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모두가 주인공, 가벼운 콘텐츠가 있는 공간
도전!
인스타그램이 궁금했다. 도대체 인스타그램은 무엇일까? 도전했다. 그렇게 두어 달을 정신없이 인스타그램에 올인했다. 페이스북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었다.
사용법
단순하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예쁘게, 감각적으로 찍어 태그를 듬뿍 실어 올리면 된다. 텍스트가 예쁘지 않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특징이다. 시각이란 감각이 이미지와 동영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장치 아닌가 싶다.
소통이 중요한 소셜미디어다. 내가 좋아요를 받고 싶으면 '좋아요'를 아낌없이 베풀어야 한다. 그렇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광고 영상이나 이미지에 '좋아요'를 누르는 실수가 종종 일어난다. 내 경우에는 '좋아요' 취소를 한다. 기꺼이. '좋아요'를 누르면 좋아요를 받은 이가 내 계정에 방문해 '좋아요'를 주고 간다. 서로가 '좋아요'를 주고받는 관계가 된다.
타임라인에는 팔로우하는 이들의 모든 이미지가 보이는 것 같다. 때문에 너무 잦은 업로드는 팔로우하는 이의 피로도를 높인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기계적으로 '좋아요'를 눌러줄 때가 많은데 한 번에 수개의 이미지를 그 수백, 수천 명이 올린다면 '좋아요'를 눌러주다가 지친다. 생각만 해도 힘들다.
사용자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좀 뚜렷해 보였다. 국내 사용자들의 경우는 더 그런 것 같다. 일단 인스타그램을 하는 이들은 남자, 여자를 막론하고 스타일리시한 이들이 많다. 문신한 이들도 많다. 몸매 좋은 분들도 참 많다. 항공사 관련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도 많이 보였다.
그리고 제품광고를 직,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분들도 참 많다. 이 경우에는 좀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사진을 예쁘게 감각적으로 찍어놓은 걸 보면 사진 찍는 요령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에 팔로우하기도 한다.
음식 사진은 넘쳐난다. 나 역시도 음식 사진이나 요리 영상이 주를 이룬다.
요약하자면, 굉장히 감각적으로 예쁜 사진을 잘 찍는 이들이 많다.
팔로우
사용자는 쉽게 늘지 않는다. #선팔맞팔 #소통 #환영 이란 태그를 달면 추가해주기도 한다.
양심 불량
좀 약삭빠른 사용자도 많다. 난 이들을 '양심 불량'이라고 생각한다. 선팔해놓고 맞팔하면 팔로우를 끊어버린다. 그런 식으로 팔로우를 늘려가는 이들이 많았다. 200명으로 시작해 지금 500명이 넘었다. 두어 달 만에 300명가량이 늘었다. 그 안에는 사모님 알바 등의 사용자도 있다. 난 그들을 팔로우하지 않았다.
데이터 고갈
인스타그램을 하고 나서 데이터 소비가 활발해졌다. 한 달에 10기가면 충분했는데, 금세 소진됐다. 이미지와 영상이 주를 이루는 공간이다보니 데이터 사용이 엄청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페이스북과 다른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페이스북은 정보 교류의 장이라면, 인스타그램은 고민 없이 그냥 쓱 훑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예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그런 곳.
페이스북에는 다양한 논쟁거리들이 많다.(이주명 작가의 인사이트) 그 안에서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페이스북이란 공간이 어린 친구들에게는 점점 멀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복잡한 거 고민하기 싫고 친구들의 소식을 공유하는 공간으로서의 매력이 점점 떨어져서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또는 영상과 태그로 지금 내 감정상태나 위치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긴 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 문장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태그란 것이 사진과 어우러지며 재미를 만들어낸다.
인스타그램에 대한 고민
인스타그램에 빠져 살다 보니 페이스북에 소홀해지게 됐다. 그제야 페이스북이란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나는 왜 페이스북에 그동안 빠져있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이전까지 왜 10대들이 이 좋은 페이스북이란 공간에서 빠져나갈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이해할 것 같다. 그들은 친구들과의 아기자기한 그들만의 놀이터를 원한다. 머리 아픈 논쟁거리가 가득한 공간이 아니라...
페이스북의 주요 광고 타겟층인 10~20대의 이탈이 두드러지는 것...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뉴미디어 시디에는 독자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해졌다. 인스타그램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보다,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