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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Apr 03. 2016

참 가벼운 이름...인연

사람 사이에서 상처받고 치유받고 한다지만...때론 결단이 필요하다

어릴 적 참 많이 울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너무 쉽게 내 주위를 떠날 때에 슬픔이 너무 싫었다. 그렇다 점점 사람들에게 정을 주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정을 주면 되돌아오는 것은 배신과 그에 따른 분노였다. 사실 정을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은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너무 순진했다. 난 내가 주는 만큼 받을 수 있는 게 정이라고 착각했다.


그런 착각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계속됐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이 슬퍼했다.

인연을 끊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차없이 끊고 있었다. 매몰찬 나를 발견하게 됐다. 반성하려 했지만, 인연을 먼저 끊는 게 내가 덜 상처받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최선의 선택이 아님을 살다보니 알게 됐다. 사람은 늘 사람을 그리워하는 존재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대인기피

취준생이었을 때에는 사람만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기도 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설렘이 아니라 내겐 공포였던 시절이 있었다. 상대가 무심코 내던진 아무 의미없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내겐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을 주기도 해서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결국 차라리 사람을 만나지 말자고 다짐했다.

우연히 본 문구

"부정적이고 내게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뺏어가는 이들과는 그냥 끊는 게 옳다. 부정적인 이들을 바꾸려고 하다가 내가 가진 긍정마저 방전날 수 있어서다."


난 깨달았다. 내가 참 오지랖이 넓은 스타일의 사람이란 것을. 난 우연이든 필연이든 어떻게든 나와 인연이 닿은 이들을 도와주려고 애썼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더라도 마음만으로라도 힘이 되어주고자 힘썼다.


진심으로 내 주위에 모든 이들이 잘되길 바랐다. 실제로 밤마다 그들을 위해 기도까지 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나를 보고 '착한남자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내 스스로의 문제점을 깨닫고 나니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책에는 이런 문구도 함께 있었다.


"긍정적으로 사는 게 중요해. 부정적인 사람은 멀리하는 게 나아"


부정하려고 했지만, 내 주변에 또다른 누군가도 똑같은 이야기를 내게 했다. 


난 이미 사람 관계에서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주위의 조언대로 난 부정적인 이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내 삶에 긍정이라는 기운을 더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후 일어난 기적

내 삶이 변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 사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설렘도 느끼게 됐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스트레스, 공포가 아니라 즐거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기자가 되어서도 긍정이란 기운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요즘 사람 사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조금 힘들다.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도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온 것은 배신감이어서다. 


정말 친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봤던 나를 비꼬는 글은 나를 너무 슬프게 했다. 너무 화가 나기도 했고, 순간 내 온몸이 부정적인 기운으로 휩싸임을 느꼈다. 오늘 하루 동안 좋은 노래를 듣고 좋은 생각을 하려고 애쓰며 혼자 위로했다. 참 힘든 하루였다.

슬프지만...

난 오늘 다시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모든 이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삶의 방식이 있다. 그는 그의 방식대로 살면 되는 것이고, 나는 내 방식대로 살면 되는 것이다. 지금 난 내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그의 삶에 끼어들려고 했는지 내 자신을 탓하고 있다.


난 아직도 긍정이란 기운으로 내 자신을 추스리기도 버겁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사실을 일깨워준 그 친구에게 고마울 뿐이다. 그동안 고생했다. 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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