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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Jun 30. 2017

글쓰기 고수의 내공은 남달랐다

전북대 강원국 교수의 글쓰기 특강을 듣고

글쓰기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찬 요즘. 다른 분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그분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단순 호기심이라고 치부하기엔 더 심오한 그런 지적 목마름이 있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되어 강원국 교수님의 특강을 듣게 됐다. 초면에 전화를 걸었음에도 흔쾌히 강사 초빙에 응해주셨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이제는 연예인급이세요

말을 내뱉자마자 후회했던 말이다. 처음 인사를 한 사람에게 하기에는 예의에 어긋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교수님과 블로그 이웃이자 페이스북 친구였다는 사실만으로 우쭐했던 것 같다. 교수님도 날 아시리라 착각한 것이다. 교수님께 난 그저 한 명의 팬일 수도 있는데... 너무 자만했다. '아직도 어리석구나'란 탄식이 신음처럼 흘러나왔다.


교수님의 첫 인상은 잘 차려입은 신사같았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옷차림 때문이었다. TV 등 대중매체에서 자주 봤기에 연예인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내공의 깊이,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다

나는 그동안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만큼은 자신감이 있었다. 그 누구보다 글쓰기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나만큼 치열하게 글쓰기에 대해 고민한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란 오만함의 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나의 교만함은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무참히 짓밟혔다.


'어리석었다. 아직도 경솔하구나'


교수님의 특강을 듣는 내내 반성했다.


교수님은 나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으셨다. 더 높고 더 깊은 경험에서 나온.


글쓰기, 말하기, 홍보 무림의 고수

이날 강연은 글쓰기 뿐 아니라, 홍보인으로서 가져야 할 소양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는 내용이었음에도 경험이 어우러지니 임팩트가 컸다.


홍보인에게 경계해야 할 덕목.

더블스피치 X

레걸 마인드를 가져라

기사보는 걸 즐겨라

희귀성, 독창성, 트렌드성 아이템을 발굴하라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대한 인사이트도 통렬했다.

리스크 발생시 사태규정

원보이스

비판직면

수습국면(부인, 회피, 사과, 반성, 보상책 마련)


조직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악마의 대변인'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통감했다. 나 역시 언제나 그런 류의 눈치보지 않고 직언하는 이가 되자고 늘 다짐하고 있어서다.


글쓰기에
차원이 다른 사례가 더해지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전설적인 인물과 얽힌 글쓰기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전래동화를 듣는 느낌이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인 만큼 귀를 바짝 세우고 단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경청했다.


그중에서 가장 와닿았던 것은 글쓰기를 할 때 반드시 어휘검색을 해봐라였다.

한편의 글을 쓸 때 최소 5자 이상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어휘력이 는다. 글의 풍미를 높여주는 것은 어휘력이다


너무도 와닿는 말이었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지적이었다.

보고서를 잘 쓴다는 것은 보고서란 글의 구성요소를 빠짐없이 적어내려가는 것이다.
보고서의 소제목이 구성요건이다. 노무현 재단에 가면 잘 쓴 보고서를 모아놓은 것이 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주옥같았다.

보도자료를 잘 씀에 있어서도 구성요소가 중요하다.
보도자료에 담을 제품의 특징, 장점, 이를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 등에 대해 써내려가라.


늘 글의 구성에 대해 고민하는 내게 교수님의 말씀은 일침이었다. 교수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몸시 매섭고 세찼다.


강의가 끝나고 교수님께 드릴 내 책을 준비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만약 교수님께서 이 책을 보시고 어떤 평가를 내리실지 걱정부터 됐다.


2년 동안 집필하며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지만 글쓰기 고수 앞에서는 벌거벗은 느낌이었다.


교수님과의 만남은 짧았지만, 혹시나 다음 인연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교수님께 귀한 시간 내주셨음을 감사드린다는 문자를 보냈다.


교수님께서 내게 기분 좋으라고 보내주신 답신일 수도 있겠지만 잊지 못할 것 같다.


"저도 신 과장 팬이에요..."


교수님 만나뵈어서 반가웠습니다. 글쓰기로 맺은 인연이기에 교수님과의 소중했던 기억을 글로 남깁니다.


늘 건강하세요. 다시 뵐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하겠습니다.

2017년 6월 29일. 광화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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