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가 됐건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한다는 것은 녹록지 않습니다. 이른 아침에 출근해 야근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노곤한 몸을 침대에 뉘는 것도 힘에 부치지요. 눈을 뜨면 다시 출근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일터로 향하는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습니다. 뉴스를 보거나 유머 게시판을 둘러보거나 게임을 하지요. 손바닥 안에 있는 세상에 흠뻑 빠집니다.
재미난 것이 도처에 널린 세상입니다. 아니, 재미난 것이 손바닥 안에 널린 세상입니다. 스마트폰은 만능에 가깝죠. 못하는 게 없습니다. 그 작은 액정 안에 없는 게 없습니다. 평소에 산만하던 꼬마 아이도 스마트폰 앞에선 얌전해집니다. 놀라운 일이죠. 스마트폰은 분명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한 번 집중하기 시작하면 주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신경 쓰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는 당신은 전철역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황금빛 햇살이 내려 쬐고 있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빛이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어내도 보이지 않죠.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전철이 어떤 모습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덜컹이는 전철이 지상으로 올라가 유리창으로 빛이 들어오면, 그땐 조금 신경이 쓰입니다. 액정이 잘 보이지 않거든요. 그뿐입니다. 어두웠던 전철 실내가 환히 밝아와 승객의 표정이나 자세 하나하나가 드러나도 그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게임 속 아이템을 하나라도 더 얻는 게 중요할 뿐이죠.
지상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아침 햇살에 빛나도 여전히 당신은 스마트폰에만 시선을 둡니다. 일터로 향하는 길, 찬바람이 불어 낙엽이 굴러가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입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군중도, 전선 위에 깃털을 부풀리고 앉은 비둘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캔디와 보석을 일렬로 세워 없애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일터에 도착하면 이제 당신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겠지요. 그러나 쉬는 시간이 찾아오면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 볼 겁니다. 하루 중에 일과 관련되지 않은 시간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함께 보내는 거죠. 그리고 그런 일과는 반복됩니다. 주말이 되면 조금 다릅니다. 남들 다 가는 출사지로 카메라를 들고 향하는 거죠. 누군가가 촬영한 대상을 비슷한 구도로 촬영하며 사진이라는 취미를 즐기는 걸 뿌듯해할 겁니다.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고 싶은가요. 따스한 느낌이 충만한 일상 사진을 찍고 싶은가요. 답은 어렵지 않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으면 해결됩니다. 스마트폰 대신 카메라를 손에 쥐면 됩니다. 그러면 정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덤으로 내가 얼마나 스마트폰에 푹 빠져 살았는지 알게 될 겁니다. 눈에 보이는 대다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듯 집중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