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는 게 틀린 것은 아니야
결혼 후 겪는 갈등
사실 결혼하고 가장 많이 겪게 되는 것은 가치관의 갈등이다. 나 역시도 그런 과정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거의 다투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갈등은 급격히 줄어든다.
인정하기까지
사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말이 쉽지, 머리로 가슴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와 함께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나와 다름을 비난해왔던 습관을 한순간에 고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사람이 하루아침에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뀔 수 없듯이 말이다.
그럼도
한 번이라도 마음속 깊이 다름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비교적 수월해진다. 무엇이든 첫 깨달음이 어렵다. 첫 깨달음을 시작으로, 다름에 대한 존중이 무엇인가 알게 된다. 이에 대한 느낌을 가지고 다음을 대하면 깨달음의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있다. 범법행위나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거나, 무시하는 등의 도덕적, 윤리적, 법적으로 문제 되는 사안이라면 다르다가 아니라 틀린 것이다.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돼서는 안된다. 특정 상대든 불특정 상대이든 상관없이 그것이 동물이라 할지라도 인격모독 또는 무시, 욕설 등을 해서도 안 된다. 그건 다르다고 인정해야 할 것이 아니라 나쁜 행동이다.
특히 부부 사이에 있어서
존중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감정적으로 무시하고 헐뜯고를 반복하면 평생 불행할 뿐이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수십 년을 살아온 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살 방법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뿐이다. 존중이란 누가 먼저랄 것은 없다. 내가 상대를 존중하면 상대도 나를 존중하게 된다. 모든 감정은 상대적이기에 그렇다.
부부의 날
오늘이 바로 부부의 날이란다. 아내와 아이가 자는 사이에 설거지하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적었다. 나 역시도 결혼 2년 차까지는 참 힘들었다. 내 스스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난 이후부터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 무엇보다 다름을 알기에 대화를 더 많이 하게 됐다. 아내와 난 그렇게 함께 늙어가고 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늘 존중하며 살아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