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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송곳을 보지 말았어야 했다

by 광화문덕
죄송합니다.
20분 정도 늦을 것 같습니다.

늦잠을 잤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침대 밑으로 내려오려는데...


헉....


뭔가 발에 닿았다. 다행히 밟지는 않았다... 아들의 얼굴이었다. 아들이 바닥을 돌고 돌아 내가 발을 디디려는 장소에 있었다.


긴장 바짝 하고 아들의 동태를 살폈다. 다행히 깨지 않았다.


씻고 나오니 평소보다 20분 정도 늦었다. 열심히 달려야 했다.


후회

후회가 밀려왔다. '송곳을 왜 봤을까...'


그제 집회 취재로 밤샘하고 퇴근해 비몽사몽하며 애보고... 그러다 잠깐 낮잠 1시간 정도 잤다. 어재 오늘 합쳐 총 4시간을 못잤다.


집회 취재를 하는데 몸이 계속 무기력해져 마신 커피만 6잔. 그래서인지 온종일 속이 쓰렸다. 밥을 먹는데도 속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이 왔다.


일찍 잘 만도 했다.

아들이 웬일로 밤 10시 30분쯤 잠들었다. 나도 마지막 설거지가 끝나니 10시 50분 정도 됐다.


그때 잤어야 했다. 옆도 돌아보지 말고 침대에 누웠어야 했다. 송곳을 보는 아내에게 가지 말아야 했다....

난 이거 보고 잘 거야

아내는 꼭 봐야 한다며 푹(pooq)으로 송곳을 보고 있었다. 요즘 송곳이 인기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 역시 기회 되면 한 번쯤 보고 싶기는 했다.


찰나의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끝이 났다. 대단한 드라마다. 55분이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갔다.


아내는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송곳까지 보고 자겠다고 했다.


시간을 보니 자정을 한참 넘었다.

자야하는데...

자고 싶었다. 그런데 드라마 이번 내용도 궁금했다. 아내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그전까지 소파 옆에서서 어정쩡하게 드라마를 보던 나는 이미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또 끝이 났다. 중간에 보다가 1시 전에 자러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버렸다. 뭔가에 홀린 듯했다.


나의 2시간 40분가량이 쏜살처럼 지나갔다...

송곳

노동자의 이야기.


그 속에 노조 결성을 놓고 벌이는 사람 이야기.


내적 갈등.


주인공의 과거 경험이 미묘하게 교차해 현재를 풀어가는...


인생의 깊이...


그리고 감동...


참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해주는 드라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다짐했다. 앞으로 전날 밤샘 근무한 날엔 무조건 일찍 자겠다고...이렇게 잠 제대로 못 자고 살다간... 단명할 것만 같다....


아흑... 아침 출근길 너무 피곤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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