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와 파리

여행 23일. 프랑스 3일.

by 어린왕자

2014년 7월

파리


오늘의 목적지는 루브르.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불리는 만큼 어마어마하게 크지. 절대 하루 만에 볼 수 없을 만큼 커. 그래서 아침에 가서 폐장 시간까지 볼 수 있을 만큼 보고 오는 게 목적이야.


지하철을 타고 Palais-Royal - Musée du Louvre 역에 내렸어. 역에서 나오니 유명한 유리 피라미드가 보이지 않았어. 지하철 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때마다 '여기 어디야?'라고 하는 거 같아. 그리고 우리가 올 때마다 사람이 없어. 사람이 엄청 많다는 루브르인데 말이야.


그래도 주위를 둘러보니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큰 현수막이 보이고 루브르라고 적힌 것으로 봐서 맞게 왔다는 걸 알 수 있었어. 그런데 입구가 보이지 않는 거야. '이거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하면서 건물을 따라 걸었어.


걷다 보니 사람들이 서 있는 입구가 보였어. 가까이 가니 좁지만 차도였고 그곳을 따라 사람들이 걸어 들어가고 있었어. 그래서 우리도 따라 들어갔지. 그러자 왼쪽에 유리 피라미드가 보였고, 사진으로 보던 루브르를 발견했어.




루브르 박물관 (Musée du Louvre)


원래 궁전이었다니 역시나 멋진 건축물이었어. 그런데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당황했어. 등산복 입고 박물관 오시는 분들은 아마 한국인이겠지? 줄을 보니 '아~이거 또 언제 들어가냐' 싶었지.


혹시나 몰라 긴 줄에 섰는데 뮤지엄 패스를 가리키는 패널이 보였어. 역시나 줄이 따로 존재했어. 다행히 줄이 그리 길지 않았어. 형이랑 '뮤지엄 패스 없으면 어쩔 뻔했나'라고 안도했지. 하지만 이곳도 짐 검사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어. 그래도 뮤지엄 패스가 없는 줄을 본다면 '다행이다'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올 거야.


루브르로 들어가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왔어. 유리 피라미드 아래에 온 거야. 짐 검사를 한 후 드디어 입장했어.


참고로 루브르 입구가 이곳만 있는 게 아냐. 이곳 외에도 3곳이 더 존재해. 3곳 중에 한 곳은 지하철 역에서 나와 현수막을 보았던 그곳이었어. 당시에 입구가 열려있지 않아서 돌아갔던 건데, 정확히 입장 시간을 알고 있었다면 긴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을 거야. 루브르를 가게 되면 유리 피라미드 말고 다른 입구를 이용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아.


루브르 박물관




루브르 0층(지층)


루브르 안에는 밖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 '바티칸 때처럼 고생 좀 하겠다' 싶었지. 우리는 우선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는 곳을 찾았어. 드물게 한국어를 지원해준다는데 사용해 봐야지. 그리고 이 넓은 곳에 오디오 가이드 지시에 따라가면 편하게 루브르 필수 작품들을 볼 수가 있으니까 좋지. 이때 여권을 맡겨야만 대여할 수 있어. 우리는 미리 준비해 갔어. 그런데 이 줄도 만만치 않았어.


줄만 서다 반쯤 지쳤어. 그래도 직원 분이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좋았어. 그런데 우선 대여권을 사서 와야 했어. 자동 발매기에 가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리로 가 지하철 승차권 사듯이 구매했어. 기억으로는 5유로였던 거 같아. 대여권을 가지고 다시 줄을 서야 하나 싶었는데, 아까 우리에게 말해줬던 직원이 우리를 불러서 바로 대여권과 여권을 주고 오디오 가이드를 받을 수 있었어. 배려에 너무 감사했지. 오디오 가이드는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DS라 신기했어. 이래서 여권을 맡기는구나 했지.


유리 피라미드 아래


간단한 세팅을 하고 가이드 따라 처음으로 간 곳은 0층 쉴리관. 그곳에 밀로의 <비너스상>이 있어. 비너스상에 사람들이 많아서 잠시 기다렸다가 봐야 했어. 이천 년 전의 이 조각상은 2미터가 넘긴 하지만 너무나 사실적이야. 마치 3D 프린터로 조각했는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상을 주었어. 그래서 팔까지 다 보존되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어.

그리고 많은 조각상 뒤에 눈에 띄는 안내문은 소매치기 조심. 작품에 빠진 관람객의 지갑을 노린다고 해. 아름다운 작품을 미끼로 쓰다니...... 안내문이 곳곳에 있어서 볼 때마다 가방을 다시 확인하게 돼. 안내문의 효과가 대단했어. 이럴 때마다 한국의 치안이 얼마나 좋은지 깨닫게 되는 거 같아. 아무튼 항상 조심할 것!!


