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지나 말썽꾼이 된 스마트폰 회생 작업
야 너 전화가 왜 그래?
요즘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나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데... 상대는 내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했다. 자꾸 끊겨서 들린단다.
고객님. 약정 기간 2년이 만료됐습니다
통신사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가 왔다. 약정 노예 기간이 끝났다고 알려주는 통보였다. 그때부터 지름신이 강림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솟구쳤다.
'스마트폰을 살까 말까'에 대해서 심적 갈등이 일었다. 통신사 다이렉트 온라인 판매사이트를 매일 들락날락했다.
그런데...
최신 휴대폰은 디자인이 별로였고, 15개월 이전에 나온 기존 프리미엄폰은 가격이 마음에 안 들었다. 가격 인하 폭이 너무 적었다. 그 돈이면 최신 스마트폰을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주일 정도를 매일같이 가격 검색을 하다가 결심했다.
"그냥 지금 가지고 있는 폰을 새 폰처럼 꾸며서 쓰자"고.
a/s 서비스 센터를 찾아갔다
일단 나를 가장 스트레스받게 했던 배터리 2개를 구매했다. 마음이 든든했다. 그리고 통화 중 상대를 스트레스받게 했던 마이크 단자 수리를 맡겼다. 역시나 불량이었다. 2년간 충전기를 꽂았던 충전 단자도 함께 교체했다.
새것의 기분을 주기 위해 액정 보호 필름도 교체했다. 예전에 2개 사서 쓰다 남은 한 개가 있었다. 휴대폰 케이스도 새것으로 주문했다. 기왕이면 오프라인에서 사고 싶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는 최신 휴대폰 케이스만 있었다. 통신사 대리점에서는 있을 수 있겠지만, 괜히 스마트폰 바꾸라는 제안을 받을까 부담스러워 가지 않았다. 예전 1만8000원 주고 샀던 케이스가 온라인에서 지금은 쿠폰 적용해서 7000원 정도였다.
기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2년 연장해 사용하겠다고 다짐하고 들어간 비용은 총 11만 원 정도다.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했다.
공장 초기화
액정 보호 필름까지 붙이고 나니 뭔가 새것 같아졌다. 다만 아쉬운 것은 속도였다. 그래서 공장 초기화했다. 예전에는 백업파일을 가지고 덮어씌우고 했는데, 이번에는 새 폰을 산 것처럼 대책 없이 공장 초기화했다.
속도가 시원시원해졌다. 정말 새 폰 같아졌다. 앱을 언제 다 찾아서 설치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구글에서 이전에 썼던 앱을 자동으로 깔아줬다. 다만 바탕화면에 앱을 꺼내고, 공인인증서 다시 넣고 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지금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다시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좋다
새로운 테마를 적용하고 나니 새 폰이 됐다. 케이스만 오면 완전한 새 폰이 된다. 속도도 훨씬 빨라졌고, 액정보호필름 교체로 외관도 깔끔해졌다. 반듯하게 잘 붙이지 못해서 아쉽긴 하다...
폰트도 이전에 썼던 것이 아닌 새로운 폰트를 적용했고, 바탕화면 정리도 완전히 새롭게 했다. 새로운 폰을 만지는 착각이 들 정도다.
대만족, 강추
혹시 물에 빠뜨려서 기계 내에 부식이 진행된 경우가 아니라면, 배터리 교체하고, a/s 점검 및 수리받은 뒤에 공장 초기화해서 사용해봄은 어떨까. 사실 실행으로 옮기기까지는 조금 걱정도 됐는데, 지금은 대만족이다.
이제 아낀 돈으로
아들과 아내과 함께 외식을 해야 겠다. 늘 돈에 쪼들려서 아등바등 사는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연애할 때에는 그런 여자가 아니었는데... 나를 만나고 나서 너무 초라해지는 것 같아서 속상할 때가 많다. 이렇게 해서 아낀 돈으로 맛있는 거라도 한 번 더 먹어야겠다.
아빠가 되어간다는 것이란, 이런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