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필름의 시대는 갔다고들 하는데 정말 끝난 건가요? 왜 이런 질문을 하냐면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시작했는데 요즘 유난히 필름 카메라를 써보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요. 만약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어떤 점들을 알아두는 게 좋을까요.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을까요.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A: 최근에는 필름의 종류도 줄어들고 현상소도 많이 사라져 필름을 즐기기 힘들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름 사진의 매력은 여전히 많은 사진가들을 홀리고 있지요. 더더군다나 디지털 장비로 사진을 시작한 경우에는 필름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많이 걱정하는데 적당히 즐기기에는 그다지 많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초에 마련하는 장비 가격부터 디지털 보다 저렴합니다. 만약 자신이 DSLR을 사용하고 있다면 해당 마운트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필름바디만 구해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해당 마운트로 디지털 바디가 나오지 않는 기종, 예를 들면 캐논 FD 마운트나 미놀타 MD 마운트 기종은 렌즈와 바디 모두 가격이 저렴합니다.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레트로한 느낌의 사진을 만들어주는 플라스틱 재질 토이카메라의 경우는 5만 원 이하로 장만할 수 있지요.
필름의 경우 예상외로 가격대가 다양합니다.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쓰면 됩니다. 처음부터 비싼 필름으로 욕심내지 말고 저가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셔도 필름만의 고유한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직접 써보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아가면 되겠습니다.
현상소가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현재 살아남은 현상소 중 상당수가 택배로 필름 접수를 받습니다. 그리고 현상된 필름을 스캔해 파일로 만들어 서버에 업로드해주거나 CD에 담아 주죠. 즉 사진을 찍는 즐거움은 아날로그지만 결과물은 디지털 파일로 받아볼 수 있는 겁니다. 혹자는 그렇게 스캔받은 사진은 결국 디지털 카메라와 뭐가 다르냐고 묻지만 이는 필름을 써보지 않고 필름 스캔 결과물을 받아보지 않아서 하는 말입니다. 그래도 필름 스캔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흑백 필름으로 촬영을 하고 본인이 직접 현상·인화까지 마무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실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는 해묵은 논쟁입니다.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했을 때부터 시작된 오래된 떡밥이죠. 무엇으로 찍느냐는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사람에게 참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취미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죠. 필름이 궁금하신가요? 그럼 한 번 도전해보세요. 혹시 압니까. 필름이 당신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해버릴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