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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Nov 16. 2016

#73. 동명이인을 만났다

잘생기고 스마트한 신동진 기자를 만났다

선배 식사 한 번 하시죠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음에도 날 반갑게 맞아준 그. 바로 동명이인인 후배 기자다.


한 번은 만나고 싶다 생각은 했다. 하지만 선뜻 먼저 나서지 못했다.


동명이인을 만난다는 건 뭐랄까 뉴스에 나오는 똑같게 생긴 도플갱어를 만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내겐 그랬다.


그런 거리낌없이 먼저 손을 내밀어 준 덕택에 오늘 우린 점심을 함께 먹을 수 있었다.


또다른 신동진...

그는 나보다 5살 어렸다. 기자로서는 2년 후배였다. 나와 비교될 정도로 잘생겼고 말도 조근조근 잘 했다. 스펙도 좋았다. 한 마디로 스마트한 훈남 기자였다.


처음 대면 하는 자리이고 상대를 보며 내 이름에 씨를 붙인다는 게 굉장히 어색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대화를 잘 풀어갔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난 자꾸 꼰대의 모습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부끄럽기까지 하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사람을 사귐에 소극적일 때가 있다. 특히 후배들 앞에선 더 그런 것 같다. 권위를 내세우려는 것은 아니다. 선배로서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왜그런지 모르겠다. 반성하고 있다.


외모 뿐 아니라 성품도 좋다고 느껴졌다. 모난 곳이 없었다. 대화를 할수록 사람을 유쾌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동질감...

우린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비슷한 점도 많았다.


무엇보다 우린 둘 다 신앙심이 깊다. 난 모태 신앙은 아니지만 지금은 늘 기도한다. 기쁠 때는 기쁜 마음을 담아 힘들때면 힘든 마음을 담아 기도한다.


그도 신실했다. 대화 속 그가 쓰는 단어 곳곳에 그 마음이 묻어났다.


그리고 난 그를 보며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30대 초반인 그의 모습에서 치열하게 고뇌하며 살아가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내가 30대 초반에 했던 고민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의 30대 초반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당시 난 인생의 비전과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수없이 기도하며 울부짖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치열하게 고뇌하며 살았던 날들이다.


당시보다 나태해진 내 모습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감사함...

그와의 인연을 맺어주심에 감사했다. 난 그를 볼 때마다 지금의 나를 반성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를 볼 때마다 나에게 반문할 것 같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5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고 만족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게 될 것 같다.


어쩌면 이 인연이 하나님께서 내게 나 스스로를 비춰보며 반성하고 회개하며 나아가라고 주신 기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이지만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또다른 신동진에게 부끄럽지 않은 이가 돼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부패하고 타락하게 된다면 자신의 이름을 더럽혔다고 그가 날 증오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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