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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Oct 22. 2018

넷플릭스 로그인

영상에 빠져 독서/글쓰기가 주는 즐거움을 잃지 않길

막연한 거부감

그동안 사실 막연하게 거부감이 있어왔다. 월 정액 결제는 무언가 불필요하다는 편견이 있이 있었고, 필요할 때마다 건건이 결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난 그렇게 유투브 영화 채널에 접속해서 필요한 영화를 고르고 대여를 하거나 구매를 하며 콘텐츠를 쌓아왔다.


그러다 최근 한 달 간 유투브 영화에서의 결제액을 살펴봤다. 1만원이 훌쩍 넘었다. 물론 매달은 아니다.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를 고르고 골라 신중하게 결제하다보니 장기적으로 보면 콘텐츠 사용료는 연간 12만원을 넘지는 않는다. 월 결제액이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사실 난 집에서 TV를 보지 않는다

아이가 생긴 이후로 집에서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거실에서 TV를 빼서 작은방에 넣어두니 자연히 TV와 멀어졌다. 필요하면 유투브 영화 사이트에서 결제하거나 인터넷 웹서핑, 나머지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하며 살게 있다.


거실에서 TV가 사라지니 삶이 훨씬 풍부해졌음을 난 강조하고 싶다. 정말 독서량이 현격히 많아졌다. 집에가서 할 게 없다보니 책읽거나 글쓰거나, 아니면 나가서 아이와 산책하거나 하는 등의 문화, 여가 생활이 생겼다.


과거 TV가 거실을 장악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끔직하다. 퇴근해서 쇼파에 걸터앉아 멍청이처럼 TV만 쳐다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넷플릭스 가입

요즘 난 영화를 자주 본다. 그리고 와인 관련한 영화는 되도록이면 보려고 한다. 유투브 영화라고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옛날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영화가 있다. 특히 유명하지 않은 영화는 유투브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다 넷플릭스에 가입해보는 건 어떠냐고 주변에서 권했다. 한국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거대한 콘텐츠란 무기로 무장한 넷플릭스라고 했다.


물론 넷플릭스를 몰랐던 것은 아니다. 한달간 무료 이용혜택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기자님들의 체험기도 재미나게 읽었다. 하지만 가입하지 않았다. 필요를 못느껴서였다. 난 유투브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하지만... 결제액이 차츰 많아지는 것을 확인하니,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한번 살펴보자는 마음으로 가입했다. 그 이면에는 "별로면 바로 계정 폭파하지모"라는 안일함도 컸다.


엄청난 콘텐츠

월 9800원짜리 콘텐츠 구독권을 선택했다. 한달은 무료지만 다음달부터는 유료로 자동결제된다고 한다. 외국 사이트의 방식이니 이런 방식은 익숙하다.


유투브 영화에서 결제하지 못했던 영화들을 찾아서 봤다. 그리고 와인 관련한 영상들을 검색해봤다. 탄성이 터져나왔다.


무엇보다 말로만 듣던 익스플레인 콘텐츠와 20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줄기차게 들으려고 노력했던 프렌즈 시트콤이 너무 반가웠다.

겁이 나긴 한다

나의 생활패턴이 다시 영상에 모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닐지. 글쓰기와 독서가 주는 즐거움 보다 화려하고 편리함을 주는 영상에 빠져 사는 것은 아닐지...


하지만 욕심이 난다. 넷플릭스 안에 무궁무진한 유익한 콘텐츠를 보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싶다.  전세계에서 만든 고품질의 정보제공 콘텐츠를 보며 말이다

결국은 자기 관리

난 다시 또하나의 시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자기관리란 시험이다.


글쓰기와 독서가 주는 행복을 잃지 않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시간을 배정하여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자기절제력과 이를 지켜나기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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