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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y 23. 2016

#52. 내가 본 뉴미디어 흐름

지난 1년 간 느낀 뉴미디어 그리고 조심스러운 전망

지난해 7월 뉴미디어부로 발령을 받고, SNS팀에 배속됐다. 당시 1만명 남짓한 구독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불과 7개월 만에 10만명 돌파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SNS팀장의 열정도 한몫했고,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시도도 주요했다고 자평한다.


“뭐 7개월 만에 10만 구독자를 돌파했다고?”


아마 많은 분들이 놀라워할 수 있다. ‘노컷뉴스 SNS팀의 노하우가 뭘까?’라고 궁금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내가 본 뉴미디어의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직도 무엇인지 모르는 분 또는 왜 SNS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 의문이 있는 분을 위해 개괄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다.


가장 최근 통계 자료를 찾아보니, 국내 모바일 이용자 10명 중 5명은 2~3개의 SNS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NBT의 모바일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가 사용자 1123명을 대상으로 SNS 사용행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응답자의 90.1%가 현재 SNS를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이중 ▲페이스북(39.3%) ▲카카오스토리(27.8%) ▲네이버 밴드(10.3%) ▲인스타그램(8.7%) ▲블로그(5.5%) ▲기타(4.7%) ▲트위터는(3.7%) 순이었다.


페이스북은 10대(39.8%)와 20대(85.0%)가 즐겨 쓰고 있었고, 30대(39.6%)와 40대(43.7%)는 카카오스토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지인과 교류(31.3%)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24.1%)고 답했다.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서(8.5%)하기도 하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7.7%)도 SNS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말 그대로 요즘 세대들은 SNS를 통해 지인들과 교류하고 각종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듯, 현재 페이스북은 방송미디어 시장에서도 콘텐츠 유통창구로서 가장 핫한 공간이다. 타 방송사는 페이스북 맞춤형 콘텐츠 제작에 듣기로는 100명 이상의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고 들었다. 단일 페이지 관리를 위해 30여 명이 일하고 있을 정도다.


저 역시도 개인적으로 페이스북 기자의글쓰기(현재 1만3천여명 구독중)를 운영하고 있고, 글쓰기 전문 플랫폼인 다음 브런치(구독자 6천6백여명)에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다음 브런치 은상 수상작),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등의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직접 경험한 플랫폼별 특징을 가감없이 말해보면, 이렇다. 국내 플랫폼 중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빙글’의 경우 파급력은 괜찮은 편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용하는 데 다소 불편하다. 콘텐츠를 올리는 단계가 상당히 번거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용하기 불편하다보니 콘텐츠 올리는 것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카카오스토리의 경우는 최근 디테일한 부분에서 수정이 좀 됐다. 그런데 업데이트가 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페이스북을 자꾸 닮아간다는 느낌이었다.


카카오스토리의 또다른 홍보도구인 옐로아이디란 플랫폼도 최근에 생겼는데, 이것은 개인적으로는 방송미디어에서는 비추다. 카카오스토리와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시너지효과를 느끼기 어렵다. ‘굳이 사용할 이유가 있나’란 생각이 계속 든다.


물론 독자와 1대1 대화를 수시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막상 사용해보면 카카오스토리 댓글로 소통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옐로아이디는 방송미디어 보다는 소규모 개인 사업자들에게 최적화된 플랫폼이란 개인적인 소견이다.


페이스북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은 느낌이다. 콘텐츠란 영양분을 넣어주면 알아서 커가는 느낌이 든다. 초창기때 구독자가 0명일 때가 제일 어려운데 처음에는 지인들 위주로 초대하는 방식으로 키우는 것이 좋다. 그 뒤에는 양질의 영양분(콘텐츠)을 공급하다보면 공유가 되고 자연스럽게 구독자는 늘어난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가 태어나면 처음에는 때가 되면 밥을 주고 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크면 알아서 밥을 챙겨먹는다. 밥과 반찬만 잘 만들어놓으면 구독자는 자연증가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단기간에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를 늘릴 수 있었죠?”


하지만, 늘 그렇듯 구독자가 쉽게 안늘어 고민인 분들에게는 늘 궁금할 수 있다. 우리도 그랬다. SNS팀장의 열정 덕택에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들과 대면할 수 있었다. 고양시청과 부산경찰 페이지 담당자들과 만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에게 한 이야기는 단 하나였다.


