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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Jun 30. 2015

광각렌즈, 감을 못 잡겠어요

Q: 다들 그러더라고요. 일단은 표준화각대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그래서 열심히 50mm 렌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지겨워요. 사진이 재미없어질 정도로 50mm가 지겨워요. 그래서 과감하게 광각렌즈를 질렀는데,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참 난감하네요. 너무 넓어서 막막합니다. 광각렌즈,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A: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지겨울 정도로 50mm 렌즈를 사용하셨다고 해서 광각렌즈가 어려울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넓게 찍힌다는 특성에 함몰돼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수박 겉핥기 밖에 되지 않지요. 사실 누구나 광각렌즈를 통해 파인더를 보면 넓은 화면에 매료된 나머지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한 화면에 담아내려 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촬영하면  사진 한 장 안에 너무 많은 피사체가 너저분하게 들어 앉아  집중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각렌즈를 사용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과유불급. 넘침은 모자람만 못합니다. 렌즈를 들이댔을 때 너무 많은 피사체가 한꺼번에 파인더 안으로 비집고 들어온다면 조금 더 좁은 화각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난삽한 요소들로 정리되지 않은 사진을 트리밍 하는 것도 한계가 있거든요. 아무리 화소수가 높은 사진이라 해도 트리밍으로 잘려나가는 면적이 넓으면 인화사이즈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합니다.


건물의 내·외부 사진을 찍을 때 광각렌즈를 활용해보도록 합니다. 다른 어떤 장소보다 촬영자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므로 광각렌즈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고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광각렌즈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극적인 원근감도 살릴 수 있으니 1석 2조죠. 다만 광각렌즈의 광학적 특성상 어느 정도의 왜곡은 감안해야겠습니다.


한 걸음이라도 더 피사체로 다가가는 습관을 가지도록 합니다. 넓게 나온다고 마냥 뒤로 물러서기만 한다면 광각렌즈만의 즐거움을 상당 부분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피사체와 교감하는 살아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필수죠. 광각인 동시에 밝은 렌즈를 사용하면 원근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심도 표현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인더 안에 흩어진 수많은 사물을 덩어리 짓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흔히들 사진을 빼는 작업이라고 하지만 이 말을 광각렌즈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사물 여러 개를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서 바라보면 광각렌즈로 사진을 찍는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의 주제가 될 인물을 하나의 덩어리로, 배경에 흩어진 다른 공간을 또 다른 덩어리로, 인물이 바라보는 시선 쪽에 있는 배경을 또 하나의 덩어리로 구분해 프레이밍 한다면 넓은 공간을 담고 있음에도 정돈된 느낌의 광각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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