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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May 19. 2022

광각 렌즈의 중심, 20mm

SIGMA 20mm F2 DG DN | Contemporary

보통 28mm부터 광각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24-70mm 같은 줌렌즈의 24mm에 비로소 광각이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21mm부터 본격적인 광각이 느껴진다. 1954년부터 Zeiss가 보여주기 시작한 21mm. 그 이후에 여러 렌즈사에서 다양한 광각렌즈를 발표했다.  이젠 미러리스 시대다. 그렇다면 미러리스에 어울리는, 비교적 작고 가벼운 광각 렌즈의 중심엔 뭐가 있을까? 빠릿빠릿한 AF 성능은 물론 사진 결과도 맘에 드는 광각 렌즈 말이다.


먼 곳을 넓게

춘천, 상중도.

사람의 눈은 의외로 넓다. 더불어 아주 빠르게 조금 더 주변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로 대상을 바라볼 때는 조금 다르다. 사진 한 장이 시작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더 넓게 찍고 싶다면 더 뒤로 가거나 그 행동이 불가능하다면 광각렌즈가 답이다.

우리는 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조금 더 넓게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참고로 보통 폰의 렌즈는 대략 28mm에 가깝다. 최근 들어 조금 더 넓은 광각렌즈가 포함된 폰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폰의 광각렌즈로 찍은 사진은 단순하게 넓게 찍었다는 것 말곤 장점이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꼭 필요한 사진이라면 카메라를 사용하시라 말하곤 한다. 특히 폰으로 불가능한 망원, 광각렌즈가 필요할 때에는 카메라로 사진 찍으시길 바란다.


한양도성.

봄의 끄트머리, 여름의 초반이 되면 나무들은 힘이 쭉쭉 펼친다. 나무들의 아름다운 잎들을 사진에 담길 때에도 광각렌즈가 필수다.


.
원본과 일부 확대.

초점 맞은 곳을 확대해서 봤을 때, 이 렌즈의 장점이 드러난다. 오래된 저 돌들과 싱싱한 나무까지. 부족함은 보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일부만 확대해서 보겠다는 정도를 넘어 일부를 오려낸 후 실제로 사용하기에도 문제가 없다.


원본과 일부 확대.


다가섰을 때

장미

여름 초반이 됐음을 알리는 꽃은 장미다. 살짝 뒤에서 여럿을 함께 찍어도 좋고 하나만 찍기도 좋다. 그 두 가지 역할에 어색하지 않은 광각이 20mm다. 가까이 찍었을 때 초점 맞은 곳에 집중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넓어 보인다는 느낌을 살짝 누르면서 초점 맞은 곳에 집중하게 도와준다.


서촌마을, 옥인연립.

최대한 가까이 찍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두고 찍었다 하더라도 앞뒤 흐림은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초점 맞는 곳에 집중하는 느낌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20mm의 매력이다. 적당히 넓게, 더불어 중심에 집중할 수 있는 광각이 20mm다.


각각 원본, 일부 확대.

잡초처럼 적은 꽃이라 하더라도 최대한 가까이 찍었을 때 그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지금 이 사진처럼 주변에 초점을 맞췄을 때에도 안심할 수 있다. 주변 초점은 안심해도 되는 렌즈는 흔하지 않다.


서촌마을.

더 뒤로 물러서기 힘들더라도 적당히 넓게 찍을 때 20mm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참고로 광각렌즈로 촬영했을 때 주변이 조금 더 어두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각각 원본, 극주변 일부 확대.

광각의 장점은 ‘넓게 찍기’다. 그리고 그 장점의 중심은 주변의 선명함이 아닐까? 넓게 찍은 만큼 그 전체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원본의 일부 확대를 꼼꼼하게 보시라.

SIGMA 20mm F2 DG DN | Contemporary가 그 장점의 중심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심지어 극주변까지도 선명한 편이다.


광각을 제대로 즐겨보자

서촌마을.

개인적으로 Zeiss LOXIA 2.8/21을 소유하고 있기에 다른 광각렌즈를 가질 이유는 거의 없다. 그러나 광각 AF가 궁금했기에 SIGMA 20mm F2 DG DN | Contemporary을 빌려봤다. 쭉 올린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꽤 훌륭한, 즐거움을 도와주는 렌즈임은 확실하다.

춘천, 상중도. 사진의 주변에 왜곡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 렌즈의 치명적인 단점 하나가 있다. 바로 왜곡. 중심은 문제가 없는 편이지만 주변으로 갈수록 왜곡이 드러난다. 소양강 멀리 산에 초점 맞은 사진을 보면 그 문제가 드러난다. 다행히 그 선명함은 매우 훌륭하다. 가로 세로 선이 어떠한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면 이 정도 왜곡은 알아내기 힘들다.

춘천, 상중도.

따라서 일반적인 대상을 찍었을 때에는 이 렌즈의 왜곡 문제를 알아보기 힘들다.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게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 다음 사진은 왜곡 문제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광각렌즈의 결과다.

왜곡을 찾아보기 힘들다. Zeiss LOXIA 2.8/21로 찍은 사진.

혹자는 Zeiss Loxia 2.8/21의 최대 개방이 F2.8로 조여 있기 때문에 왜곡이 안 보이는 것 아니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틀린 생각이다. 그 생각이 맞다면 SIGMA 20mm F2 DG DN | Contemporary로 사진을 찍을 때 F를 조인다면 왜곡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F22로 조인다 해도 왜곡은 여전히 그대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춘천, 카페에서.

적당히 넓게, 넓게 찍은 주변까지 선명하길 바라는 사람의 마음을 향해 똑똑하고 누르는 렌즈가 있다. 그 두드림을 모르는 척하지 말고 대충이라도 살펴보자. 그저 폰으로 광각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분명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렌즈 사양


EastRain. 2022.05.19


::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했습니다.

:: 왜곡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사진은 Zeiss LOXIA 2.8/21로 찍은 결과이며 그 두 사진 외엔 모두 SIGMA 20mm F2 DG DN | Contemporary로 찍은 사진입니다.

:: SIGMA 20mm F2 DG DN | Contemporary 결과 사진들은 본인이 대여한 이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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