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에서 한 여자가 운다
출근길
여느 날처럼 출근길에 난 브런치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5호선 *역에서 문이 열렸고 한 여자가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는 한 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누군가와 통화하는 듯했다. 난 그런가 보다 하고 내 할 일을 하려고 다시 브런치를 켰다.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맞은 편에 앉았던 여성이 울음을 꾹꾹 참느라 내는 소리였다.
여성은 전화기에 대고 나지막하게 몇 마디를 툭툭 내뱉었다. 눈빛은 뭔가 서러운 듯 보였다.
무슨 일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 여성을 관찰했다. 갈색으로 염색한 긴 머리. 웨이브가 좀 있다. 화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패스... 밝은 검남색의 롱 패딩을 입었다. 한 손에는 가죽으로 덮인 얇은 노트북을 움켜쥐고 있다. 파일철도 함께 있다. 무릎에 자주색 우산이 기대어 있다. 우산에는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가 프린트돼 있다. 무릎 위에는 검은색 가죽백팩이 있었다. 가방은 꽉 차 있었다.
직장인 같지는 않았다. 학생처럼 보였다.
눈가에서 눈물이 스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엉엉 울지는 않았다. 대화 내용이 궁금하긴 했지만 들으려고 애쓰진 않았다. 개인사일 테니...
남친과 무슨 일 있나
혹시 남자 친구랑 싸우는 건가란 생각에 손을 쳐다봤다. 반지는 없었다. 이제 갓 시작한 연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명쾌하지 않았다. 다툼이라기보다는 뭔가 서러움에 복받치는 듯했다...
혹시...
혼자만의 추리를 하는 사이 #역에 왔다. 그 여성은 전화기를 귀에 대고 눈물을 내버려둔 채 지하철에서 내렸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 #역. 제대로 쏘아붙이지 못하고 서럽게 흐느끼던 그 여성. 혹시 이제 갓 입사한 기자?
#역은 인근에 학교가 없다. 그저 음식점들뿐이다. 관공서가 있긴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1진 기자실이 있는 경찰서가 있다...
그 여성이 내린 시간은 8시 30분쯤. 1진이 수습의 보고를 받고 신나게 깰 시간... 지금 수습을 돌리는 매체가 있으니...
이 시간에 1진이 출근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기에... 1진은 아니리라 생각했다. 아니면 늦잠을 자서 보고를 못 해 캡(팀장)한테 깨지고 있었을 수도 있다.
옛 생각이 났다. 사회부 사건팀 시절... 나 역시 해당 라인으로 출근할 때 #역에서 내리곤 했다... 지각해서 헐레벌떡 뛰어가기도 했고... 수습을 불러서 열심히 깨기도 했다...
직업병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나도 내릴 때가 됐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라고...
사람을 관찰하고 집요하게 추리하고 파고드는 쓸데없는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직업병이다...
나도 모르게... 그만....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