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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Dec 03. 2015

보급기 미러리스에 다양성을 더하다

SAMYANG 21mm F1.4 ED AS UMC CS

미러리스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다. 최근에는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가  주목받고 있지만 지금의 미러리스 시장을 쌓아 올린 일등공신은 그보다 센서 사이즈가 작은 카메라다. DLSR 보다 작고 가볍다는 장점을 내세워 대중에게 어필했고 수많은 미러리스 유저가 탄생했다. 그러나 미러리스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렌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 APS-C 사이즈 미러리스 사용자 층이 추가 렌즈 구매 의사가 적기 때문에 브랜드에서 제작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결코 소비자의 시선이 아니다. 단언컨대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는 추가 렌즈에 목마르다.


작고 가볍고 밝다

APS-C 사이즈 센서 탑재 미러리스 사용자 대부분은 초급자인 경우가 많다. 여기까지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다음에 따라붙는 ‘초급자이니 교환 렌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명제는 사실이 아니다. 없어서 안 쓰는 것이지 쓰기 싫어서 안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APS-C DSLR 사용자의 경우 다양한 교환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미러리스가 됐건 DSLR이 됐건 같은 카메라다. 미러리스 사용자도 결국  폭넓은 표현을 위해 교환렌즈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 소니 α7 시리즈가 인기를 얻은 덕에 다양한 렌즈군이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충분히 넉넉한 종류를 갖췄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특히 개성적인 표현이 가능한 대구경 단렌즈는 손에 꼽을 정도로 종류가 적다. 상황이 이러하니 대다수 APS-C 미러리스 사용자가 번들 렌즈만으로 사진 생활을 즐기고 있다. 후지필름의 경우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성능이 우수한 각종 렌즈를 고르게 보유하고 있어 사용자의 원망이 덜한 편이다. 그러나 성능이 우수한 만큼 가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이제 막 첫  디지털카메라로 미러리스를 구매한 초심자에게 관건은 심도 표현이다. 얼마나 뒤를 흐려 피사체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느냐 인데 번들 렌즈는 한계가 명확하다. 조리개 값이 밝은 대구경 단렌즈를 장만하는 게 답인줄 알지만 가격 때문에, 크기나 무게 때문에, 그도 아니면 마음에 드는 화각이 없어서 장만하지 못하는 사용자가 수두룩하다.

삼양옵틱스가 선보인 21mm F1.4 ED AS UMC CS(이하 삼양 21mm F1.4)는 애달픈 미러리스 사용자를 타깃으로 나온 렌즈다. 35mm 환산 약 30mm 정도 화각이며 조리개 값은 F1.4로 밝다. 결정적으로 오직 미러리스만을 위해 설계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삼양옵틱스의 기존 미러리스 마운트 렌즈는 DSLR용 렌즈 뒤에 추가로 어댑터를 붙여놓은 형태이기 때문에 부피가 컸지만 이 렌즈는 그런 불편함이 없다. APS-C 센서를 베이스로 설계한 덕에 무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AF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이 렌즈의 단점이지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 단점을 상쇄한다. 비슷한 사양의 AF 지원 단렌즈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 가격이기 때문이다. 초심자에게 추가 장비 구입을 위한 지출은 부담스럽기 마련이지만 이 렌즈는 그런 고민을 덜어준다.

초보자에게 매뉴얼 포커싱은 힘든 조작법일 수 있다. 그러나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주로 담지 않는다면 MF 렌즈가 특별히 사용하기 힘든 장비는 아니다.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는 후면 액정이나 디지털 파인더를 통해 원하는 지점을 확대해 정확하게 초점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삼양 21mm  F1.4처럼 최대 개방 시 심도가 얕아지는 렌즈라 해도 소위 말하는 칼핀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DLSR 광학 파인더였다면 곤혹스러운 일이 되겠지만 미러리스 시스템이라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정적이고 감성적인 사진을 주로 촬영하는 여성 유저에게 MF 구동 방식은 큰 흠이 아닐 수 있다.





미러리스 초보에게 찍는 즐거움을

삼양 21mm F1.4의 가장 큰 미덕은 뭐니 뭐니 해도 밝은 조리개 값이다. 그 덕에 심도 표현의 폭이 넓다. 이제 막 카메라를 손에 쥔 초심자에게 이와 같은 스펙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최단 촬영거리도 0.28m로 비교적 짧아 다양한 사물을 가까이에서 촬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번들 렌즈가 지원하는 초점거리는 18mm 근방에서 시작한다. 이때 조리개 값은 F3.5가 대부분이다.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 촬영하면 뒤가 흐려지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만 원하는 구도를 얻기 위해 조금만 뒤로 가도 기대했던 것만큼 보케가 나타나지 않는다. 삼양 21mm F1.4는 마냥 뒤를 흐리고 싶어 하는 여성 유저나 초보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조리개를 활짝 열면 피사체와 거리를 적당히 둔 상태에서도 공간감이 느껴지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물론 심도 표현이 사진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사진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는 없다. 플랫한 느낌의 번들 렌즈에 삼양 21mm F1.4를 추가해서 구성한다면 사진을 찍는 스타일, 사진을 대하는 자세가 훨씬 다양해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21mm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라 적당히 조리개를 조이기만 하면 팬포커스를 활용한 스냅 촬영도 즐길 수 있다. 조리개 값을 F8로 세팅하면 약 1.5m 근방부터 무한대까지 전체적으로 초점이 맞아 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스트리트 포토처럼 찰나의 순간을 담아야 하는 상황에서 초점 조작에 신경 쓰지 않고 사진 자체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

삼양 21mm F1.4를 APS-C 미러리스 전용으로 나온 렌즈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기존에 발매된 삼양 렌즈와 동일하게 우수한 광학 성능을 자랑한다. 비구면 렌즈 3매, 저분산 렌즈 1매를 사용해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며 색수차도 적다.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비네팅이 보이지만 사진의 질을 떨어트릴 정도로 강하지 않으며 F2.8부터 확연히 줄고 F4 이상이 되면 보이지 않는 정도가 된다. 

만약 지금 곁에 있는 여자 친구 혹은 아내가 번들 렌즈로 카페 사진과 셀카만 찍고 있다면 이 렌즈를 선물해보자. 같이 여행을 다니거나 데이트를 할 때 고만 고만한 사진을 찍고 있어 답답해했다면, 사진이라는 취미를 서로 이해하면서 즐기고 싶다면 삼양 21mm F1.4가 너와 나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제품 사양

렌즈 구성                7군 8매

조리개                    F1.4-F22

최단 촬영거리         0.28mm

필터구경                 Φ58mm

크기                        Φ64.3×67.6mm(E마운트)

무게                        275g(E마운트)

지원                        소니 E, 캐논 M, 후지필름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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