도록 설계해 놓은 것이다.


그야말로 장관이 연출됐다.

(C)광화문덕


이곳은 모든 것이 고퀄리티였다. 닌텐도 게임의 '슈퍼마리오' 타이틀 속 세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디테일을 잘 살려내서 허접한 놀이동산이 아닌 정말 슈퍼마리오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내 눈앞에 펼쳐진 '슈퍼마리오'가 사는 세상을 보며 어릴 적 동심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나이도 잊고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내가 더 늙기 전인 40대에 여기에 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었다. 셀카도 열심히 찍었다. 그만큼 난 설렜다.


포토이벤트에서 만난 슈퍼마리오와 루이지 그리고 공주님은 게임 속 캐릭터 고퀄리티 그 모습 그대로였다. 같이 사진 찍고 싶을 정도였다. 어설픈 망토를 입은 연기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모자부터 발끝까지 장인정신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만들어야 고객이 감동한다. 그래야 지갑을 연다. 잠깐의 상술로 보이면 역효과가 난다. 아낌없이 투자하여 그 이상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수익실현 방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전략은 그런 것이다.


루이지가 루이지로 변신한 아들을 보며 가던 길을 멈춰 섰다. 포토이벤트 타임이 끝나고 잠시 쉬러 들어가는 중이었는데, 아들을 보더니 멈춰 서서 '네가 나인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아들을 향해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 하나의 제스처로 아들은 더욱 오늘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즐거워했다.


닌텐도 게임 마리오카트와
AR이 더해지니 가상현실 속으로


신나는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마리오카트를 타러 이동했다.


마리오카트는 인기가 많았다. 솔직히 단순히 범퍼카인가 싶어 나는 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려고 했지만, 아내와 아들이 함께 타보자고 무서운 거 아니라고 하는 독려에 함께 타러 들어갔다.


들어가서 깨달았다. 나의 편협한 아집이었다. 가족 덕택에 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걸 타본 것은 내게 큰 축복이었다.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어서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정말로 기대하지 않았던 신기술로 무장한 마리오카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리오카트 성안으로 들어가자 고퀄리티의 인테리어 장식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나는 진정으로 마리오팀이 된 듯했다.


그리고 거대한 사슬을 보며 이렇게 디테일함과 엄청난 퀄리티의 구조물을 만들어 낸 것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왜 이렇게 대기시간이 긴 걸까?'라며 기다리는 동안 푸념을 했지만, 막상 탑승장에 오니 마리오카트 성 직원들은 더 많은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부단히 태워 보내고 또 태워 보내고 있었다.


정말 탑승객이 많아서 생기는 대기줄이었고, 그에 따른 대기시간이었다. 최선을 다해 불필요한 대기시간이 없도록 사람들이 내리는 즉시 바로 대기시켜 태워 보내고, 앞선 대기자들이 타는 동시에 바로바로 대기줄로 탑승객들을 보내도록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마리오카트 성에서는 플레이 시간에 더 많은 고객감동을 주기 위해 AR을 접목했다. 신기술 덕택에 오르락내리락 경사를 급격하게 주지 않았음에도 스릴이 넘쳤다. 마치 닌텐도 게임 속 마리오카트 주인공이 된 듯해 더 즐거웠다. AR 접목의 승리다.


마리오카트가 끝나고 다시 만난 '슈퍼마리오월드'는 경이로웠다. 게임 속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아 볼 때마다 설렘이었고, 볼 때마다 너무도 즐거운 기분이었다. 정말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마음이 신나 했다.


마리오카트의 아이디어 아이템
 마리오밴드로 부가수익 창출


마리오카트 성의 눈부신 아이디어 상품은 바로 '마리오밴드'다. 마리오카트 성을 찾는 이들에게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주고, 슈퍼마리오월드 입장에서는 부가수익을 올리는 아이템 이어서다.


