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며 글쓰기'는 '광화문덕'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마음속 울림들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단순히 여행을 하면서 맛집을 소개하는 글은 지양한다. 그보다는 '광화문덕'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관찰 속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나누고자 한다. 이 기록들이 소상공인 및 기업 혁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디 나의 글이 이 글을 보는 독자분들의 마음속에 변화와 혁신의 씨앗이 되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광화문덕]
오늘 새벽 1시 조금 넘은 시각까지 여행일기 초안을 작성하고 잠을 청하고 누워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 것 같은데 아침 8시가 됐다.
셋째 날의 아침이 밝아왔다.
오늘은 교토 나들이 가는 날이다.
"가면서 교토에 대해서 공부한 뒤에 우리에게 핵심만 좀 알려줘"
아내가 내게 미션을 줬다. 오사카역에서 교토철도박물관까지 50여분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위키백과를 열고 교토시에 대한 정보를 찾아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교토의 역사
교토는 일본 도시 가운데 여덟 번째로 인구가 많으며. 본디 794년부터 1869년까지 일본 수도였다.
교토(京都)에는 6, 7세기부터 한반도와 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도래인들이 정착했다고 한다. 8세기에 강력한 불교 신자들이 황실의 직무에 관여하게 되었고 천황은 불교의 영향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수도를 이전하였다. 794년에 간무 천황이 수도를 나라(奈良)에서 교토로 옮겨 헤이안쿄(平安京)라 했다 하여 일본 역사에서 헤이안 시대가 시작됐다고 한다. 교토는 1868년 메이지 유신 때 수도를 도쿄로 이전하기까지 일본 수도였다.
가마쿠라 시대, 무로마치 시대를 거쳐 꾸준히 성장하던 교토는 1467년 오닌의 난으로 상당 부분이 불타 없어졌다.
무로마치 막부 중기에는 아시카가 요시마사의 별장이 있던 교토의 히가시야마의 이름을 딴 히가시야마문화의 발전으로 노, 다도, 화도, 렌가, 정원 등이 발달하였다.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 막부를 세우고 교토 소사대(京都所司代)를 두어 교토를 다스렸다.
교토는 에도, 오사카와 함께 3도(三都)라 불렸다.
1869년 메이지 정부가 도쿄로 천도함에 따라 교토는 1,000년 이상 이어오던 수도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문화 도시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그러나 새 천황의 정식 즉위식은 계속 교토에서 치러졌다.
미국은 2차 대전 말에 원자 폭탄의 목표로 일본의 정신적 중심이었던 교토를 검토했는데, 루스벨트와 트루먼 정부의 국방 장관 헨리 스팀슨이 유서 깊은 고대 도시를 파괴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공격 목표를 교토에서 나가사키로 수정됐다.
그 결과 교토는 마치야로 불리는 전통적인 주택 같은 전쟁 이전의 건물들이 보존된 몇 안 되는 도시가 됐다. 물론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전통 주택은 사라지고 있다.
1956년 9월 1일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정령지정도시로 지정되었다.
1997년에 교토는 온실 가스 배출의 감축에 대한 회의인 교토 의정서를 개최했다.
우리는 교토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와 오사카역으로 가는 62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익숙한 오사카역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다이마루 백화점이 보인다. 오사카역과 연결된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다.
그런데 어제와 그제는 보지 못한 광고판이 눈에 띄었다. 정확히 말하면 아들의 눈에 들어왔다. 광고판에는 포켓몬스터들이 알록달록하니 들어가 있다.
"아들, 여기에 포켓몬 센터란 게 있네~! 여기 잠깐 들러볼까?"
"응 가볼래!"
아내는 아들이 광고판 앞에서 멈춰 서자 포켓몬 센터에 들를 것인지 아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당연히 아들은 가겠다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평소 포켓몬을 수집할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들르지 못한 게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 잠깐 들렀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어디에 있느냐였다. 그렇다고 두렵지 않다. 내게는 파파고 가 있으니 말이다.
파파고를 열고 "포켓몬 센터가 몇 층에 있나요?"라고 말하고 번역한 일본어를 들고, 1층 안내실로 가서 문의했다. 안내해 주시는 직원분은 백화점 안내 책자 13층 페이지를 보여주며 그곳에 적힌 포켓몬센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셨다. 아주 나이스한 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했다.
