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까...?
ㅎㅎㅎ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에 만남이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억지로 더 크게 웃었다. 안색이 많이 어두워졌음을 느꼈다. 그동안 그에게 참 많은 일이 있었던 듯했다.
웃는 얼굴이었지만, 미소 속에 남모를 슬픔이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감정이입을 과도하게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몇 마디 인사를 건네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꺼내려고 하지 않았으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때 이야기로 흘렀다.
억울했던 사연을 듣고 있노라니 분노가 치솟았다. 하지 않던 욕까지 내 입에서 나왔다.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란 것은 알지만...
식사자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 오래 만난 친구처럼 그냥 사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서로 지금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많이 웃으려고, 웃기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친구 아닌가...
내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한 마디
그는 내게 최근에 만난 한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전했다.
"사람의 살고 죽음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조금 더 살 수 있다면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지요. 아픈 곳이 있다면 그것을 좀 더 편하게 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마음속 깊은 울림이 내 온몸을 휘감았다. 그 역시 나와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사실 너무 억울하게 그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닐까 알아보고자 했어요. 너무 속상했거든요. 하지만..."
뒷말을 흐리는 그의 얼굴에서 초연함이 묻어났다. 이번 일을 겪고 참 많이 성장한 듯했다. 측은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미 생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난 것이기에...
난 무책임하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 데에도 다 이유가 있을 거예요"라는 말을 건넸다. 이 말이외에는...
그리고 그 순간, 내 머리에 한 가지 깨달음이 스쳐갔다.
'사람의 살고 죽음이 이렇게 헛되고 헛된 것을... 하루아침에도 내 삶 역시 어찌 될지 모르니... 그렇다면,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난 문득 나 자신을 되돌아봤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내 모든 열정과 온 힘을 다해 보내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