나는 '마리오밴드'가 마리오카트 성 기획자들의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사실 마리오밴드는 없어도 그만이다. 마리오밴드 버프가 있어 점수를 많이 낸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 기분 정도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해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은 아이들이 기왕이면 더 즐거운 경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리오밴드'를 사서 아이들에게 쥐어준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여기에 하나 더 마리오밴드에 캐릭터를 입힘으로써, 마리오밴드는 하나의 패션아이템이자, 수집아이템으로서의 가치도 지니게 됐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새로운 수익 창출의 모범답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리오밴드야 말로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고객과 수익 모두를 잡은 효자 아이템 아닐까!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며 마리오월드를 나왔다. 그리고 핫도그를 먹었다. 핫도그는 빵과 소시지뿐이었다. ㅎㅎㅎ


피자가 참 맛있었다! 피자를 그리워하게 할 전략이었다면 대성공이다!


우리는 미니언즈 존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워터월드존을 보게 됐다. 오후 5시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걸 보고 우리도 함께 보기로 했다.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과
특수효과의 집합체로
아이덴티티를 확보했다


워터월드에서 스턴트맨분들의 심을 느꼈다. 그들은 열연했다. 게다가 워터월드 1회 공연을 위해 엄청난 특수효과를 사용했다. 말 그대로 리얼액션에 모든 것이 실제 하듯 효과를 준비했다.


이날은 꽤 쌀쌀했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마치 체감온도는 영하였다. 그럼에도 배우분들은 반팔에 살갗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열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이 인생의 마지막 공연인 듯 최선을 다해 보여주셨다.


그리고 워터월드의 스케일에 찬사를 보낸다. 어떤 스케일인지는 직접 봐보면 안다. 공연을 위해 준비한 수많은 스태프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스포일은 하지 않겠다. 기회가 된다면 꼭 보시길 권한다.


돈 주고 봐야 할 액션 영화 한 편을 무료 상영한 느낌이다. 예전 미국 디즈니랜드에서 겨울왕국 뮤지컬을 봤었을 때처럼 엄청난 고퀄리티다.


특수효과도 아낌없이 보여준다. 무료로 보여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할 정도로 폭발한다.


미니언즈 영화를 봤다면
미니언즈존은 그 자체로 환상적이다


미니언즈 존으로 왔다. 역시 미니언즈는 그 자체로 사랑이다.


미니언즈를 수집하듯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미니언즈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우리에게도 미니언즈 같은 ip가 있었다면 ㅠㅠ 우리에게는 카카오의 라이언이라는 캐릭터는 있지만 스토리가 없다. 생명력을 불어넣어 줬으면 하는데 내게 라이언은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 그냥 귀여운 인형일 뿐이다.


얼마나 캐릭터의 생명력이 느껴지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귀욤 터진다. 그리고 미니언즈 존에는 미니언즈들이 쉴 새 없이 속삭인다. 수다쟁이 미니언즈... 그럼에도 너무 좋다. 미니언즈들에 둘러싸인 지금이.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에서
꼭 사신 물품 면세받으세요


이제 문을 닫을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TAX FREE'를 받아야 한다.


할리우드존을 지나 'TAX FREE'를 해주는 출구 쪽으로 이동했다.


'TAX FREE'를 해주는 '스튜디오 기프트'는 출입구 쪽에서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 오후 8시까지만 하니, 그전에 가서 세금 면제를 받아야 한다.


오후 7시가 넘으면 급격하게 대기줄이 길어지니 미리미리 받아두는 것이 좋다.


면세를 받으려면 ①여권 ②구매 품목이 적혀 있는 구매 영수증 ③ 구매한 물건 모두를 가지고 가야 한다. 그래야만 면세를 받을 수 있으니 꼭 챙겨가야 한다.