밀로 <비너스>, 그 뒤에 소매치기 조심 안내문


다음으로 안내한 곳은 1층으로 가는 계단에 있는 <니케상> (승리의 날개).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어. '어디 간 거야.' 니케상이 있어야 할 곳에 가림막이 쳐져있고 작업 중이었어. 정말 보고 싶었는데. 로마 때도 이렇더니!! 결국 패스.


따라서 오디오 가이드도 니케상을 패스해야 했어. 그런데 다음으로 넘어가질 않았어. 스킵을 하면 GPS가 정확한 위치를 잡지 못했어. 닌텐도 DS의 GPS를 통해 경로에 따라 안내를 하는데 GPS가 되지 않으니 안내가 진행되지 않았어. 거기다 이상한 곳이 잡혀서 다른 작품을 설명하기도 했어. 결국 가이드가 처음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했지만 역시 니케상에서 막혔어. 결국 가이드 포기.


전시관 입구에서 얻을 수 있는 안내도에는 주요 작품 위치가 지도로 자세히 나와 있어. 그걸 보고 마음 가는 대로 가기로 했어. 그러다 궁금하면 닌텐도 DS에 직접 작품명을 입력해서 정보를 찾았어. 그래도 돈 낸 만큼 뽑아내지 못했다는 느낌이었어.




루브르 1층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 바티칸 같아. 벌써부터 힘들었어. 루브르는 특정 몇몇 작품만 제외하고 거의 다 사진 촬영이 가능해. 노 플래시와 무음은 당연히 기본 매너지. 그런데 사진 찍다가 포기해버렸어. 사진마다 사람들이 가득해. 거기다 사진을 찍으려고 서 있다가는 다른 사람들이 못 볼 거 같았어. 작품도 너무 많아서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았어.


그러다 루브르의 가장 유명 인사인 모나리자를 보러 갔어. 정말 어마어마한 인파더라. 유명 아이돌이 거리에 나타나면 이 정도겠지. 그래서 사람들 때문에 모나리자는 보이지도 않아. 그래도 사람들이 한 곳을 바라보는 곳으로 다가갔어. 다른 그림과 다르게 전시실 가운데 혼자 있어. 역시 특별대우야. 다들 가까이서 휴대폰과 카메라를 들고 모나리자를 찍고 있었지만 난 못 찍겠더라. 빨리 작품을 보고 나와야 했어. 다른 사람들의 셀카에 나오고 싶지 않았거든. 그곳을 빠져나오니 체력의 절반 정도는 이미 빠져나간 거 같았어.


루브르 안에서 본 유리 피라미드


그 복도를 쭉 따라가 르네상스 시절 유명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화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어. 작품이 너무 많아서 긴 복도에 따닥따닥 붙여놨어. 앞서 말했듯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좋은 점은 '다빈치는 이런 스타일로 그리는구나. 다비드는 이런 스타일로 그리는구나.' 이런 느낌을 알 수 있다는 것.


그래도 그중에 눈에 들어오는 건 다비드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야. 어마어마하게 크거든. 사람들에게 가려지지 않지. 군인으로서의 나폴레옹만 보아서 황제라는 걸 딱히 인지하지 못했는데 이 그림을 보니 황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 사람들의 표정과 자세로 나폴레옹의 위치를 느낄 수 있었지. 거기다 사진같이 자세하게 그려져 있어서 그림에 빠져 대관식에 참여한 느낌이 좋았어.


그리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도 기억에 남았어. 프랑스혁명과 자유의 대한 상징으로 유명하지만 콜드플레이의 viva la vida를 들으면 머릿속에서 이 그림이 떠오르니까.


중간에 벤치가 있어서 앉아 쉬어 다행이었어. 안 그랬으면 지쳐서 돌아갔을 거야.



1층을 보고 함무라비 법전을 보러 다시 0층으로 내려갔어. 상상했던 것보다 어중간한 크기였어. 판에 여러 장 쓰여있거나 아니면 광개토태왕비만큼 큰 줄 알았거든. 내용은 읽을 수 없지만 인류의 중요한 역사 한 순간을 봤다는 의미가 있겠지. 중동의 유물들이 같이 전시되어있었는데 '많이도 가져왔다'라는 느낌이 더 강했어.




루브르 2층


점심때가 되어 박물관 안의 카페에서 간단히 먹고 조금 앉아서 쉬었어. 형은 이미 지쳐서 GG 치고 0층에서 쉰다고 했어. 결국 혼자 출발했지.

