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으며 설렘을 느낀다
요즘은 글맛에 푹 빠졌다.
내 생각을 담아내기 보다 글 속에 녹아있는 글자들을 유심히 살펴보곤 한다.
지도를 놓고 맛집을 찾아내듯이.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표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글이란 내 생각만 일목요연하게 써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지금은 표현에 푹빠졌다. 그 사이 내공이 좀 더해졌나보다.
똑같은 사물을 보고 그것을 옮겨적었을 때...
누군가는 뻔한 말을 내뱉으며 감동을 반감시키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섬세하고 짜릿한 필력으로 설렘을 배가 시킨다.
봄이 왔다. 내 눈과 마음은 이제 삶속이 아닌 글 속에서 봄을 찾고 있다. 나만의 호흡으로 글을 읽어나가며 봄을 만끽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글을 읽을 때만큼은 난 그 어떤 것으로부터 자유롭다. 글과 나 둘만의 교감을 이루는 때다.
글을 통해 봄내음을 맡는다는 것, 새벽 출근길 콧가를 스쳐가는 바람에서 봄이 왔음을 느꼈을 때처럼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