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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Nov 17. 2016

#74. 인터뷰에 관하여

갖춰야할 절차와 최소한의 예의가 있다

인터뷰 가능하신가요?

요즘 인터뷰 요청을 종종 받곤 한다. 나로서는 기쁜 일이다. 나에 대해 궁금한 분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인터뷰 요청이 오면 되도록이면 응하려고 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언론사와만 하지도 않는다. 개인 블로그에 이야기를 쓰는 분이든, 아니면 수업 과제 제출용이든지 상관없다. 모든 이에게 열려있다.


다만...

인터뷰를 요청함에 있어 주의해 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인터뷰 요청이라는 것은 그동안 인터뷰이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직접 만나 듣고 싶다는 하나의 공식적인 요청이다.


공식적이라는 것은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절차와 갖춰야할 예의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범죄를 지은 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돈을 받기 위해 인터뷰에 응하는 이도 아니다. 그저 글쓰기에 고민하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내가 고민하며 깨달은 것들을 공유해주고 싶을 뿐이다. 재능기부 차원다.


당혹스러운 경험...

며칠 전 일이다.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도 인터뷰 좀 해야 할꺼 같넹ㄷ"


짧은 멘트와 함께 연락처가 왔다. 이게 끝이었다.


당황스럽다 못해 불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배려는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어미에서의 오타는 반말로 보이며 내게 이 사람이 함부로 대한다는 인상까지 줬다.


실례지만.... 어떤 인터뷰를 말씀하시는지요....?


조심스럽게 답했다. '오타를 낸 것이 당시 뭔가 일이 생겨서 부득이하게 났을 수 있겠다'라고 애써 이해하려고 했다.


네 그낭 이것 저것 궁금한ㅔ있네요

다시 온 답변. 역시나 였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함부로 말해도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나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저 죄송하지만.... 누구신지 본인을 소개를 먼저 해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다시 답했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답변 역시 실망스러웠다. 자신이 왜 인터뷰를 하고 싶은지 어떤 걸 물어보고 싶은지에 대한 답은 오지 않았다...


최소한의 배려와 존중

인터뷰를 하고자 한다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있다.


무슨 인터뷰를 하고 싶으신건지, 어디에 게재하고자 하시는 건지,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줘야 한다.


어느 매체에서 그 누구를 인터뷰 하더라도 보통 이 정도는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게 인터뷰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인터뷰라는 것은 인터뷰이로부터 이야기를 경청하겠다는 하나의 의사표현이다.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 또는 어떤 행위를 하게 된 동기와 그로 인해 일어났던 일들을 헤쳐나가면서 깨달은 것들 등등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자 하면서 상대를 막대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과연 그 누가 인터뷰에 응할까...


안그래도 최순실 게이트로 법조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일하는데 이 메시지가 더 나를 괴롭게 했다.


내가 이러려고 기자의 글쓰기란 페이지를 운영하나 자괴감 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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