나는 상기된 목소리로 아내와 아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 외쳤다.
"아들! 13층에 있대!!!"
운이 좋게도 우리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에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때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우린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에 내렸다. 그리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포켓몬스터에 닌텐도까지 여기가 천국이었다.
아들과 난 포켓몬스터를 보다가 그 앞에 자리하고 있는 닌텐도 매장으로 달려갔다.
커다란 슈퍼마리오 앞에 서니 어릴 적 추억 속에 감성이 마음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왔다.
세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
'슈퍼마리오'란 지적재산권 IP
어릴 적 패미콤을 가진 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 갔었다. 그 당시에는 패미콤을 가진 이가 권력자였다. 오락팩을 많이 가진 이가 최고였던 학창 시절이 있었다.
그때 슈퍼마리오 캐릭터 상품이 너무도 가지고 싶었다. 둥글둥글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지금은 슈퍼마리오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개발되어 닌텐도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듯 보였다. 동물의 숲은 닌텐도 스위치 대란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동물의 숲은 게임 콘셉트에 맞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 등을 캐릭터 관련 상품으로 내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동물의 숲은 아기자기한 나만의 공간을 꾸며가는 재미를 제공해주다 보니 캐릭터 아이템들도 커피포트, 저울, 냄비, 앞치마 등 생활용품이 주를 이루었다. 이 역시도 캐릭터가 지닌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캐릭터 상품군도 다방면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생각이 들었다.
슈퍼마리오는 닌텐도 대표주자답게 다양한 버전으로 전시돼 있었다.
슈퍼마리오뿐 아니라 닌텐도가 보유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렇게 세상 속으로 뛰쳐나와 있는 것을 보니 평소 인형에 관심이 없던 나도 자꾸 유심히 살펴보게 됐다.
게임에서 보던 캐릭터들을 이렇게 현실에서 마주하니 더 반가운 마음이었다. 가지런하다 못해 정갈하게 정리된 상품들을 보며 또 한 번 감탄했다.
군대에서 오와 열이 완벽하게 맞춰진 것처럼 그런 모습들이었다. 어디에도 흐트러짐은 없었다. 이것이 일본이라 생각했다.
아들은 정신없이 매장을 돌아다녔다.
'40대가 된 나도 이러한 마음일진대 아들의 마음은 더 심한 유혹에 휩싸이지 않았을까?'
닌텐도 게임팩을 보니 기분이 묘해서 사진을 찍었다. 여전히 게임팩을 출시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고, 이 또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니 그 또한 대단하다 생각이 됐다.
세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진 기업이 바로 닌텐도 아닐까 싶었다.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의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성, 영원불멸의 가치를 새삼 다시 느꼈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다양한 캐릭터들에 휩싸이니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분홍색 동그라미 모양의 주인공 커비도 1992년 4월 27일 첫 선보인 게임 캐릭터다. 자신이 사는 혹성 팝스타를 위협하는 악당들을 물리치는 모험으로, 시리즈 대부분 게임들은 퍼즐 풀기와 진행형 격투 게임 요소가 담겼다.
'별의 커비' 시리즈는 총 30종 이상의 게임들로 구성돼 전세계 4천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만큼 인기작이다. 닌텐도의 최다 판매량 프랜차이즈 순위권 및 최다 판매량 비디오 게임 프랜차이즈 50위권 안에 진입해있기도 하다.
"아들 이건 얼마야?"
아들이 작은 지우개 같은 곳에서 멈춰있어 물었다.
"잘 모르겠어... 아빠 한번 물어봐줘"
"좋아~ 내겐 파파고가 있으니까~! 파파고와 함께라면 정말 어디서든 여행이 두렵지 않다!!!! 아자아자!!!"
파파고 앱을 켜고 "이건 얼마인가요?"라고 말하고 번역된 일본어를 직원에게 보여주니, "여기에 꾹꾹 눌러 담고 닫으면 550엔이에요"라고 답해줬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950원인 셈이다.
요 지우개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 닌텐도에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닌텐도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그 때 핫템으로 6,000원에 판매했던 상품이었다. 당시 핫 아이템이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팔았을 당시보다 무려 1,000원 이상 저렴할 뿐 아니라, 여기에서는 개당 구매 제한도 없어 마음껏 살 수 있어 좋았다.
