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너무도 젊은 나이에 데려가셨으니 여기 남은 가족들을 위로해주세요.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퉁퉁 부은 눈으로 나를 반기는 지인.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꾹 참아야 했다. 너무도 밝기만 했던 그이기에 그의 깊은 슬픔은 내게 더욱 크게 다가왔다. 어찌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영정 앞에서 향을 피우고, 기도했다. 고인은 지인의 동생이었다. 난 그 동생을 한 번도 본적도 얘기를 나눈 적도 없었지만, 너무도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세요. 너무도 젊은 나이에 데려가셨으니 여기 남은 가족들을 위로해주세요. 이들의 슬픔을 돌봐주세요"라고...
기도를 마치고 죄송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제대로 갖추고 찾아뵙지 못했다. 그 흔한 검정넥타이조차 매지 못했다. 내겐 그런 격식을 차리기보다 빨리 가서 위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밥 한 끼 먹고 가라는 말에 난 그럴 수 없었다. 자꾸 눈물샘이 자극되는 것을 느껴서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의 묵직한 기운이 나를 내리눌렀다. 기분이 묘했다. 상당히 슬픈 기분이었다. 무언가 정말 귀한 것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내게까지 전달됐다.
정말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의 느낌... 100% 이해할 순 없지만, 그 느낌이 어떤 기분인지는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기운이 내게 전달됐다. 인생의 허망함...이 느껴졌다.
"일..어..날... 줄.. 알..았..어..요..."라는 말 한마디가 내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단어 하나하나가 내 가슴에 새겨지는 느낌이었다.
더 있으면 그 앞에서 눈물을 보일 것 같아 인사를 하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를 알고 지낸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장례식장 앞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참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애석해하면서 슬퍼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도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많은 장례식장에 가봤지만, 이렇게 비통함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너무도 애석했다.
아내와 아들, 어머니, 아버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올 한해 이들이 모두 건강하기를... 혹시나 건강을 잃었던 이들이 있다면 완쾌되는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그들의 삶에 늘 배려와 행복이 함께하길... 세상의 변화가 그들에게서 시작되길..."
그리고 지금 그 누구보다 슬픔에 잠겨 있을 그와 그의 가족들을 위해...
"힘내세요...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