오늘도 에너지를 불살랐다.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냈다. 아들과 아내도 모두가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을 뒤로하고 배고픔을 달래러 인근에 있는 규카츠 집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아들과 갈만한 곳으로 검색하니 여기가 괜찮아 보여서였다. '규카츠(牛カツ)'라는 게 한국에서도 꽤 유명하기도 해서 일본에서 맛보면 좋겟다고 생각한 것도 있다.


규카츠는 소고기에 빵가루 옷을 입혀 튀긴 음식으로, 돈가스(豚カツ)의 소고기 버전이다. 규카츠는 와사비와 간장, 소금에 찍어먹는게 일반적이다. 소고기라는 특성상 레어로 튀겨내기도 한다. 그래서 규카츠는 어지간해서는 고급 돈가스 정도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직원들은 친절했고 무엇보다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돼서 그게 더 좋았다. 가격이 싼 집은 아니다. 그동안 한 끼 식사로 지불한 식당들과 비교하면 꽤 비싼 집이다.


여기서도 맛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으려 했지만, 가격대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내심 기대를 한 것 같기도 하다.


이곳은 나름대로 규카츠를 먹는 방법도 있었고 직원이 친절하게 손님에게 먹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내게 중요한 것은 맛보다는
가게의 전반적인 느낌이다


사실 난 어딜 가든 맛보다는 가게의 친절도와 청결도, 가게 내 소음 등에 신경을 더 쓰는 스타일이다. 그 가게를 갔는데 아무리 내 입맛에 맞다고 하더라도 뭔가 자꾸 급하게 먹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장하는 식당이라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아무리 줄서서 먹는 맛집이라고 소문났다고 하더라도 사장님이나 직원이 손님에게 쌀쌀맞게 대하거나 위생상 불결한 모습을 보게 되면 다시는 가지 않는다.


내 나름의 기준은 이렇다. 돈을 지불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구매하러 온 손님이다.


가게 사장님은 가격을 비싸게 책정했다면 비싼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의 비싼 서비스 비용이 추가돼 있는 것이다.


손님도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싼 곳에 갔다면 손님은 저렴한 식사를 하러 간 것이니 너무 과한 서비스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분식집에서 물은 셀프인 것이 당연하다. 인건비를 줄여 저렴하게 팔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우리 가족은 모두 동일하게 '미듐레어'로 규카츠를 시켰는데, 우리 가족이 받은 규카츠의 굽기는 저마다 제각각이었다. 내꺼는 '웰던'에 가까워 좀 퍽퍽했고 아내꺼는 '미듐'으로 꽤 괜찮았다고 했다. 아들은 '미듐레어'처럼 핏빛이 돌았지만 아들이 먹기에 육질이 부드러웠고 괜찮았다고 했다. ㅎㅎㅎ


여기서는 아사히 맥주를 도저히 시키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가격이 있기도 했지만, 맥주 가격이 꽤 비싸서 그냥 편의점에서 사먹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왜 내꺼만...... 아흑.. ㅠ_ㅠ'


여행하며 글쓰면서
행복해 하는 나를 발견한
소중한 여행이었다


맛있게(?) 늦은 저녁을 먹고 우린 숙소로 이동했다.  오늘이 사실상 오사카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내일이면 오사카를 떠나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서 출장온 기분마저 들었다. 그리고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여행하며 글쓰기'를 통해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 연재가 시작된 계기이기도 하다.


연재가 끊기지 않도록 부지런히 여행하며 글쓰기를 해야 한다. 꼭 해외가 아니어도 부지런히 여행하며 글쓰기를 이어나가도록 부단히 애써야 한다.


무섭고 두려운 일본 여행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던 날들이었음에 감사한 날들이었다.


다음에는 또 어디에서 어떤 마음속 울림들이 내게 속삭일지 기대된다. 숙소로 돌아와 나의 '여행하며 글쓰기' 동반자인 블루투스 키보드를 켜고 초안을 쓰고 잠을 청하던 하루하루가 너무도 행복한 날들이었다.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만 남았지만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또 어떤 마음속 울림이 내게 전해질지 기대된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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