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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Oct 14. 2015

당신의 빛나는 일상을 위해

RICOH GRⅡ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소위 말하는 ‘똑딱이’시장이 침몰하다시피 했다. 사용자 대부분은 간편하고 가볍고 손쉬우며 좋은 화질을 자랑하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선전하는 모델이 있다. 바로 리코의 GR 시리즈다. GR 시리즈는 개성 넘치는 결과물과 특유의 디자인을 주 무기로 필름 시대부터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해왔다. 디지털로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코는 열성적인 팬덤을 형성하며 꾸준히 새로운 GR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GR만의 날렵하고 단단한 DNA를  이어받았다

리코는 만만하게 볼 광학 브랜드가 아니다. 혹자는 복사기 브랜드가 아니냐며 비아냥거리겠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리코는 필름이 주류를 이루던, 지금보다 훨씬 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던 군웅할거 시대를  온몸으로 이겨낸 브랜드다. 교세라가 명품 브랜드 콘탁스를 포기하고 덤덤히 카메라 사업 철수를 발표할 때에도 리코는 자신의 길을 갔다. 미놀타가 코니카에  인수합병될 때에도, 코니카미놀타의 카메라 사업부가 소니에 인수될 때에도 리코는  끄떡없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지만 리코는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리코의 효자 카메라 GR 시리즈 덕분이다.

GR 시리즈의 시작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코는 당시 유행에 맞춰 R1이라는 P&S(point& shoot) 카메라를 생산한다. R1은 롤라이 프레고 마이크론(Rollei Prego Micron)과 동일한 카메라였고 전면부 하우징과 렌즈 라벨만 달랐다. R1의 성공 이후 리코는 고급형 P&S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1996년 최초의 GR인 GR1이 탄생하게 된다. GR1은 28mm 광각 렌즈가 뿜어내는 진득한 색감과 감각적인 이미지 덕에 프로와 아마추어 할 것 없이 모든 이에게 극찬을 받았다. 이후 리코는 GR10, GR1s, GR21, GR1v까지 총 4개의 GR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한다. 2001년 GR1v를 마지막으로 필름을 물리는 GR시리즈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시장이 디지털로 개편될 무렵인 2005년, 리코는 디지털 GR 시리즈를 발표한다. GR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 만으로 수많은 사진가는 환호했다.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이미지 센서가 턱없이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GRD의 인기는 웬만한 DSLR보다 높았다. 2년 단위로 새로운 GR 시리즈를 발표하던 리코는 2013년, 전혀 새로운 단계의 디지털 GR을 공개하기에 이른다. 바로 APS-C 사이즈 센서를 탑재한 GR이다. 그리고 2년 후 기존 GR에서 모자랐던 부분을 업그레이드한 GRⅡ가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놀라운 점은 1996년 발표한 최초의 GR1과 2015년에 선보인 GRⅡ의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20년의 시간 동안 GR만의 사진 철학이 고스란히 계승되고 있다는 점은 타사 콤팩트 카메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점이다. 바로 이런 지점이 GR 시리즈가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사용자는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장비를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수년 동안 손에 익은 기존 카메라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리코는 사용자가 새로운 카메라에 익숙해지기 위해 들이는 시간을 확연히 줄여준다. 엄지손가락 하나가 새로운 각도로 움직이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GR 시리즈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언제 어떤 신제품이 나와도 동일하게 즉각 촬영에 임할 수 있을 정도다.

GRⅡ도 마찬가지다. 1996년에부터 지금까지 동일하게 적용된 35mm 필름 기준 28mm F2.8

렌즈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시선을 제공하고 있으며 오른손 하나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바디 디자인은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리고 GRⅡ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무선 송수신 기능까지 탑재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는 카메라다.


GR 시리즈의 진화는 계속된다

GRⅡ가 전해주는 첫 느낌은 ‘변함없는 신뢰도’다. APS-C 사이즈 센서가 만들어내는 깊이감은 일반 콤팩트 카메라에서 느낄 수 없다. 바디에 최적화된 렌즈 덕에 화면 구석구석까지 꽉 찬 느낌을 전해준다. 말 그대로 빈틈이 없다.

