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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Dec 15. 2016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

14만원을 투자해 리뉴얼...중고나라엔 11만원에 올려

수리까지 했던 지프로2

올해 5월 자로 통신사와 맺은 2년 노예약정이 끝났다. 요즘 절약이 대세인지라 새 핸드폰을 구매하는 대신 이전에 핸드폰을 수리해서 버텨보기로 했다. 20% 선택약정을 했을 경우 월 6000원가량 절약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새로운 배터리를 사기로 결심했다. 2년이 된 배터리의 수명이 3~4시간을 버티지 못해서다. 또한 지난 2년간 수명이 다한 부품도 확인해 교체하기로 했다. 면밀하게 수리해 새폰처럼 사용하고 싶었다.


리뉴얼 비용 11만원

광화문에 있는 LG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지프로2를 새폰으로 탄생시키겠다는 신념하나 뿐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배터리는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2개를 새로 샀다. 그리고 전체적인 기기 상태 점검도 맡겼다. 다른 건 상태가 좋았다고 했고, 마이크가 달린 음성모듈은 교체하는 게 낫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들어간 돈은 총 11만원. 여기에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싶어서 액정 필름과 케이스도 구매했다. 도합 14만원 가량이 들었다.


잘 사용하다가

최근 새로운 핸드폰이 사용하고 싶다는 지름신이 강림했다. 한 달여를 날 괴롭혔다. 꿋꿋하게 버티려고 애썼다. 부단히... 하지만 이내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출고가 인하 소식을 접하곤 속절없이 무너졌다.


무엇보다 그렇게 쓰고 싶던 삼성페이를 써 볼 수 있다는 것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60만원이면 갤럭시 보급형인 A8과 같은 가격이다. 삼성은 보급형에는 삼성페이 기능은 배제했다.


마음을 아무리 다잡으려고 해도 난 어느새 대리점을 서성이고 있었다. 몽유병에 걸린 사람처럼 점심시간이면 대리점을 찾아다녔다. 


그러기를 2주..... 그러다 한 대리점에서 그토록 기다리면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구했다. 간절하면 이뤄진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아쉽게도 골드가 아닌 블랙이었지만 망설일 수 없었다. 이 마저도 누군가 가져가지 않을까 두려웠다. 주저없이 질렀다.

이제 지프로2 어떻게 하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새폰처럼 사용해보겠다고 14만원을 투자해 리뉴얼한 지프로2. 그냥 두기에는 뭔가 아까웠다. 기능에도 문제가 없었기에 가만히 집에 놔두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중고나라에 내놓기로 했다. 시세를 살펴보니 7~13만원까지 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니 7~9만원짜리는 생활흠짓 등이 있는 제품이었고, 깨끗한 제품은 10~13만원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내 경우에는 애지중지하면서 사용했고 범퍼케이스를 씌워놓았기에 생활흠집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액정필름도 늘 부착해놨다. 1년 6개월 전에 14만4천원 주고 액정도 한 차례 교체했다.


이것저것 따지고 보니 지프로2를 사고 난 이후에 투자한 비용이 총 35만원 가량된다. 하지만 시세를 무시할 수 없는 탓에 11만원으로 하기로 했다.

밀려오는 후회

중고나라에 제품을 내놓고 연락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자꾸 후회가 된다. 폰을 고쳐가면서 쓰기로 했던 내가 지름신을 못이겨 새 핸드폰을 사게됐고, 난 결국 이전에 투자했던 비용 14만원을 날린 셈이 됐다. 고작 6개월 더 사용하려고 14만원을 썼나 자괴감이 들 정도다.


'차라리 그때 새 휴대폰으로 교체하고 14만원을 더 의미있게 쓸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자책도 했다. 


합리적 소비를 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다. 늘 고민하지만 후회하는 일이 많다. 남들은 이런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내게 평생 풀어야 할 과제가 바로 '합리적 소비'에 대한 기준이다. 합당한 지출을 했을 때에는 행복감이 크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의 자괴감은 배 이상이다. 


이 글이 새 휴대폰을 살지, 기존 휴대폰에 돈을 들여 리뉴얼 해 사용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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