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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Jun 26. 2015

다시 주목할 수밖에 없는 렌즈 

SIGMA Art 35mm

지난 2013년 초에 정식 발매된 SIGMA Art 35mm F1.4 DG HSM(이하 ⓐ 35mm F1.4)은 출시되기 전부터 사진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간 것. 그 인기는 같은 아트 시리즈인 ⓐ 50mm F1.4 DG HSM까지 이어졌다. 한 달이 멀다 하고 새로운 기기가 출시되는 요즘 2년이 지난 렌즈를 신제품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런데  ⓐ 35mm F1.4가 다른 신제품을 밀쳐내고  재조명받고 있다.

    

35mm 렌즈 역사에 큰 획을 긋다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만들어진 줌렌즈와 달리 단렌즈는 취향을 많이 탄다. 어떤 이는 50mm를 정석이라 말하고 또 어떤 이는 고개를 흔들며 35mm야말로 진정한 표준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그보다는 소수지만 28mm나 40mm, 85mm 등을 애정 하는 사진가도 있다. 어떤 화각이 1등인지 따지기 이전에 어쨌거나 35mm는 사진가에게 사랑받는 화각임이 틀림없다. 사진 찍는답시고 카메라를 들어본 사람 중에 35mm를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35mm는 광각과 표준의 경계에 있는 화각이다. 그래서 어떻게 구도를 잡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물론 자칫 잘못 다루면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애용하는 사진가도 많고 멀리하려는 사진가도 많다.

어찌 되었건 대중적인 화각이다 보니 대부분의 카메라 제조사와 서드파티 브랜드에서 35mm 렌즈를 만들어왔다. 지금까지 출시된 35mm 렌즈는 단렌즈라는 특성상 딱히 흠잡을 것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 35mm F1.4가 출시되기 이전의 이야기다.

ⓐ 35mm F1.4가 출시되자 타사 동일화각 렌즈의 흠결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본의건 아니건 ⓐ 35mm F1.4는 출시 이후 곧장 35mm 렌즈의 바로미터가 됐다. 카메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꽤 신경 쓰이는 렌즈가 된 셈이다.

사실 제품 시리즈에 ART라는 단어를 당당히 새겨 넣은 것에서부터 시그마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용자의 논평에 의해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고 평을 받는 장비는 있었다. 명기라고 불리는 장비인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사용자에 의한 애칭에 불과했다. 그런데 제조사가 당당히 자사 제품에 ‘예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물론 시그마의 입장은 ‘창조적이고 드라마틱한 결과물을 추구하는 사진가를 위한 렌즈’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겸손의 표현일 뿐이다.

시그마의 제품 설명에 의하면 ⓐ 35mm F1.4는 풍경, 인물, 정물, 클로즈업, 스냅, 건축,  별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중 촬영에도 적합한 렌즈다. 굳이 구분을 해서 그런 것이지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피사체에 당당하다는 말일테다. 실제로 렌즈를 쥐어 보면 묵직한 무게감에 깜짝 놀란다. 11군 13매로  구성된 이 렌즈에는 형석과 동등한 성능을 가진 FLD 글라스 1매와 저분산 SLD 렌즈 4매, ASP 비구면 렌즈 2매를 사용했다. 이처럼 다량의 특수렌즈를 장착한 덕에 ⓐ 35mm F1.4는 각종 수차를 우수하게 억제한다.

    

고화소 카메라에 완벽히 대응한다

촬영 결과물을 보면 왜 시그마가 이 렌즈에 그토록 자신감을 가지는지 잘 알 수 있다. 왜곡은 극도로 억제되어 있고 최대 개방에서도 명징한 화질을 보여준다. 파인더를 보며 촬영할 때는 알 수 없지만 촬영 후 액정에 나타나는 프리뷰 사진을 보면서 눈을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로 사진을 옮겨 큰 모니터로 확인하면 다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이 같은 우수한 성능 덕에 ⓐ 35mm F1.4는 지난 2013년 카메라 그랑프리에서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우수 렌즈 상을 받기에 이른다.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이 렌즈의 우수한 성능은 입에서 입을 타고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 35mm F1.4가 새롭게  조명받게 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초고화소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DSLR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니콘과 소니를 필두로 3600만 화소 센서 탑재 카메라가 대중에게 선보였으며 지난 2월 초 캐논에서는 5000만 화소에 달하는 새로운 DSLR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고화소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라 하더라도 렌즈 해상력이 떨어지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시그마는 약 4600만 화소급 포베온 센서를 장착한 카메라를 제조하고 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DP시리즈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그런데 시그마가 단순히 고화소 센서를 탑재한 콤팩트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포베온 센서를 렌즈 성능 검증에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그마는 일반적인 센서를 사용해 렌즈 성능을 측정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비전을 발표와 함께 포베온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MTF 측정 시스템인 “A1”을 개발해 렌즈를 검증하고 있다. 즉 ⓐ 35mm F1.4도 까다로운 A1 시스템을 통해 성능을  인증받은 렌즈인 것.

실제로 야마키 카즈토 시그마 대표는 “시그마에는 풀프레임용 고성능 렌즈가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카메라가 없다는 것이 신경 쓰인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이제 5000만 화소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가 등장한 만큼 야마키 카즈토 대표의 고민 아닌 고민도 풀리게 됐다.

또한 ⓐ 35mm F1.4는 야마키 카즈토 대표의 선견지명이 돋보이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바로 렌즈마운트 교체 서비스다. 만약 자신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마운트에서 고화소 카메라를 생산하고 있지 않아 타사 바디로 옮겨가야만 할 때 이 서비스는 매우 유용하다. 새로 렌즈를 구매하는 번거로움 없이 소정의 비용으로 자신이 사용하던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렌즈 교환 시스템의 장점은 렌즈를 통해 전혀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고화소 시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큰 마음 먹고 고화소 DSLR을 장만했지만 그에 걸맞는 고화질 렌즈가 없다면 반쪽짜리 사진을 얻는 것과 다름없다. 나머지 반쪽을 채울 렌즈를 찾고 있다면 ⓐ 35mm F1.4이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다.



제품 사양                             <가격 110만 5000원>

초점거리                             35mm

렌즈 구성                            11군 13매

최소 조리개                        F16

필터 크기                            ∅ 67mm

화각                                    36.4°

최단 촬영 거리                    30cm

크기                                    ∅77mm x 94mm

조리개 날개 매수                 9매(원형 조리개)

최대 배율                            1:5.2

무게                                    66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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