“답이 없어요”


당시엔 노하우를 안알려주려고 일부러 저러는 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말이 정답이다. 페이스북의 구독자를 늘리는 데 정답은 없다.


내가 SNS팀에 참여할 당시만 해도 카드뉴스가 가장 최신 트렌드였다. 모든 방송미디어사들이 카드뉴스를 통한 콘텐츠 유통에 집중했다. 그러나 지금은 또 달라졌다. 동영상 콘텐츠가 대세가 됐다. 페이스북에서는 정책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더 많이 가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페이스북의 실시간 중계 서비스인 ‘멘션'도 앞으로 주목해야 할 기능이다.


그리도 현재 동영상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의 트렌드는 콜라보레이션이다.


현재 타사의 움직임을 보면 JTBC는 자사 채널을 JTBC1, 2, 3 등으로 네이밍을 통합했다. 그리고 기존 Q채널이었던 JTBC2 채널에 모바일에서 가장 핫했던 72초드라마 등을 대거 편성해 시청자 모으기에 나섰다. 모바일 콘텐츠 제작소와의 협업이 시작된 것이다.


KBS, MBC, SBS, JTBC는 지상파연합플랫폼 POOQ도 기존 스마트TV 앱에서만 제공하던 콘텐츠를 모바일까지 확장했다. 거기에 영화 등의 콘텐츠 유통양도 대거 확대했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콘텐츠 유통에 뛰어든 것이다.


민간기업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J E&M은 최근 몇 년사이 올리브, XTM 등의 채널 전문화에 성공하면서 지상파를 압도하는 콘텐츠 제작소로서 거듭났다. 불과 5~6년 사이에 폭풍성장한 것이다.


SK텔레콤에서도 CJ헬로비전 등을 인수함과 동시에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핫질’과 ‘옥수수’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콘텐츠 사업자로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전통 미디어 강자란 것은 허명이 됐고, 신생 미디어도 콘텐츠만 좋으면 기존 전통 미디어를 압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72초 드라마와 유투브 스타BJ가 대거 연합한 다중채널네트워크(MCN)채널 등을 통해 이는 이미 입증됐다.


요즘 SNS 맞춤형 콘텐츠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이로서 고민이 더 많아지는 이유다.


급변하는 시대에 무엇인가를 전망한다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감히 SNS 최전선에 있는 담당자로서 앞으로의 SNS 트렌드를 말해보자면 이렇다.


실시간 중계 시스템인 아프리카TV와 콘텐츠 저장소 역할을 하는 유투브를 페이스북이 대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국내에서 실시간 중계 서비스인 멘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폰 최신 IOS로 업데이트했다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안드로이드에서도 대부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멘션 서비스에 최근 주목하고 있고, 실제로 사용해 본 느낌은, 기존 연출한 콘텐츠와 색다른 재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구독자에게 알림까지 주기 때문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멘션 서비스는 중계 기능에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한 콘텐츠를 저장할 수도 있다. 콘텐츠는 휴대폰에 저장되지 않는다. 페이스북에만 저장된다. 페이스북이 참 영리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즉, 페이스북에서 방송한 영상은 다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TV가 페이스북 멘션과 차별화되는 점은 ‘별풍선’이라는 수익배분인데, 이 또한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MCN채널이 전문화될 수록 네이티브AD 등 간접광고가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별풍선보다 기업의 광고 수입 단가가 훨씬 크기 때문에 페이스북 시장이 더 큰 매력이 될 수 있다.


MCN과 방송미디어의 협업은 이미 시작됐다. 실제로 지난달 MCN 기업 트레져헌터와 KBS가 해외 공동 진출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MBC플러스는 MCN 사업체인 ‘코코넛’을 운영하고 있다. MBC는 MCN채널의 지상파 포맷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MLT)이란 코너로 대박을 터트렸다.


이런 흐름이 강화된다면, 이제 남은 것은 스타플레이어다.


앞으로 방송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타플레이어를 양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 채널에서는 스타플레이어의 활약이 곧 매체파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명 연예인을 섭외할 자본이 있는 경우에는 불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구책이 필요하다.


이제는 방송미디어가 콘텐츠 제작소로서 더욱 고민해야 한다. 기존 지상파와 케이블, 군소제작소 등으로 분류되던 경계는 이제 허물어졌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왔다.


누구든 기발한 아이디어로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다. 독자들은 콘텐츠만 좋으면 무한 공유하는 시대가 됐다. 이 때문에 SNS팀원으로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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