화소는 전작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1620만 화소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GR과 동일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고감도 화질이 더 나아졌다. 스냅 촬영이 주 목적인 카메라이니 만큼 삼각대 촬영보다는 핸드 헬드 촬영이 더 많을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감도를 올려 촬영할 일이 많다. 전작보다 나아진 고감도 화질 덕에 마음 놓고 ISO를 자동으로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 ISO 1600은 물론 3200까지도 이미지의 디테일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보다 고감도에서는 흑백으로 촬영하면 꽤 그럴듯한 입자감을 보여주는 흑백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작 GR이 워낙 출중했던 탓에 GRⅡ가 여러 면에서 새롭게 체인지 된 모델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기존의 부족했던 점을 채우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보는 편이 맞는데 고감도 이미지 외에도 렌즈 성능을 최적화했고 오토 화이트 밸런스도 개선됐다.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빈틈없던 GR이 GRⅡ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완벽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이 바로 무선 송수신 기능이다. GRⅡ는 따로 앱을 깔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카메라의 대부분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이고 카메라 세부 설정까지 가능하다. 카메라의 전원 버튼과 내장 플래시 팝업 버튼을 제외한 모든 버튼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다. 전용 앱을 사용하면 카메라에 저장된 이미지를 손쉽게 스마트폰으로 옮길 수 있다. Wi-Fi는 물론, NFC에도 대응한다. 

무선 송수신 기능이 뭐 그리 대수냐 싶지만 인터넷 트렌드는 SNS로 넘어간 지 오래다.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예전보다 더욱 주목받는 이유도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때문이다. 이제는 카메라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곧바로 전송하는 기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특히 스냅 촬영에 최적화된 GRⅡ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컴퓨터로 옮겨 장시간 보정을 거쳐야 하는 사진이 아니라 펄떡이는 날것을 절묘한 순간에 담아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후보정에 신경 쓰기 보다는 실시간으로 SNS로 공유하기 적합한 이미지다. GRⅡ로 촬영한 사진을 곧장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매력이 있다. 사실 GRⅡ의 JPG 이미지 퀄리티 자체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큰 보정이 필요 없기도 하다.

GRⅡ는 일상에서 힘을 발휘한다. 작은 크기, 스냅에 최적화된 각종 기능은 찰나의 순간도 쉬이 놓치지 않는다. 특히 AF범위를 제한한 스냅 모드에서는 카메라가 사용자 몸의 일부처럼 기민하게 반응한다. 마치 손 위에 또 다른 눈을 하나 달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전작에 비해 새로울 것이 없다는 사실에 혹평을 듣기도 하지만 GR 시리즈는 여전히 최고의 콤팩트 카메라 중에 하나다.



제품 사양 

렌즈 사양            5군 7매 18.3mm F2.8(35mm 환산 약 28mm)

포커스 모드        멀티 AF, 스팟 AF, 핀 포인트 AF, 피사체 추적 AF, MF, 스냅, 얼굴인식 우선 등

유효 화소 수       1620만 화소

촬상 소자            23.7mm × 15.7mm 사이즈 CMOS 

촬영 비율            3:2, 4:3, 1:1

동영상                 Full HD, HD, VGA

감도                    AUTO, AUTO-HI(하/상한 설정), 수동(ISO100~25600)

노출 제어 모드    프로그램 AE, 조리개 우선 AE, 셔터 우선 AE, 셔터 및 조리개 우선 AE, 수동 노출

노출 보정            ±4EV, 1/3EV 단계 

촬영 모드            자동 촬영, 프로그램 시프트, 조리개 우선, 셔터 우선, 셔터 및 조리개 우선, 수동 노출

효과                    흑백, 흑백 (TE), 하이 콘트라스트 흑백, 크로스 프로세스, 포지티브 필름, 블리치바이패스

                           복고, 소형 , 시프트 자르기, 하이키, HDR, 명료 컨트롤, 광택 컨트롤, 희미한, 선명한, 인물

셔터 스피드        1/4000 ~ 300초, 벌브

외형 치수            약 117.0(폭)×62.8(높이)×34.7(두께)mm(돌출부 제외)

무게                    약 221g(배터리, SD 메모리 카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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