계획에 없던 포켓몬센터에서 우리는 1시간 여 동안 신나게 돌아다녔다. 그리고 아들은 캐릭터 지우개와 캐릭터 바인더와 샤프를 하나 골랐다.
포켓몬센터에서 예상치 못한 오랜 머무름으로 인해 아침 식사가 늦어져 배가 고파왔다.
내가 생각하는 식당 풍경은
나말고는 현지인이 식사하는 거야
오늘 아침은 '일본 가정식'이다. 일본에 왔으니 일본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식당을 가보자는 제안에 아내가 열심히 찾아내준 고마운 곳이다.
가게 앞에는 대기줄이 없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관광객은 우리뿐이었다. 모두 현지 직장인이나 주민들로 보였다.
우리 옆 테이블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이 한창이었고, 우리 뒤쪽 테이블에는 주민으로 보이는 어르신분들이 1인용 테이블에 앉아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계셨다.
우리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도 관광객은 '우리뿐'이었다. 그래서 여행온 느낌이 들어 좋았다.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을 가고 싶었는데 아내님 덕분에 이룰 수 있었다.
아들은 고기에 계란이 올라간 정식을 시켰고, 아내는 고등어 간장조림 정식을, 나는 간장으로 양념한 고기반찬이 있는 정식을 시켰다. 그리고 생맥주도 한 잔 더했다.
간장 양념이 짙게 배어 밥과 함께 먹으면 좋은 한 끼 식사였다. 그리고 생맥주 안주로도 괜찮은 조합이었다.
이번에도 싹 비웠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 교토시로 이동해야 한다.
교토시에 있는 교토철도박물관으로 가기 위해서다.
오사카우메다역에서 교토시로 가기 위해서는 한큐패스를 구매해야 한다.
한큐패스는 한큐라인 쪽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착오 없길 바란다.
한큐 라인에서 한큐패스를 구매하고 드디어 가쓰라역으로 출발이다. 한큐라인에서 가쓰라역으로 가는 탑승장은 1번이다. 사실 이것도 잘 몰라서 안내소 가서 파파고로 물어봤다. ㅎㅎ
커피 한잔이 너무나도 간절했지만 마시지 못했다. 아들에게는 교토철도박물관에 들어가야 하는 막중한 미션이 있었다.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었다...... ㅠ_ㅠ
사고 버리는 입장 영수증이 아닌
수집하는 즐거움을 준 입장권
입장권에는 기차 사진이 함께 적혀있어 수집하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 느낌이다. 간직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고 할까!
나 역시 기차를 수집하듯 사진을 찍었다. 하나하나 포토카드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찍었다.
보다 보니 일본의 1964년도 철도 내부인데 현재 우리나라 내부와 너무 똑같아서 씁쓸한 마음에 찍었다. 1964년도 철도 내부 모습이다.......
요건 은하철도 999가 생각나서 한 컷!
요건 어린 시절 동네 구멍가게가 생각나서 한 컷!
교토철도박물관은 정말 넓었다. 난 에너지가 방전 났지만 아들은 여전히 쌩쌩했다.
우린 청수사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 타는 곳으로 향했다.
교토수족관을 지나서 나오는 버스정류장에서 207번 버스를 타고 가면 나온다.
(왼쪽) 이 사진을 보면 예전 기자 시절 폴란드 여행갔을 때 내 모습이 떠올라 미묘한 감정이 교차되는 느낌이다. (오른쪽) 2015년 기자시절 폴란드 출장 당시 후배가 찍어준 사진
청수사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참 많았다. 세계 각국에서 온 이들로 인산인해였다.
아들의 사진 찍는 모습이 참 진지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설을 만들면
거리에도 이야기가 입혀져
주요 관광지가 된다
사실 청수사는 한 번 둘러보면 그만인 곳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썰이 더해져 이야기가 관광객들에게는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됐다.
바로 니넨자카(二年坂)와 산넨자카(三年坂) 거리다. 여기 이곳은 그냥 절(?) 관광지 앞에 즐비한 기념품샵 정도의 느낌 정도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평범할 수 있는 계단이 있는 거리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저마다 "조심해 조심해"라고 말하며 호기심어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찾아보니 여기 니넨자카와 산넨자카 거리에 입혀진 이야기, 썰이 그 이유였다.
