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 없이
봄이다.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일찍.
날씨가 좀 더 빨리 따끈해지기도 했고,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줄이다보니 그런 게 아닐까.
이제 봄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라면 벚꽃도 많이 떨어지겠지.
연인이건 친구건 사람들은 벚꽃을 같이 바라보곤 한다. 그들은 흔들리며 날아가는 벚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 ‘저 꽃들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곤 했을 것이다.
저 아름다운 꽃들이 변함 없이 계속 피어있기를 바라기도 했을 것이고.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어떤 결과가 될지 알고 있다.
봄이 끝날 무렵이 되면 이미 벚꽃은 모두 떨어지고, 꽃들의 원래 자리엔 버찌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물론 잎들도 녹색으로 쑥쑥 자라난다.
그 쯤 되면 사람들은 아쉬워하곤 한다. 그저 꽃들만 보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다.
벚꽃은 아름답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흔한 꽃들도 아니다.
그러나 아쉬워 마시라.
여름에 태풍이 불거나 사람들이 일부러 나무를 잘라버리기도 한다.
그래도 벚나무들은 씩씩하게 자라난다. 그리고 봄이 되면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심지어 어떤 나무는 자신의 몸 전체를 가득 채울 정도로 활짝, 넓게 벚꽃을 피우곤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꽃들을 보며 또 꿈을 꾼다.
‘모두 그 아름다운 상태 그대로 남아 있길, 내 삶도 그러길’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저 벚나무 처럼 매년 봄이 됐을 때 기적적인 희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아마 거의 대부분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말자. 사람에게도 언젠가 봄 같은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름도, 가을도 올 것이고 얼어붙은 듯이 살아야하는 인생도 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사진 찍기.
사실 난, 뇌경색 이후에 삶이 우울해졌지만 사진 찍기는 유일하게 즐겁다.
마치 바닥까지 떨어진듯한 느낌이지만 그 와중에 맑은 빛같은 눈빛을 주는 것이 사진 찍기인 것. ‘내 삶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더해주는 게 사진 찍기다. 사진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 사진이 주는 힘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
봄이다. 봄에는 아름다운 벚꽃이 피어난다. 그리고 그 벚꽃은 조만간 모두 떨어진다.
그대의 인생은 점점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알 수 없지만 포기하지는 마시라. 더불어 긍정적인 인생을 꿈꾸기 위햬 사진 찍기도 이어가길 빌어본다.
EastRain, 2021.04.03
:: 모든 사진은 Zeiss Batis 2.8/135 + SONY a9로 촬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