2층부터 시작하기로 했어. 2층은 주로 14~19세기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플랑드르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어.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보고 싶었던 작품은 뒤러의 <자화상>이야. 입구 쪽에 위치해 있고, 금방 알 수 있어.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 그곳을 바라보면 찾던 그림이 있을 거야.


역시나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오백 년 전에 거울을 보며 자신을 그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이렇게 세세하게 그리려면 자신을 자세히 관찰해야 하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자화상을 그릴 때는 어떤 생각을 담으려고 할까?'라는 다양한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난 자신의 외모에 관해 자세히 관찰하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거 같았어. 마지막으로 뒤러의 자화상은 알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그다지 없었어. 그래서 자화상을 볼수록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어.


뒤러 <자화상>


오후에는 사람이 없어서 아주 편하게 그림들을 볼 수 있었지. 특히 기대하지 않았던 네덜란드 작품들이 괜찮았어. 전체적으로 색감이 강하다는 느낌과 뭔가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


그대로 내려와 나폴레옹 3세의 아파트로 갔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 실내뿐 아니라 의자, 책상, 촛대, 심지어 컵까지 엄청나게 화려해. 눈이 어지러울 만큼. 빈틈없이 화려하게 꾸며놔서 숨이 막힐 거 같았어. 여백의 미는 저 동쪽 멀리에만 줬나 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샹들리에야. 영화를 볼 때마다 '저렇게 큰걸 어떻게 천장에 달았데'라고 신기했거든. 눈으로 봐도 너무 커서 무거워 보여 뭔가 위태위태해 보였어. 아무리 건물을 치장해도 샹들리에를 따라갈만한 화려함은 없는 거 같았어.



나폴레옹 3세 아파트 샹들레




다시 모나리자


어느덧 폐장시간이 다 되어서 모나리자를 제대로 보고 싶어서 다시 모나리자를 찾으러 갔어. 중간에 아프리카 유물 전시관을 거쳐갔지. 사람이 거의 없어서 한눈에 다 볼 수 있었는데 엄청 많더라. '참 많이도 훔쳐왔다' 싶었어. 훔친 물건으로 입장료를 받다니 짜증이 확. 더불어 직지심체요절도 생각났어.


아프리카 유물은 접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신기했어. 인간의 원천적인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 거 같았지. 그리고 아주 섬세한 유물들이 많아. 그래서 생각보다 재밌어서 시간이 훌쩍 지나가 폐장시간이 다 되어간다는 방송이 나올 때까지 구경했어.


방송을 듣고 얼른 모나리자를 향해갔어. 사람이 적다고 해도 감상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뛰지는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서둘러 갔어. 결국 남은 시간이 10분이 안 될 때 모나리자에 도착했어. 사람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지. 그중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은 2~3명? 그래서 가장 앞에서 모나리자를 봤어.


너무 많은 작품을 봐서 그런가. 좋은 작품이지만 딱히 그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서 특별한 느낌은 없었던 거 같아. 그래서 사진으로 남겨놨는데 미소가 좋다는 것 말고는 여전히 잘 모르겠어. 나에게 몇 가지 궁금증만 남길뿐이었지.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


폐장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나와서 0층 입구를 나왔어. 형이 의자에 앉아있었고, 아까 보다는 체력이 돌아온 인상이었어. 형은 박물관과 그다지 맞지 않는 거 같다고 했어. 내가 생각할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볼 수 없어서 더 그랬던 거 아닐까 싶어. 나도 이미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서둘러 게하로 돌아갔어.


루브르를 간다면 오전보다는 오후에 갈 것. 마냥 내 생각에는 오르세가 월요일에 휴관이고 루브르는 화요일 휴관이라 월요일에 더 몰리는 것 같아. 그래서 월요일은 피할 것.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저녁 9시까지 관람 가능하니 그때를 추천해. 나도 다음에 갈 때는 저녁에 가보려고 해. 밤의 루브르도 궁금하니까.




바토무슈


오늘도 게하에서 한숨 자고 해가 질 무렵 나왔어. 오늘 밤은 바토무슈를 탈 예정이야. 낮의 센강을 봤으니 밤의 센강도 봐야겠지. 많은 사람들이 밤에 바토무슈 타는 것을 추천해줬어.


센강의 유람선은 바토무슈 말고도 바토 파리지앵, 레 브데트 뒤 퐁네프, 바토뷔스 등 다양한 유람선이 있어. 선착장이 다르니 확인하고 가야 해. 그리고 유람선에서 식사도 할 수 있으니까 센강 위에서 특별한 경험을 원하면 해보는 것도 좋아.