썰은 이렇다. 니넨자카와 산넨자카 거리는 의료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아녀자들이 기요미즈데라에 순산을 기원하기 위해 오르던 고개였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조심하라는 의미가 더해졌는데, 니넨자카에서 넘어지면 2년 안에 죽거나 수명이 2년 줄고, 산넨자카에서 넘어지면 3년 안에 죽거나 수명이 3년 준다는 속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말로 '니넨'은 '2년'을 뜻하고 '산넨'은 '3년'을, '자카'란 '고개'란 뜻한다. 직역하면 2년고개, 3년고개인 셈이다.
그것이 구전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면서 니넨자카에서 넘어지면 2년 동안 재수가 없다, 산넨자카에서 넘어지면 3년동안 재수가 없다. 액땜을 하기 위해서는 '호리병'이나 '부적'을 사야 한다 등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이걸 기획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거리에서 넘어지면 두려움이 무조건 매출을 일으켜준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보다 더 좋은 전설이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여길 찾는 사람들은 잊지 못할 추억(?)과 기념품까지 얻어가게 되니 모두가 좋을 것 아닐까!'
어릴 적 TV에서 보던 '전설의 고향'같은 느낌인데,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 얽힌 다양한 전설이 있으니 그걸 잘 관광상품화 하면 우리도 더 관광객의 유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수사에서만 볼 수 있는
시그니처 스타벅스 매장
청수사를 나와 우린 스타벅스로 향했다. 카페인이 너무도 필요하기도 했지만, 이곳에 특별한 스타벅스가 있다고 해서 가보고 싶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짙은 어둠이 깔렸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 마음이 바빠졌다. 그리고 마침내 스타벅스 간판이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역시도 마케팅의 승리란 생각이 들었다. 청수사에 오는 이들은 전설이 담긴 거리를 지나면 스타벅스에 다다르게 된다. 얼마나 기가막힌 스토리라인인가!
게다가 이곳은 100년 전 목조건물을 개조해 만든 스타벅스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일본의 아이덴티티인 다다미 스타일도 내부에 반영해 놓았다. 이 얼마나 여행객을 위한, 여행객의, 여행객에 의한 돈쓰기 좋은 멋진 스타벅스의 작품인가!
우리나라에도 지역 특색을 살린
시그니처 스타벅스는 많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한국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스타벅스는 많이 있다. 서울 경동시장의 60년 전 폐극장을 리모델링한 '경동1960'점, 1919년에 지어진 100년도 지난 고택인 전통 고급 한옥을 활용한 매장인 ‘대구종로고택점’, 북한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더북한산점', 남한강 뷰가 시원하고 좋아 주말 아침이면 가족과 브런치를 하러 자주 찾는 '리버사이드팔당DT'점, 제주도에 가면 서울로 돌아오는 날 꼭 들르는 '제주용담DT'점 등이 있다. 이외에도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도 더양평DTR점, 문경새재점, 경주보문호수DT점, 동부산DT점 등 시그니처 스타벅스 점이 많이 있었다.
(좌)스타벅스 리버사이드팔당DT점 (우)스타벅스 동부산DT점 스타벅스 경동1960점 (좌) 스타벅스 문경새재점 (우)스타벅스 경주보문호수DT점 스타벅스 제주용담DT점 (좌)스타벅스 더양평DTR점 (우)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여행이란
돈을 쓰기로 결심한 후 떠난다
여행객은 여행을 하면서 특별한 곳이라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에 시간만 허락된다면 기꺼이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지갑을 열 가치가 있고 소비를 통해 추억을 쌓을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자신을 위해 소비할 것이다.
나도 그랬다. 청수사를 한참 걸어 목도 마르고, 날이 저물면서 카페인이 필요했다. 입구로 들어가니 여행객들로 인산인해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7시가 다 되어가고 밖에는 어둠이 짙게 깔리고 비까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그런지 그 많던 사람들이 10여분 지나자 대부분이 나가고 가게가 언제 붐볐냐는 듯 한산해졌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교토 니넨자카 야사카차야점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다다미'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녹차 라떼'가 맛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몸시 피곤하다. 여행 중 지친 심신을 달래줄 '아메리카노' 한 잔이 너무도 간절한 상황이다. 아내는 녹차라떼를 마셨고 내게 한 모금을 건네줬는데 달달하니 맛있었다.
