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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Oct 25. 2018

#30. 달콤한 롤러를 타고 자유롭게

롱반 멀롯(메를로) 2016

롱반 샤도네이가 줬던 감동 때문일까

롱반 이란 브랜드만 보면 기대하게 된다. 명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가성비가 좋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향이 우아하다. 메를로라는 품종이 주는 부드러움을 알기에, 어쩌면 이미 나는 메를로라는 것에 대한 어느 정도 선입견이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껏 기대를 품고 코르크를 땄다. 향이 복잡하진 않지만 우아하다. 달콤하고 싱그러운 과실의 향이 콧속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 선율이 너무도 부드럽다. 너무 강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그런 향이라서 좋다.


빛깔은 오렌지 빛이 엷게 띈 자주색이다. 백색 불빛에 비춰보니 끝으로 갈수록 투명해진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이 보석같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을 마셔본다.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아주 천천히 입안으로 와인을 흘려넣는다.


달다~ 달다~ 달다~ 라라라라라~~~


마치 와인 방울들이 활기찬 목소리로 '라 랄라 랄라 라라라라라~~~'를 흥얼거리며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달달함이 혀끝에서 입안 가득 경쾌하게 퍼져나간다. 입안 가득히 메운 부드러움은 좀전에 맡았던 향과 일치한다. 향을 맡으면서 기대했던 바로 그 맛이다.  


마음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표현해보면, 이 와인은 90년대 롤러장이다. 타원형으로 된 어두운 롤러장에 앞뒤로 두바퀴씩 달린 네바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부드러움. 와인 방울들이 달콤함이란 롤러를 타고 입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인다. 마치 입안이 타원형 롤러스케이트장이라도 된 듯이 말이다.


여기서 느껴지는 달콤함은 조금 무겁다. 개인적으로 초콜렛을 먹지 않지만 어쩌면 초콜렛의 달콤함이 이런 달콤함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조금 무게감 있는 달콤함인데 쌉싸롬함과 어우러져 단맛이 더 강해지는 느낌이랄까.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은 더욱 강해진다. 여운이 나름 길다. 입안이 코팅된다는 느낌을 받는데, 목을 넘기자 식도도 코팅되는 듯하다.


롱반의 다른 와인이 기대가 된다. 샤도네이와 메를로를 먹어봤으니 국내에서 파는 롱반을 찾아서 먹어봐야겠다.

수입사
테이스팅 노트
롱반 멀롯은 감미로운 블랙베리, 라즈베리, 달콤한 향신료 아로마가 느껴지며 입에서는 과실 풍미와 함께 스모키함, 삼나무, 옅은 가죽 풍미도 느껴진다. 적절한 프렌치 오크 숙성을 통해 과실과 오크 풍미간의 밸런스, 복합적인 풍미, 다층적인 구조를 보여주며 긴 여운을 남긴다.

불고기, 양념갈비, 제육볶음, 족발, 훈제오리, 치킨 등 다양한 육류 요리는 물론 토마토나 크림 소스의 피자, 파스타와도 잘 어울린다.
생산자
카모미 와이너리

- 국문명: 카모미 와이너리

- 영문명: Ca'Momi Winery
- 소유주: Valentina Guolo-Migotto, Dario de Conti, Stefano Migotto
- 와인메이커: Dario de Conti, Stefano Migotto

카모미는 2006년 이태리 출신의 와인메이커 Dario De Conti와 Stefano Migotto 그리고 Valentina Guolo-Migotto 3명이 의기투합해 나파 밸리의 열정을 담아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이들은 30년이 넘도록 이태리와 미국 지역 와인메이킹에 전념하면서 쌓아온 구세계 전통의 양조 기법과 신세계 최고급 산지로 손꼽히는 나파 밸리 포도를 사용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품질 나파 밸리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나파 밸리에 동일한 이름의 이태리 레스토랑 운영(Ca'Momi Enoteca), 음식과 연계한 와인의 'Food Friendly' 컨셉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2011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로버트 파커로부터 합리적인 가격대의 나파 밸리 와인이라는 평과 함께 87점을 획득다. 2006년 설립된 이래로 유수의 와인 평론지로부터 매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멀롯(메를로) 100%

원산지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쌩 떼밀리옹 지역으로, 잎이 크고 색이 진할 뿐 아니라, 포도알이 큰 편이다. 조생종(같은 종류의 농작물 중에서, 다른 품종보다 일찍 성숙하는 품종)이며 소출(논밭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양)이 많다.


형태적으로만 보면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과 대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를로 품종은 오랜 기간 동안 보르도 지방에서 까베르네 쏘비뇽과 상호보완적 블렌딩 파트너였다고 한다. 까베르네 소비뇽이 남성적이라면 메를로는 여러모로 여성적이다. 까베르네의 야생적인 향 대신 메를로는 향에서 훨씬 과일 향과 같은 느낌이 나며 타닌 역시 매끄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터프한 까베르네 쇼비뇽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최적의 블렌딩 파트너로 인정받아 왔다.

석회 점토질이나 점토질 토양에서 잘 자라는 편이어서 메독 지역보다는 강 건너편(Right Bank)인 쌩 떼밀리옹이나 포므롤(Pomerol) 지역에서 더 많이 재배되며 메독과 그라브 지역에서는 까베르네 쇼비농의 보조 품종으로 활약하고 있다. 보르도 지방 전체적으로도 까베르네 쇼비뇽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이 재배된다.


이탈리아에서는 토스카나와 시칠리아 지방에서, 스페인의 까딸루나 지방에서도 재배 면적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전역에서 생산한다.


유럽에서는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80%이상을 메를로를 사용하는 곳은 드물다. 신세계 생산지역에서는 메를로만의 단일 품종도 생산하고 있다.


레이블에 ‘Bordeaux AOP(AOC)’라고 표시된 일반급 보르도 와인은 대부분 Merlot(메를로)를 주품종으로 까베르네 쇼비뇽과 까베르네 프랑을 블랜딩한 와인이다.


오크통에서 비교적 잘 숙성되며 병입 후에는 진화가 빠른 편이다. 까베르네에 비교한다면 대체로 중,단기 보관용으로 분류된다. 물론 세계 최정상급의 메를로 와인은 장기보관도 가능하다.


▼ 메를로 품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내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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