지하철을 타고 선착장으로 향했어. 역에서 나오면 역시나 '여기 어디야?'를 반복해. 파리는 그럴 때마다 에펠탑을 찾으면 돼. 어디서든 볼 수 있으니까. 그럼 대충 이곳이 어딘지 알 수 있어.


대충 어딘지 알았으니 우선 센강 쪽으로 걸어갔어. 배를 타려면 강으로 가야겠지? 다리 건너편에 배들이 정박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그곳이라는 걸 알았어. 가까이 가니 Bateaux-Mouches라는 표지판이 보였고 맞게 찾아왔다는 걸 알았어.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선착장이 제법 컸어. 우리는 표를 게하에서 받아서 매표소를 지나갔어. 20명 정도 선착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다음 배까지 20분 정도 기다렸는데 한국인만 많아지는 거 같았지.


배가 도착했고 우리는 가장 뒷자리에 자리 잡았어. 우리가 타는 배는 에펠탑과 노틀담 성당 사이를 오가는 유람선이야. 그래서 동쪽으로 출발하여 노틀담 성당을 향해 갔어. 센강은 작아서 강보다 도시 한가운데를 지나는 운하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강 양편이 잘 보였어. 우리가 갔던 오르세나 루브르보다 강가에서 쉬거나 즐기는 사람들이 더 눈에 들어왔어. 속삭이는 연인들, 술 마시며 격하게 노는 친구들, 춤추는 사람들. 특히 많은 남녀들이 손을 잡고 단체로 왈츠(?)를 추는 모습은 많이 신기했던 거 같아.


센강에 많은 다리가 다 다르게 생겨서 구경하는 것도 좋았어. 그런데 강이 작다 보니 다리 높이와 크게 차이 나지 않게 지나가서 조금 무서워하던 승객들도 있었어.


난 그것보다 너무 추워. 7월인데. 프랑스 와서 긴팔만 입고 다녔고, 유람선을 타기에 겉에 걸칠 외투와 터키에서 산 스카프까지 하고 왔음에도 차가운 강바람에 추웠어. 며칠 동안 비가 왔다 그쳤다를 반복해서 더 그런 거 같았어. 1시간 정도 타니까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야. 그래서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면 감기 걸릴 수도 있겠다 싶었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손 시려서 사진 찍는 게 쉽지가 않았어. 덕분에 노틀담을 걸쳐 다시 돌아가는 길에는 절반 이상이 배 안으로 들어갔어.


하지만 에펠탑에 도착했을 때는 다 나와서 사진을 찍었지. 역시 파리 최고의 스타는 에펠탑인가 봐. 나는 노틀담이 상상 이상으로 너무 예뻐서 이후 방문할 기대감이 높아졌어.


에펠탑을 거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고, 어느덧 11시가 넘었어. 고위도의 여름밤은 너무 짧은 거 같아 아쉬워. 더운 여름에 시원한 밤은 여유와 낭만 그 자체인데......


빛나는 에펠탑을 더 보고 싶었지만 형에게 내일의 일정을 듣고는 일찍 들어가야 했어. 내일은 zone 4까지 가야 하거든.



루브르 때문인지 오늘은 뭔가 많이 한 거 같은데, 한 게 없는 거 같은 하루였어. 여유를 가지고 루브르를 본다면 최소 일주일은 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 내일은 먼 길을 가야 하니까 머리를 좀 비우고 일찍 잠들었어.




루브르는 훔쳐온 문화재에 화도 났지만 프랑스인들의 문화재에 대한 사랑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오르세, 루브르를 통해 예술의 가치를 다른 가치보다 높이 산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런 점은 부러웠어요.


제가 어릴 때 '문화재나 예술품은 밥과 못 바꿔 먹는다. 예술한다는 것은 딱 굶어 죽기 좋은 일이다.'라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으며 커왔기 때문이에요. 예술할 생각도 없었던 저에게도 아직도 그런 말들이 거슬리고 안타까워요. 그래서 더 부러웠던 거 같아요. 하지만 요즘 일부 많이 달라져 귀한 대접을 받고 그로 인해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아오는 게 좋아요. 앞으로도 더 많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한국이 되겠죠?


바티칸 이후로 박물관에서 힘든 날은 없을 줄 알았지만 너무 힘들었어요. 추천해드렸던 붐비지 않는 시간에 가보세요. 훨씬 감상하는데 도움되실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파리는 춥답니다. 한국 여름 생각해서 짧은 옷만 가져가시면 안 돼요. 저는 '넌 얼어 죽을 수도 있어'라는 지인들의 충고에 옷을 챙겨갔답니다. 덕분에 얼어 죽지 않았죠.^^ 그러니 체온을 유지시켜줄 외투를 챙겨가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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