물론 오래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아들이 오사카역에 있는 포켓몬센터 내 닌텐도 매장에서 사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스타벅스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받자마자 나와야 했다. 너무도 아쉬운 마음에 인증샷을 남겼다.
스타벅스가 특별한 지점이라는 말에 기념품으로 텀블러를 하나 사려고 했는데 모두 핑크핑크해서 도저히 살 수 없었다.
오사카역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목에 발견한 토로로!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찍었다.
돌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버스 정류장에 대기 줄이 너무도 길어 우리는 택시를 타고 인근 역으로 나왔다. 700엔이 들었다. 가족이 버스 탔을 때 내야 하는 비용 정도라 생각해 선방했다 생각했다.
포켓몬센터는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 우리는 다행히 오후 7시 40분쯤 도착해 쇼핑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아들이 닌텐도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동안 오전에 둘러보지 못한 주변 곳곳을 둘러보다 원피스를 보게 됐다.
원피스 만화를 본적은 없지만, 마니아가 형성돼 있는 엄청난 애니메이션이란 건 알고 있다. 여긴 정말 그 모든 게 'IP'였다.
여긴 정말
'캐릭터 IP 천국'이구나
아들은 귀요미 쿠션을 사 왔다. 이 친구는 쿠션인데 굉장히 쫀득쫀득함을 가진 녀석이다. 마치 일본식 떡인 '모찌'의 찰진 질감과 촉감을 연상케 한다.
아들의 만족스러운 쇼핑을 마치고 우리는 우메다 푸드홀로 늦은 저녁을 먹으러 왔다.
밤 9시가 다된 시간이지만 첫날 갔던 라멘집에는 여전히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놀랐다. 역시 관광객들의 라멘 성지라는 게 느껴졌다.
푸드코트도
여행객들의 성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메다 푸드홀은 정말 넓다. 그리고 다양한 음식들이 있으니 뭘 먹을지 정하지 못하는 결정장애가 왔다면 한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고속버스터미널 내 신세계백화점 강남, 압구정 갤러리아 고메이494 한남 처럼 파인다이닝이 될 수 있는 고품질의 푸드코드를 만들고, 거기에 스토리를 입혀내면 충분히 관광객들의 성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것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지자체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제가 생각해본 아이디어가 있으니 혹시라도 지자체 관계자분들이 궁금하시다면 연락주시면 설명드릴게요!
여행 왔으니
난 아무리 입맛에 안맞아도
관광객 모드를 고수할 것이다!
라멘이 먹고 싶다던 아들은 고기덮밥을 시켰고, 아내는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나는 일본에 왔으니 일본 스러운 걸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라멘과 치킨 그리고 아사히 생맥주를 주문했다.
일본 여행 와서 난 1식 1 아사히를 마시고 있다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많은 영감을 얻었고
잊힐까 두려워 열심히 메모했다
오늘은 온천탕이 너무도 그리운 날이다.
'항아리탕에 들어가 있노라면 온몸의 피로가 사르르 녹아버릴텐데...'
오늘 우리는 내일을 위해 '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 근처 숙소로 이동해야 한다. 거기는 정말 잠만 자는 곳이다. 온천도 없고 씻는 곳도 공용시설이다. 그곳을 가는 이유는 단 하나! 가성비가 좋고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바로 앞이다. 내일 하루만큼은 오직 유니버셜스튜디오을 위해 모든 걸 감내해야 한다.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였고 내게 주어진 에너지를 쏟아내며 육아에 힘썼다. 아들과 아내와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며 하루를 잘 보냈다. 감사한 마음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체력이 떨어지고 피곤하게 되면 짜증이 올라오게 마련이지만, 그 한순간의 감정조절 실패가 여행의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다 감내해야 한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숙소에 무사히 잘 도착했고, 가족들은 모두 꿈나라행 열차를 타고 먼저 들어갔다.
난 오늘 우리 가족과 함께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 기록하고 있다. 어느새 시간이 12시 16분을 향하고 있다. 내일 새벽 6시 반에 일어나야 한다. 유니버설스튜디오 오픈런해야 더 재미있게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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